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속으로

나의 어머니(2)

어울령 2009. 10. 28. 21:31

내가 초등학교 6학년 초여름이었다

너무 당황한 탓에 변명하고 보니

엄청난 상황이 되어버렸던 일이 있었다

 

글을 쓰기로 맘먹은 이유는

사랑하는 딸에게

몰라서나 당황해서 순간을 모면하려다

생기는 불상사나 아픔이 있을까?  해서

사람사는 모습이 많이 다르지 않기에

지혜로운 딸이 되어주길 바라고

 

혼자라는 생각에

외로워서 우울해 지거나

어떠한 일로 가슴앓이 하게 될까봐

나의 삶에 흔적으로나마

고민함에 도움이 될까?해서

세상과 부딪쳐

싸워야할 때 응원하는 힘이 될까?해서

어눌한 글이지만

부끄러움 감수하고 쓴다

 

"검정 구두"

내가 지금도 그날의 일이 이리도 생생함은

맘이 너무도 아팠기에

내가 아픈것 보다

엄마가 받으신 충격이 너무도 컷으리란 생각이

죄스러움으로 남았기에...

 

학교청소 끝나고 종례도 끝났다

다 집으로 하면서 복도 신발장으로

뛰어 갔는데

내 운동화가 없다

신발장 전체를 둘러봐도 내껀 없었다

어린맘에도 누가 잠시 신고 나갔나보다 하고

교실로 들어와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당시 내 운동화는 모두들 신을 수 있는게 아니였다

대부분 고무신이었고

몇명이 운동화였고

두명이 검정구두였다

 

어릴적부터 남의 잘못을 감춰주는게

나의 장점이었고 그날에 단점이었다

 

운동화를 잃어버렸단 생각은 않고

잠시 신었다 돌려주리라 생각했는데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

모든 학생이 다 간뒤 신발장에 남은

신발 두컬레가 있었는데

하나는 검정구두고 다른 하나는 다 찢어지다만

새까만 실내화였다

 

누군가 장난쳤나보다 하고선

낼 와서 바꿔야지하고 검정구두 신고 집으로 왔다

엄마에겐 빌려서 신어온거라하고...

 

다음날 학교에 가니 떠들썩하고

어수선했다

신발을 신발장에 놓고

교실에 들어와 조금있었나?

참 짧은 시간이었다

검정구두들고 나타난아이

"이거 너꺼야?"

이름도 안잊어진다 박ㅇㅇ이다

어떨결에 "응" 하고 대답해 버렸다

변명할 시간도 없이

그 앤 신발들고 뛰어 나갔다

담임호출...

그 상황에선 내꺼라고 우겼다

그 앤 자기 구두라서 잘안다며 봐라 짝짝이다 라고 했고

난 아니라 우겼다

엄마모셔오라 했다

 

내편들어준 친구가 있었다

내가 학교에 늦게까지 있는걸 본 친구

수군거리는 애들땜에 불편할까봐

그 구두 며칠전부터 내가 신고 있는걸 봤다고 말해준애 김ㅇㅇ

엄마가 오셨고 아무말씀 않고

손잡고 시장에 가서 우동사주시곤

검정구두 사주셨다

잘못했다는 말씀 드리지 않았다

난 운동화를 잃어버렸고 구두는 내가 가져간게 아니라...

 

지금생각하면 내가 왜 그랬을까?

당황하지 말고 오해가 생기더라도

사실얘기 했어야 했는데...

시간이 지났어도

그날 엄마가 얼마나 맘이 아프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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