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비행기 여행 중 심장을 보호하라!

어울령 2010. 7. 21.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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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여행 중 심장을 보호하라!

하이재킹(hijacking, 비행기 불법 납치)은 FBI가 뽑은 가장 다루기 힘든 범죄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승무원들은 어떤 상황이 가장 다루기 힘들다고 할까요? 아마도 비행 중 손님이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건강을 향해 달려가는 <SOS 긴급출동>, 이번에는 고도 3만 피트의 하늘로 날아갑니다.

본격적인 휴가철, 비행기 여행은 이제 우리에게 아주 흔한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즐거운 비행기 여행 중 하늘에서 갑자기 환자가 발생하면 본인은 물론 동승한 모든 사람들까지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비행 중 일어나는 응급 상황을 살펴보면 원래 있었던 질병이 갑자기 악화된 경우, 출발 전 가벼운 질병이 여행 중 악화되어 발생하는 경우, 그리고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이런 모든 응급 상황들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것이 바로 심장과 관련된 질병입니다.

심장병 환자는 조심해야 할 비행기 여행

비행기 여행 중 일어나는 응급 상황들 가운데 심장질환이 가장 위험한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일반적으로 비행기가 정상적인 운항고도를 유지하면 기내 압력상태는 해발 2000m 이상의 지역과 유사하게 나타납니다. 산소 압력이 15-18% 정도 감소하는 것인데, 이는 정상인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는 환경인 것입니다. 따라서 최근6주 내에 심근경색증을 앓은 환자, 불안정성 협심증 환자, 조절이 안 되는 심부전 환자, 심한 부정맥환자, 심장 수술 후 8-10주 이내로 흉골이나 갈비뼈가 치유되기 이전의 환자는 여행을 금해야 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평지에서 100m를 단숨에 갈수 있는 정도이거나, 관상동맥 철망시술 후 3-5일 이후는 비행기 여행이 가능합니다. 뇌졸중은 2-3개월까지는 비행기 여행을 금지해야 합니다. 또한 일과성 허혈발작을 보인 경우는 10일 이후에 주치의의 허락을 받은 뒤에 비행기 여행을 해야 합니다. 허혈발작이란 가벼운 뇌졸중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혈전에 의해 혈관이 막히거나 일시적으로 좁아져 뇌에 피가 공급되지 않을 때 발생합니다. 비행기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공항 내 금속탐지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때 심장박동기나 금속형 인공판막은 공항 내 금속탐지기를 통과한다고 해도 기계 작동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보안담당자에게 사전에 시술확인증을 제시하는 것이 여러 가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심장병 환자가 안전하게 여행하기 위한 방법

심장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안전하게 비행기 여행을 하기 위해 필요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여행 전 반드시 주치의와 일정(특히 비행 일정)에 대하여 상담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담을 통해 그 동안의 치료 과정이나 상태를 기록한 진단서나 소견서를 받게 됩니다. 소견서와 진단서를 통해 비행에 필요한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둘째, 비행기 좌석은 다리를 여유 있게 할 수 있고 쉽게 일어날 수 있는, 복도 옆 좌석을 예약 및 배정받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살펴본 것처럼 진단서를 통해 이런 자리를 쉽게 배정받을 수 있습니다. 비행 중에는 매 30분마다 다리를 펼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비행 전이나 비행 중 술을 먹지 말아야 하며 물을 자주 먹어 탈수를 방지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셋째로 무거운 짐을 가지고 다니지 말고 몸에 여유가 있는 옷을 입어야

합니다. 평소에 복용하는 약뿐만 아니라 응급약은 반드시 휴대가방에 보관하여야 합니다. 비행에 대한 보안이 강화되어 휴대용 약을 소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에도 진단서를 통해서 응급약을 소지할 수 있는 허락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산소가 필요한 경우라면 사전에 항공사에 연락하여 비행 중 필요한 산소를 공급 받도록 준비하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위험한 폐색전증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50세 이상이거나 심부 정맥혈전 위험성이 있는 사람 혹은 8시간 이상, 5000km이상의 장거리 여행을 하는 사람은 가능하면 무릎 아래까지 오는 탄력 양말을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행은 언제나 즐겁고 설레는 일입니다. 그러나 심장질환을 앓고있는 환자가 아무런 준비 없이 무리한 여행을 할 때, 그 여행은 자칫 불행한 악몽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고 했습니다. 여행 전 철저한 준비를 통해 안전하고 행복한 여행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글 : 가톨릭의과대학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백상홍 교수 진료시간표온라인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