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상상력과 순수함을 간직한 아이들의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요? 누구나 한 번은 경험했던 그러나 어른이 되면서 점점 잊어버리고 멀어져온 세상. 그런 아이들의 세상을 아직 잊지 않고 살아가는 어른들이 있습니다. 바로 동심의 세상을 꿈꾸는 동화 작가들이 그들인데요, 여러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작가이자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김현숙 작가의 식탁에는 365일 자연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여우들의 맛있는 요리학교』(2002), 『벽에 걸린 바다』(2003) 등의 책으로 유명한 김현숙 작가는 동화와의 만남을 숙명적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하는데요....
“1994년 MBC 창작동화대상전에 당선되며 본격적인 동화의 세계에 발을 딛었는데, 황홀한 소식이었지만 덜컥 무서워지더라고요. 그러더니 그렇게 많이도 생각나던 재밌고 유쾌한 이야기들이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는 거예요. 아마 동화가 무엇인지 진진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이유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당선 후 김현숙 작가는 공부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의 세계를 다룬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글을 쓸 수 없다는 사명감을 그때야 제대로 깨달았던 것이지요. 뒤늦은 나이였지만 공부를 통해서 그는 그때까지 잘 알지 못했던 아동문학의 무궁무진한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김현숙 작가에게 동화를 쓰는 일은 분명 신나고 행복한 일이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요즘은 또 다른 재미가 하나 생겼다고 합니다. 재작년부터 텃밭을 가꾸며 푸른 채소들을 직접 기르고 그것을 가족들과 함께 맛나게 먹는 것이랍니다.
“텃밭 상추! 이거 안 먹어봤으면 말을 마세요. 상추대에서 흰 진물이 나도록 무식하게 상춧잎을 뜯어와 먹는 순간, 푸른 자연이 내 몸 안에 퍼지는 걸 느낄 수 있다니까요.”
상추 잎에 밥을 싸 입안을 꽉 채우면 안 풀리던 일도 술술 풀린다는 김현숙 작가. 그는 상추를 통해서 대지 위에 내리쬐는 햇볕과 바람이라는 이름의 자연과의 교류를 다시 아이들과의 교류로 이어가고 있는 셈입니다. 그럼 여기서 상추의 효능에 대해 잠시 알아보면은요, 상추는 섬유소가 풍부해 콜레스테롤 축적을 막고 동맥경화증과 고혈압을 예방하기도 해 육류를 섭취할 때 같이 먹는 것이 좋은 음식이라고 합니다. 또한 철과 칼륨의 함유량이 높아 몸속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이뇨와 해독작용을 돕기도 한다네요. 뿐만 아니라 피부를 윤기 있고 촉촉하게 가꿔주는 미백 및 탄력 효과까지 있고, 여드름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작은 텃밭에서 난 상추를 통해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니 분명 가까이 해야 하는 음식인 것 같습니다.
이어서 김현숙 작가에게 아이에게 특별히 잘 해 주는 음식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자연이 주는 건강한 먹을거리가 아이에게 가장 특별한 음식이 아닐까요? 농약과 항생제가 범벅된 먹을거리가 아닌, 또한 지나친 가공과 인위적임이 담긴 가공식품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깨끗한 먹거리만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김현숙 작가는 말을 이었습니다.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매채를 통해 유해 정보들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서 동화는 그런 자연 그대로의 먹거리 같은 역할을 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동화 작가들은 다른 작가들 보다 더 많이 노력하고 더 많이 세상을 사랑해야 하는 모양입니다.”
그의 마지막 말에서 그 어떤 영양제보다도 더 힘이 되는 희망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비록 저만은 아닐 겁니다. 그가 지금도 작업하고 있는 이야기가 기다려지는 것도 그런 이유겠습니다.
1994년 MBC방송국과 금성출판사 함께 한 창작동화대상전을 통해 동화작가로 등단하였습니다. 이후 1995년 <아동문학 평론>을 통해 아동문학 평론가로도 데뷔, 199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하며 더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동화책 『여우들의 맛있는 요리학교』와 『벽에 거는 바다』가 있으며 아동문학평론집 『두 코드를 가진 문학 읽기』 등이 있습니다.
대통령 전속 요리사가 꿈인 빨간털 여우의 재미있는 요리이야기를 담은 『여우들의 맛있는 요리학교』는 빨간털 여우의 좌충우돌, 실수투성이의 요리연습 이야기를 통해 독자에게 웃음을 주기도 하지만 꿈을 향해 한없이 노력하는 여우의 모습에서 잔잔한 감동을 얻게 되기도 합니다. 유쾌한 상상이 가득한 『여우들의 맛있는 요리학교』는 현재 대만에서도 번역되어 출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재 그는 아동문학에 대한 열정을 후학들에게 전하기 위해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하며 서울예대 등에서 아동문학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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