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우리 몸의 갯벌, 간

어울령 2010. 8. 3. 21:43

 

1960년대까지는 더럽고 쓸모없다고만 여겨졌던 갯벌이 과학의 발달로 그 중요성을 인정받게 됨에 따라 이제는 우리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지구의 오염 물질을 깨끗이 정화시키는 역할이 갯벌의 주요 기능인데, 숲이나 논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정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미 수많은 과학적 방법들로 입증이 된 상태이다.

그러나 갯벌이 중요한 것은 단순한 정화 능력 때문만은 아니다. 탁한 것을 맑게 해주는 동시에 생명을 위해 필요한 자양분을 만들어내는 것, 갯벌의 중요성 바로 거기에서 더욱 커진다.

사람의 몸 안에도 갯벌과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는 장기가 존재한다. 알코올과 같은 유해 물질을 분해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막연히 알고 있는 간이 바로 그것이다.
간은 인체의 여러 장기 중 가장 크기가 큰 장기이며 무게는 약 1,200 -1,500g 정도이다. 오른쪽 늑골로 싸여있고 횡격막 아래 복강내에 위치한다. 간의 표면은 광택이 있고 매끈하며 적갈색을 띠고 있다. 크게 좌엽과 우엽으로 나뉘어지고 혈관 및 담도의 분포 양상에 따라 다시 8개 부분으로 나뉘어지게 된다.

간은 간동맥과 간문맥이라고 하는 두개의 혈관으로부터 혈액을 공급받는데, 간동맥을 통해서는 산소가 풍부한 동맥혈을 공급받고 간문맥을 통해서는 위나 장에서 흡수된 영양분을 실은 혈액이 유입되게 된다. 이렇게 흡수된 영양분은 인체의 화학공장이라고 할 수 있는 간에서 가공, 처리되어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과 영양소로 만들어지고 저장되게 된다.
간은 사람이 섭취하는 여러 영양소를 다시 우리 몸이 필요한 필수 영양소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녹말이나 설탕과 같은 탄수화물을 입으로
섭취하였다고 하자. 이런 것들은 소장에서 소화효소에 의해 포도당으로
전환되어 흡수되어 간문맥을 통하여 간으로 운반된다. 간으로 운반된
포도당은 일부가 글리코겐으로 바뀌어 간에 저장되고 일부는 말초장기로
운반되어 이용된다.

뇌조직과 같은 경우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므로 공복시에도 지속적인
포도당의 공급이 필요하다. 이때 간이 그 저장고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되어
포도당을 공급하게 되는 것이다. 단백질을 흡수했을 경우 소장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간으로 들어오는데 이런 아미노산이 다시 새로운 단백질이나 호르몬
등의 합성에 이용된다.

특히 알부민이나 일부 혈액응고인자들은 간에서만 생성되게 되어 간경변증이 심한 경우 알부민 합성이 저하되어 복수나 부종이 생기고 혈액 응고인자가 부족하여 출혈성 경향이 생기게 된다. 또한 간은 담즙의 주된 성분인 담즙산을 생성하는데 이것은 지방이나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한다.

다음으로 간에는 해독작용이 있어 우리 몸으로 들어온 각종 약물과 해로운 물질들을 대사시켜 소변이나 담즙으로 배출될 수 있도록 해주고 일부 약물의 경우 이런 해독과정을 거치면서 인체에 도움이 되는 약리작용을 나타내기도 한다.
간 기능이 많이 떨어졌을 때는 황달이나 부종 또는 복수가 찰 수 있고 피가 잘 멎지 않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간 질환으로 경미한 지방간부터 바이러스성 간염, 간경화증 그리고 간암까지 매우 다양한 질환이 있다.

최근에는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지방간이나 알코올성 간염의 빈도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지방간은 섭취하는 칼로리는 늘어나지만 규칙적인 운동이 부족하여 잉여의 칼로리가 지방의 형태로 간에 축적되는 것을 의미한다. 지방간의 원인은 알코올, 비만, 당뇨병, 약제 등이 될 수 있다. 지방간은 원인을 해결하면 회복될 수 있기 때문에 지방간을 진단받았을 경우 규칙적인 운동을 하거나 음주량을 줄이는 것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바이러스성 간염은 그 원인에 따라 A형, B형, C형, D형, E형, G형이 있고 그중 우리나라에서 흔한 원인은 A형, B형 및 C형 간염 바이러스이다.

간에 이상이 있을 때 피로감, 소화불량, 식욕감퇴, 구역 등의 증상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간 기능이 많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침묵의 장기라고 불린다. 간이란 장기는 우리 몸을 위해서 그만큼 많은 일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더 늦기 전에 간의 소중함을 깨닫고 간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한다. 간이 침묵하고 있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방치하다가는 정말이지 손 쓸 수 없이 우리 건강을 해칠 수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