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상우(유지태 분)는 은수(이영애 분)에게 그렇게 묻습니다. 그러나 은수는 단호하기만 합니다. 그저 “헤어져” 한 마디만 남기고 돌아서는 것이지요. 상우는 그렇게 홀로 남겨집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사랑의 실연이 상우에게 남겨집니다. 어디 상우뿐인가요. 수많은 젊은이들이 사랑의 상처와 아픔을 견디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하루하루를 견디며 또 다른 사랑을 발견할 수 있는 까닭은 바로 그들에게는 추억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영화 <봄날은 간다>의 상우는 은수와의 추억을 되새기며 자신이 녹음했던 소리들을 다시 듣습니다. 영화는 다시 두 사람이 함께 거닐었던 아름다운 자연의 품 안으로 관객을 안내합니다. 아직 사랑하는 상우와 은수가 함께 대숲에 앉아 있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대숲이 들려주는 노래가 들려옵니다. 물리적으로 대숲의 소리는 바람이라는 지구 자전적 현상이 대나무 잎이라는 대상을 흔드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과학이 다 증명하지 못하는 세계에서 대숲을 흔드는 바람과 그 바람에 흔들리는 댓잎의 속삭임은 그대로 사랑이 되고 그리움이 되고 추억이 됩니다. 그것이 바로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자꾸만 자연이 그리운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웰빙(well-being)의 가장 중요한 테마가 바로 자연과 더불어 삶아간다는 것을 생각할 때 자연의 소중함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좋을 것입니다.
영화 <봄날은 간다>가 사랑의 한 부분으로 숲을 묘사했다면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보다 직설적으로 숲의 소리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두 편의 영화에서는 숲이 파괴될 때 인간의 삶도 파괴될 것이라고 말해줍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인간도 자연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가능한 메시지일 것입니다.
현대의 삶은 자연을 뒤로 한 채 현대 문명 안에서만 잘 살아가는 것을 강조해왔습니다. 하지만 잘 산다는 것, 삶의 질을 높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개개인 별로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아마도 좋은 환경 속에서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삶을 추구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첫 번째 단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의 삶은 과도한 업무, 운동부족, 만성적인 육체 질환의 증가 그리고 스트레스와 정신질환의 증가 등으로 멍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런 현대인의 삶을 위로하고 안아줄 해법은 무엇일까요?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은 바로 숲입니다. 숲에서의 걷기운동은(물론 과학적인 검증을 위한 실험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신체를 움직여 에너지를 소비함으로써 얻어지는 효과와 더불어 뇌 활동의 진정, 몸속의 스트레스 호르몬의 감소, 혈압과 당뇨 조절의 개선, 스트레스 해소, 우울증의 감소 등의 효과를 가져옵니다.
이런 효과는 이미 여러 선진국에서 입증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숲을 이용한 휴양활동을 좀 더 발전시켜서 숲을 건강 증진과 자연 치유의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바로 그런 효과가 입증된 실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자연휴양림에서 휴양을 할 경우에 의료보험에서 자연휴양림에 체재하는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거나 의료보험료를 감면해 주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숲이라는 자연환경을 이용하여 일상생활에 지친 현대인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것을 산림세라피라고 정의하고 산림세라피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숲은 이렇게 자신의 품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사랑과 그리움은 물론 건강까지 선물해줍니다. 숲을 걷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건강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과도한 운동은 심폐질환자와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숲의 특성과 자신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여 적당한 강도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히 봄철의 경우는 꽃가루, 황사 등이 알러지 질환이나 호흡기 질환자의 증상을 발생시키거나 악화 시킬 수 있고, 햇빛에 예민하거나 알러지가 있는 경우는 피부 질환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이처럼 나무와 숲은 우리들 인간에게 무안한 기쁨과 기운을 불러다줍니다. 과도한 업무, 운동 부족, 만성 질환 그리고 스트레스에 멍들어 가고 있는 현대인의 삶. 나무 사이로 따스한 봄볕을 느끼며 색이 살아나는 나무와 꽃들 사이를 걷다보면 힘든 현실은 10만 광년 정도 멀리 느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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