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이야기·아기방

임신부의 신종플루 감염관리

어울령 2010. 8. 25. 15:48

 

home > 이달의 건강 포인트

임신부의 신종플루 감염관리

신종플루에 대한 국가 전염병 위기단계가‘심각’으로 격상되었습니다. 한 몸에 두 생명을 품고 있는 예비 엄마와 모유 수유를 하는 산모들은 걱정이 더 클 수밖에 없겠죠. 이에 웹진 <사랑나눔>에서는“임신부의 신종플루 감염관리”에 대해 문답형식으로 알아보았습니다.

임신 중 신종플루에 감염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임신부의 경우 빈호흡이 흔하여 호흡곤란 등의 신종플루 증상과 감별이 어려울 때가 있으나, 일반적인 감기 증상과는 달리 인후통, 기침, 오한, 고열 등이 급속도로 진행하는 것이 신종플루의 특징으로 두통, 전신피로, 근육통, 관절통, 구토, 설사, 콧물, 코막힘과 같은 증상을 동반합니다. 많은 임신부에서 신종플루 감염은 합병증이 없는 전형적인 독감의 감염 경과를 나타내지만 일부 임신부에서는 급격한 진행과 함께 폐렴을 포함한 2차 세균감염 증상이 수반되기도 합니다.

임신 중 신종플루에 감염되면 어떤 위험성이 있나요?

지난 2009년 4월 14일부터 5월 18일까지 미국 내 보고에 따르면 건강한 여성에게서도 임신 기간 중 신종플루 감염은 중증 질환 발생을 4~5배 증가시켜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전체 사망자 중 13%가 신종플루 감염 이전에는 건강했던 임신부로, 이러한 결과에 따라 임신부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임신과 관련한 신종플루의 합병증으로는 태아의 호흡이 지나치게 자주 뛰는 태아곤란증과 고열, 조기진통, 조산, 유산, 모성사망 등이 있습니다. 임신 초기에는 유산 등의 위험이 증가하며, 중기 이후에는 조기진통, 조기양막파수 등의 위험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경우 태아의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 주요 인자로 여겨지진 않습니다. 그러나 감염에 따른 고열은 태아의 신경관 결손증과 다른 선천성 기형 발생을 증가시키게 됩니다. 또한 분만 진통 중의 고열은 신생아 발작과 영아 뇌병증, 뇌성마비를 비롯해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는 위험 인자입니다.

임신 중 신종플루의 진단과 치료는 어떻게 받나요?

모든 임신부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신종플루로 확진되지 않은 의심 환자라 할지라도 항바이러스제를 투여 받는 것이 태아와 임신부 모두에게 유익합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에라도 신종플루가 강력히 의심되면 증상 발현 48시간 이내에 타미플루 치료가 시작되어야 하며 하루 2회씩 5일간 복용하여 치료받아야 합니다.

고열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즉시 해열제를 사용하여 열을 떨어뜨려야 합니다. 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진해거담제, 항히스타민제제 등이 함께 처방되기도 합니다. 일상생활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격리 지침을 따라야 하며 물을 많이 마시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폐렴이나 고열, 호흡곤란, 흉통, 급작스러운 어지럼증, 심각한 구토가 발생하거나 태동이 줄어드는 경우에는 즉각 병원을 방문하여 입원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증상은 있으나 신종플루에 대한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올 수가 있습니다. 이 경우라도 신종플루 환자와 접촉한 경험이 있다면 타미플루를 하루 1회 10일간 예방적으로 계속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접촉경험이 없다면 타미플루 복용을 중단합니다. 그러나 현재 신종플루가 계절 독감보다 훨씬 높은 빈도로 발생하고 있고 RT-PCR 검사결과가 위음성(양성인데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오는 것)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으므로 의사의 판단에 따라 계속해서 5일간 약을 복용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질병관리본부의 임상진료지침에 따라 신종플루가 강력히 의심되면 RT-PCR 검사를 생략하고 타미플루를 처방하기도 합니다.

임신 중 신종플루 예방접종은 안전한가요?

신종플루를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예방접종입니다. 예방접종 후 8~14일 후에 항체가 형성되며 80~90%의 예방효과가 예상됩니다. 초기에는 항체생성을 위해 2회의 접종이 권장되었으나 최근에는 1회 접종만으로도 예방효과를 획득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어 1회 접종이 추천됩니다.

6개월 미만의 영아들은 예방접종을 받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임신부는 오히려 예방접종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항체를 만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임신부가 예방접종을 받게 되면 임신부 본인에게 항체가 생성될 뿐 아니라 태아에게 항체를 전달하여 분만 이후 신생아 시기의 감염을 예방해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6개월 미만의 영아를 돌보는 산모 역시 예방접종 받으면 항체가 생성되어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됩니다.

