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명사의 식탁
허영만 화백의 『식객』을 보고 있으면 만화라기보다는 잘 만들어진 한 편의 영화를 보는듯 한 느낌이 듭니다. 잘 짜여진 줄거리, 박진감 넘치는 전개, 그리고 잔잔한 감동까지······ 그러나 식객을 보는 가장 큰 재미는 눈으로 먹는 음식들의 감미로움이 아닐까요. 그런 것들이 모두 더해졌으니 만화가 드라마가 되고 영화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테지요.
“남들에겐 그냥 평범한 음식이지만 제겐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남긴 소중한 선물입니다. 이제야 알았습니다. 순종 임금이 왜 이 음식을 먹으며 눈물을 흘렸는지······” 음, 순종 임금이 먹으며 눈물을 흘렸던 음식은 무엇일까요? 화면이 조금 더 지나고 그 해답이 나옵니다.
“이 쇠고기 탕에는 조선의 모든 것이 들어 있습니다. 평생 묵묵히 밭을 가는 <소>는 조선의 민초요. <고추기름>에 맵고 강한 조선인의 기세가 어떤 병충에도 이겨내는 <토란대>에는 외세의 시련에도 굴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고사리>에는 들풀처럼 번지는 생명력이 담겨있습니다.
대령숙수가 순종 임금에게 올린 것은 단순한 쇠고기 탕이 아니었습니다. 나라를 잃고 상심한 임금에게 대령숙수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조선의 정신을 아뢰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영화를 보고 나온 저녁,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가까운 육개장 집을 찾거나 육개장 재료를 사서 집으로 돌아가고는 했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정말, 순종 임금이 망국의 설움을 달래며 육개장을 먹었을까요?
역사의 기록으로는 순종 임금이 망국의 설움을 달래며 육개장을 먹었다는 기록은 찾을 수 없다고 하네요. 만화는 그저 만화로 보아주세요. 다만 그처럼 뛰어난 상상력이라면 혹여 그것이 만화를 위해서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할지라도 그렇게 믿어주는 센스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러나 순종 임금이 망국의 설움을 달래며 육개장을 먹었다는 만화적 상상력 속에는 놀라운 역사적 진실이 담겨 있습니다. 지금도 보존되고 있는 동대문구 제기동의 선농단에서 그 해답의 실마리를 우리는 얻을 수 있답니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조선은 농사를 근간으로 하는 나라였습니다. 그래서 매년 봄이 되면 조선의 임금들은 선농단에 나가 직접 소를 몰아 밭을 갈고 씨를 뿌렸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농사의 신인 신농씨에게 제를 올렸는데요, 임금이 직접 농사를 짓는 솔선수범을 통해 백성들을 이끌었던 것이지요.
제가 끝나면 소를 잡아 고사를 지내며 함께 술과 음식을 나누어 먹으니, 이때 먹은 음식이 바로 쇠고기 탕(설렁탕)이랍니다. 물론 선농당에서 먹었던 설렁탕과 육개장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육개장이 설렁탕에서 시작되었다는 말도 있고, 또 보신탕에서 시작되었다는 말이 있으니 어느 정도 연관이 있기는 합니다. 설렁탕이 당시에 사대부들이 즐겨먹던 음식이라면 소의 허드레 고기 혹은 닭을 사용해 만든 육개장이 민중에 더 즐겨먹던 음식이라는 점이 다른 부분이고요.
그런데도 『식객』에서는 육개장을 먹고 순종이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나옵니다. 아마도 설렁탕에 길들였던 순종의 입맛이 조금은 거칠지만 그래도 민중의 맛을 통해 (영화의 말을 빌어오자면) “영원히 끝나지 않을 조선의 정신”을 깨닫는 과정을 보여주려 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소고기 : 신체의 근육, 피부, 혈관, 장기 등을 구성하고 혈액, 호르몬, 신경전달물질들을 만들어 주는 중요한 영양성분인 단백질이 풍부하게 들어있으며, 특히 우리 신체의 구성에 꼭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좋습니다.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철분 함량도 많은데 체내 흡수율도 높아, 여성들과 노인의 빈혈예방에 좋습니다.
* 고추기름 : 육개장 맛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고추기름은 고춧가루와 생강 등을 식용유를 함께 가열하여 매운맛 성분을 뽑아낸 기름입니다. 이 고추 속의 매운 맛 성분은 캡사이신인데, 이 성분은 지방연소에 돕고 에너지 소비량을 늘려 체중 감소에 도움을 줍니다. 또한 매운맛으로 인하여 두뇌에서 엔돌핀이 만들어져 이는 기분전환에 도움을 주어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가 있습니다.
* 토란대 : 다른 나물들에 비해 칼슘이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또한,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변비예방에 도움을 줍니다. 토란대의 아린 맛 성분은 끓이거나 식초에 담궈서 없애 주면 됩니다.
* 고사리 : 옛날 보릿고개 시절 끼니를 이어갈 수 있게 했다는 생명력이 뛰어난 고사리는 비타민 A, B2 와 칼슘, 인, 철분, 단백질 등 영양가가 풍부하고, 섬유질이 많아 변비예방에 도움을 주는 식품입니다. 또한, 면역기능의 활성화를 도와주는 작용을 하여 면역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적당량 섭취하면 좋습니다. 최근에 발암성물질이 검출되었다고 하지만 삶는 과정에서 거의 제거되어 인체에 유해하지는 않습니다.
그 외에 파, 숙주 등의 채소를 넣어 얼큰하게 푹 끓인 음식이 육개장입니다. 더운 여름 원기회복을 위하여 먹는 복중 보양 음식 중 하나이며, 육개장 1인 분량(610g)은 열량 250kcal로 탄수화물 6g, 단백질 23g, 지방 15g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밥 1공기(300kcal)와 김치를 첨가하면 영양만점 1끼 식사로 손색이 없습니다.
|
'먹음직 요리작업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리를 통해 엉뚱함을 발명을 하다 (0) | 2010.07.16 |
---|---|
숲의 노래를 들어 본 적 있으세요? (0) | 2010.07.14 |
클레오파트라가 사랑한 굴 (0) | 2010.07.13 |
명사의식탁 (0) | 2010.07.09 |
무서운 음식....패스트푸드 (0) | 2010.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