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쉽게 지치는 우리 엄마, 혹시 갑상선 질환?

어울령 2010. 7. 15. 13:41

 

쉽게 지치는 우리엄마, 혹시 갑상선질환?

갑상선은 우리 몸 속에 에너지와 호르몬을 조절해주고 피로와 면역을 증강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입니다. 마치 우리들의 어머니처럼 말이죠. 어머니의 지혜처럼 적절히 호르몬을 분배해주는 갑상선. 이 갑상선에 병이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번 건강포인트에서는 갑상선 질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얼마 전 46세 생일을 맞은 팽경희씨는 요즘 들어 쉽게 지치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것뿐 아니라 갑자기 열이 나기도 하도 가볍게 운동을 했을 뿐인데도 맥박이 너무 빨라져 당황했던 경험도 했습니다. 그래서 팽씨는 혹시 갱년기가 빨리 온 것은 아닐까 의문을 품으며 동네 내과를 방문했었는데요, 신체에 나타난 의문스러운 증상들의 원인은 갑상선에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갑상선 질환은 여러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성에게 더 많은 갑상선 질환

갑상선이란 목젖이라 불리는, 물렁뼈 바로 아래 있는 기관입니다. 나비와 같이 생긴 이곳에서 분비되는 갑상선 호르몬은 몸의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호르몬이 부족하게 되면 기능 저하증이 생기고, 많아지면 기능 항진증이 생깁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특히 20~30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주된 증상으로는 피로를 심하게 느끼며,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이 많이 난다는 점입니다. 심장의 박동이 빨라져서 가슴이 빨리 뛰며 신경이 예민해지고 불안감 초조감 등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한 안정시나 사소한 긴장상태에서 손이 떨릴 수도 있고 위와 장의 활동이 빨라져서 잦은 배변이나 설사도 발생될 수 있습니다. 식욕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심한 체중감소가 발생되는 것도 흔한 증상입니다.

아울러 피부가 가렵기도 합니다. 60세 이상의 환자에서는 심방세동이라고하는 부정맥도 발생할 수 있고, 여성에서는 월경이 불규칙해지거나 없어질 수도 있으며, 남성에서는 여성형 유방이나 발기부전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한편 이 질환은 소아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소아에게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생기면 성인과는 달리 정서적인 불안정이나 행동장애, 학업성적이 저하되는 증세가 나타납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중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 병이 그레이브스병입니다. 그레이브스병은 안구 주변의 이상증세로 나타납니다. 결막이 잘 충혈되고 눈물이 잘 나거나 눈의 거북한 느낌이 나타납니다. 햇빛에 노출되면 눈이 부시고 아프게 되며 부어오르거나 경우도 있습니다. 심한 경우엔 안구가 돌출되거나 물체가 겹쳐 보이는 복시 현상도 발생될 수 있습니다.

이 질환은 병원에서 혈액검사와 갑상선 스캔 등으로 쉽게 진단이 가능합니다. 그레이브스병의 치료는 우선 약 2 년정도 항갑상선제를 투여하면서 경과를 관찰하게 되는데, 환자의 약 반수는 2 년이내에 완치될 수 있으나 나머지는 장기화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장기화되는 환자는 방사성 옥소를 투여하거나 수술을 통하여 갑상선을 제거하는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방사성 옥소를 투여하거나 수술적 제거술은 부작용으로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발생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합니다. 만약 치료가 늦어지면 일상생활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심장기능에 이상이 오며 부정맥도 발생될 수도 있습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도 여성에서 많이 발생되는 질환입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갑상선의 만성 염증성 질환에 의한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그러나 갑상선 기능 항진증으로 인하여 방사성 옥소를 투여받았거나 갑상선을 수술로 제거한 경우, 뇌하수체 질환을 겪거나 갑상선 호르몬을 복용하던 환자가 복용을 중단하거나, 일시적으로 출산 후나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 후 발생되는 급성 갑상선염에 의해 발생될 수도 있습니다.

