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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식탁

어울령 2010. 7. 5.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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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암치료의 거장 전후근 교수가 찾은 토종 입맛

우리나라 단일 건물 병원으로는 최대 규모로 문을 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자랑하는 것은 가장 좋은 시설만이 아니라 가장 앞선 의학 수준입니다. 그 중심에는 암치료의 세계적인 거장 전후근 교수가 있습니다. 선진 암치료의 거장에게 아름다운 우리 입맛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1968년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한 뒤 미국 메모리얼슬론-캐터링 암센터 전임의사, 미국 암연구소 항암 치료분야 수석연구원을 거쳐 뉴욕대 의대 교수로 재직했던 선진 암치료의 거장 전후근 박사. 그가 고국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의 지난 40년은 참으로 긴 세월이었습니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의 세월을 무려 3번이나 더 지나는 동안 전후근 교수는 어쩌면 한국적인 삶 보다는 미국적인 삶이 더 편리하고 안락해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뉴욕을 등지고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지금까지 쌓아왔던 생의 전부를 걸고 돌아서는 모험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전후근 교수는 단호하기만 합니다.

“한국이 없었다면 그리고 가톨릭의과대학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습니다. 그러니 다시 돌아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고, 이제야 비로소 진정한 의학을 펼칠 곳으로 찾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이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은 없었을 거라 말하는 전후근 교수의 말에는 진실함이 진하게 묻어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가톨릭 중앙의료원의 모태가 된 명동성모병원의 원장을 지낸 고(故) 전종휘 박사가 전후근 교수의 아버지이며, 본인 또한 1968년 이 학교를 졸업한 가톨릭의대 동창이십니다.

가족이라는 건강한 울타리 그리고 비빔밥

한국에서 전후근 교수가 펼치고 싶어하는 의학이란 무엇일까요? 그는 여러 차례 과학적 통계와 다양한 경험 및 연구결과로 입증된 선진 항암 진료연구 시스템을 한국에 이식하겠다는 큰 뜻을 품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진료를 위하여 입원을 해 있어요. 솔직히 그건 일종의 관행이에요. 미국의 경우 암환자의 90%는 통원치료를 해요. 가족의 사랑 아래서 보살핌을 받으며 통원치료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때가 많습니다. 더욱이 조사한 결과, 한국에서도 통원항암치료가 환자나 병원 모두에 경제적으로 장점이 있었습니다. 암환자의 진료에 있어 가장 좋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다학제적 협력 치료가 꼭 필요합니다.”

전후근 교수가 말하는 다학제적 협력 치료는 다양한 임상종양과 의료진이 참여해 온전히 그 환자만을 위한 최선의 치료를 계획하고 실시하는 것으로, 수술을 집도하는 외과 전문의뿐만 아니라 항암제치료를 하는 내과 전문의, 영상의학과와 병리과, 방사선종양학과 등의 의사와 약사와 영양사까지 모두가 한 팀이 되어 치료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환자 한 분 한 분의 모든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 그 아픔을 함께 치료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바탕이 되어 각 과의 암전문의들이 혼연일체가 되어야만 비로서 다학제적 치료를 제대로 실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전후근 교수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꼽은 것도 바로 여러 가지 재료들이 잘 어우러져 건강한 맛을 뽐내는 ‘비빔밥’이었습니다.

"비빔밥은 가장 한국적인 음식인 것 같아요. 한국의 가족들이 대체로 오순도순 하나로 잘 어울리는 것처럼 모든 재료들이 참 잘 어울리죠. 또한 쇠고기를 비롯한 각종 채소들을 골고루 섞어 놓은 것이 그 자체로 하나의 완벽한 식단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어느 음식평론가는 비빔밥을 두고 쌀을 주원료로 만든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음식이라고 평한 바 있습니다. 아마도 오랜 시간 묵힌 고추장이나 된장을 넣고 땅의 기운을 받은 나물들을 넣은, 그리고 향기가 솔솔 나는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몇 방울 떨군 비빔밥의 향에서 가족과 고향의 정을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암환자들의 식단에서 주의해야 할 점을 묻자 전 교수는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고단백과 고칼로리 음식을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질 좋은 음식으로 체력을 길러야 항암치료도 잘 받을 수 있고 병도 극복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아울러 질환과 환자상태에 따라 영양사의 지도에 따라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를 하려는 노력도 꼭 유념해야 한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도 결코 비빔밥의 구수함을 잊은 적이 없노라고 말하는 전후근 교수. 비빔밥의 고소하고 은은한 향처럼 그의 환자 사랑도 서울성모병원 안팎으로 널리 전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사 속의 영양 정보

음식궁합의 절대지존 ‘비빔밥’
비빔밥은 가장 한국적이며 가장 세계적인 음식 가운데 하나이다. 비빔밥의 특징으로는 그 어떤 재료를 더하더라도 비빔밥 그 자체와 잘 어울린다는 점이다. 쇠고기와 채소를 주재료로 하고 있는 전주비빔밥이 세계적으로 알려진 음식이라면, 각 지방마다 저만의 특색을 더한 낙지비빔밥, 더덕비빔밥, 해삼비빔밥, 인삼비빔밥 등등 다양한 형태의 비빔밥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쇠고기의 경우 단백질의 주공급원이 되며 8대 필수 아미노산을 섭취할 수 있다. 고사리는 열을 내리고 이질, 황달, 고혈압, 장풍, 열독 등의 효과가 있다. 또한 이뇨작용에 도움이 되어 자양강장제로도 널리 쓰이는 식물이다. 숙주는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주며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이밖에도 각종 채소들은 소화와 해독 작용에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각종 비타민을 공급해준다. 특히 무는 소화 해독 작용에 도움을 주며 담석을 용해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글 : 자유기고가 조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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