기억속으로

무지개를 쫓는 오빠(1)

어울령 2009. 11. 10. 23:18

내 기억엔 울 오빤 무지개를 찾아

파랑새가 된

아픈환자이다

 

너무 똑똑해서

세상속에 하나되지 못해

방랑자가 되어버린 오빠!

 

우리가족은 오빠에 대해 함구한다

가끔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

근황을 물어볼 뿐...

 

삶이 그대를 속일 찌라도

슬퍼하지 말라고 했던가?

책을 유난히도 많이 읽던 오빠!

오직 그 동화속 주인공으로 남아

훌훌 바람처럼 방랑자가 되어

떠도는 오빠의 삶이

맘아파도 잡을 수 없다

아니 잡히지가 않아서이다

 

소식이 없다가도

때가 되면 나타났다가

어느새 가버린다

 

왜 울 오빤 교육대학만 고집했었을까?

지금도 그게 궁금하다

사범대를 합격하고도 재수하며

교육대학만 고집했던 오빠!

정말 신기하다

교육대학은 끝내 오빠를 거부했고

삼수 사수를 거치며

동화속으로 몸을 감춰버렸다

 

어느날 밤에

농장구석에서 불빛이 보였다

얼마나 놀랬는지

무덤이 있는곳이라...

엄마에게 말씀드렸고

아빠와 엄마가 후래쉬를 들고 가보니

오빠가 거기서 지난번 그곳에 벌초하러 왔던

처자를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었단다......ㅠㅠ

 

집에선 서둘러 중매쟁이를 통하여

참한 색시를 골라 결혼 시켰지만

두 사람 모두 불행의 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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