가장 흔한 원인인 만성 갑상선염(하시모도 갑상선염)은 일종의 자가면역성 질환으로서 체질에 기인하여 발생됩니다. 이 질환은 어느 연령대에서나 관찰되는데 갑상선이 커지는 것이 하나의 특징으로서 손으로 만질 경우 갑상선이 딱딱하게 느껴집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연령이 증가되면서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많이 나타나는데 60세 이후 인구의 약 10%에서 저하증 소견을 보입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증상은 갑상선 기능 항진증에서 나타나는 증상과 대조를 이룹니다. 갑상선 호르몬의 분비 부족으로 인하여 전신의 대사과정이 느려져서 나타나는 증세들인데, 흔히 추위를 많이 타며, 손과 발 및 신체가 차가운 느낌이 들고, 피부와 머리결이 건조해지며, 목소리가 거칠고 쉰 목소리가 납니다. 위와 장의 운동이 저하되어 소화불량이나 변비가 발생되며, 뇌기능이 저하되므로 기억력과 집중력이 저하되고, 무표정한 얼굴과 말하는 것이나 행동이 느려지는 등, 한마디로 무기력하고 쉽게 피로를 느끼고 의욕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치료법은 갑상선 호르몬제를 투여하는 것입니다. 약제로 만들어진 갑상선 호르몬제는 경구로 투여하는데, 약 자체는 부작용을 유발치 않으며 평생을 복용하여도 안전합니다. 그러나 정상수준이상으로 호르몬제를 과량 복용할 경우에는 골다공증이 유발되거나 악화될 수 있습니다.

만약 갑상선 호르몬치료를 하지 않거나 호르몬치가 정상범위 이하로 장기간 유지되는 경우는 심장기능이 저하되고 혈중 콜레스테롤이 상승되며 이로 인하여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이 발생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임신초기에는 태아의 발육과 성장을 위해서 임신부의 갑상선 호르몬치가 충분히 유지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모든 갑상선 기능저하증 환자는 적정량을 복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여성암 1위 = 갑상선 암

20~30대 여성에게 갑상선 기능 항진증/저하증이 많이 발생한다면, 중년 여성들에게는 갑상선암의 발병이 잦습니다. 이미 유방암, 자궁암, 위암 등보다 쟁쟁한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여성암 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갑상선의 혹(=결절, 종양)은 매우 흔하여 성인의 약 40% 정도가 혹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 중 우리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갑상선암이며, 반대로 가장 안전한 혹은 물혹(=낭종)입니다. 물혹도 아니고 암도 아닌 혹도 상당수 있는데, 증식성결절(=결절성증식증, 결절과다형성)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갑상선에 혹이 발견되었다고 하더라도 기능상 별 문제가 없다면 시간을 두고 관찰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그 혹이 암인지 아닌지 감별하는 것입니다. 초음파 검사로 종양의 크기와 위치를 확인할 수 있지만, 혹이 악성(암)인지 양성인지 구별하기 위해서는 주로 세포검사를 합니다. 모든 혹을 조직검사 하는 것은 아니고, 크기가 1 cm보다 큰 고형 결절은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고, 목 주위에 방사선 투여를 받은 경험이 있거나 갑상선암의 가족력이 있는 등 고위험군이거나 초음파상 악성 결절의 특징을 보이는 것은 1 cm 이하도 검사가 필요합니다. 세포검사는 근육주사나 채혈할 때 사용하는 일반 주사기로 갑상선 혹에서 약간의 세포를 뽑아내 검사하는 방법입니다.

악성 암일지라도 국내 갑상선암의 95% 이상은 그 예후가 매우 좋아서 수술로 갑상선암을 제거하고 방사성 요오드 치료 등으로 모든 환자의 질환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갑상선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기검진이라고 하겠습니다. 갑상선암은 초기 또는 진행된 단계라도 암 덩어리가 너무 커서 이물감이나 호흡 곤란을 느낄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 증세가 없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갑상선암으로 진단받은 사람들은 건강검진을 통해서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부모나 형제가 갑상선 질환을 앓았었거나, 본인이 갑상선 질환을 과거에 앓았던 경험이 있는 분에게 정기검진은 필수입니다.

위에 살펴본 것과 같이 갑상선 질환은 남성 보다는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합니다. 그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습지만, 다수의 질환이 자가면역성의 이상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여성호르몬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신적인 스트레스와도 관련성이 있다는 보고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즐겁고 여유 있는 생활을 하려는 노력은 정기검진만큼이나 중요한 것 같습니다 .

 
 
 
글 : 가톨릭의과대학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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