임신부 및 영유아의 신종플루 예방을 위해 예방접종은 매우 중요하며 예방접종으로 인해 임신부와 산모에게서 신종플루가 유발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계란 알레르기가 있거나 과거 계절 독감 예방접종에서 길렌바레 증후군(Guillain Barre Syndrome, 급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성 신경병증)을 겪은 경우에는 접종이 금기시됩니다.

신종플루 감염 중 분만하게 된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하나요?

신종플루 감염 중 분만하게 되면 분만 즉시 산모는 신생아와 격리되어야 하며, 타미플루 복용 후 48시간 이내이거나 열이 소실되기 전까지는 신생아와의 접촉이 금지됩니다. 신종플루의 경우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1주일 이내에 발생하며 이후 약 8일간 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초기 격리기간이 지나더라도 개인 손 위생을 유지하고, 이후 10일 정도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타미플루 복용이 태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지는 않나요?

지금까지 타미플루와 연관된 태아 기형 유무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그러나 비록 제한된 데이터이긴 하지만 타미플루는 인간의 주요 기형유발원은 아니므로 국제보건기구(WHO)와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고위험군인 임신부에서의 신종플루 감염 치료와 심각한 합병증 예방을 위한 1차 약제로 타미플루를 강력히 권고하고 있으며, 흡입제인 리렌자에 비해 경구제로 투여되는 타미플루가 전신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으므로 임신부에게 더욱 추천됩니다.

타미플루는 신종플루 치료를 위해 급하게 만들어진 약이 아니라 이미 수년 전부터 인플루엔자 치료를 위해 사용되어 오던 약입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타미플루를 ‘category B’약제‘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category B 약제란 사람이나 동물에서 적절한 연구가 되지 않은 약물, 또는 동물실험에서는 태아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나 사람에서는 적절한 자료를 얻을 수 없는 약물이 포함됩니다. 임신 중에 흔히 복용하는 약물들이 여기에 속하며 약물을 복용함으로써 해보다 득이 많다고 판단되면 사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타미플루의 경우 쥐와 토끼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 임상적인 치료 농도는 배아-태아 발달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임신 초기에 타미플루를 복용한 임신부에서의 기형발생률은 약 1.1%로, 일반 임신부에서의 주요 기형발생빈도와 비교할 때에 기형발생빈도가 더 증가하지는 않았습니다. 일반적인 선천성기형빈도는 3~4%이며 약물 복용과 관련한 기형 발생 빈도는 그 중 가장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종플루에 걸렸을 때 모유수유는 어떻게 하나요?

모유수유를 통한 신종플루의 전파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항체 생성력이 떨어지는 6개월 미만의 영아는 수유를 통해 엄마의 항체를 전달받아 면역력을 확대시키고 필수 영양소를 공급받기 때문에 엄마가 신종플루에 걸렸다하더라도 모유수유는 더욱 강력히 권장됩니다. 따라서 수유 중인 임산부가 타미플루를 복용하는 것은 금기사항이 아닙니다. 산모가 타미플루를 복용할 때 아기가 모유를 통해 섭취하는 타미플루의 농도는 1일 0.012mg/kg으로 일반적인 소아 용량인 1일 2~4mg/kg보다 훨씬 적기 때문입니다.

신종플루에 감염중인 산모와 영아는 일시적으로 격리되는 것이 좋으므로 이때는 유축기를 이용하여 짠 젖을 건강한 가족 구성원이 우유병으로 아기에게 주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돌봐줄 가족 구성원이 없다면 마스크와 손 씻기 위생을 철저히 하고 재채기와 기침을 할 때는 산모의 침이 아기에게 닿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임신부의 생활 지침을 알려주세요!

임신부는 병원 방문 이외에는 되도록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불가피하게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휴지로 코와 입을 가려야 하며, 사용한 휴지는 반드시 버려야 합니다. 기침 뒤에도 손을 씻어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가급적 기침을 하는 사람과는 근접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종플루로 확진된 환자와 생활하거나 밀접하게 접촉한 경우, 그리고 독감 유사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즉시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신종플루에 걸린 가족 구성원이 있을 때는 각자 방을 쓰도록 하고 가능하면 직접적인 신체접촉은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경우에는 집안에서 생활할 때도 마스크 착용하고 손씻기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식사는 따로 하는 것이 좋지만 빨래, 청소, 설거지 등의 일상 생활은 평소와 같이 해도 괜찮습니다.

모든 병은 체력이 약해질 때 찾아옵니다. 따라서 충분한 휴식과 수면, 규칙적인 생활과 영양공급을 통해 면역력을 길러주는 것이 신종플루 예방을 위한 가장 확실한 지름길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글 : 가톨릭의과대학 성바오로병원 산부인과 안현영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