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 했던가요. 눈으로 보는 것만큼 빠르게 사람을 이해시키는 것은 없다는 말일테지요. 임상사진은 환자 정보를 영상화하여 환자의 상태를 보다 엄격하게 체크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임상사진’, 그렇다면 임상사진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임상사진’이란 환자들의 실제 사진 데이타로서, 환자 진료시 서식(글)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다 정확하게 사진 의무기록화하여, 객관적이고 일관성있는 자료매체로써의 역할과 법적인 증빙자료 및 공문서로서 진료비 산정근거(보험청구) 자료의 역할, 환자 진료정보 제공 및 치료를 위한 근거자료, 의료진의 의사전달도구(협진)로써의 역할을 합니다. 특히 임상사진 의무기록을 통해 병변 치료과정을 보다 손쉽게 이해할 수 있으므로 환자 및 보호자가 의학전문지식을 이해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궁금증과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상사진은 환자진료 만족도 향상과 진료효율화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의료기관 내에서 사진제작실이 꼭 필요한 까닭과 주요 존재목적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를 일컬어 디지털 사진영상 미디어 시대라고 합니다. 의료분야 역시 그 어느 분야에 못지않게 디지털 사진의 역할은 아주 다양한 방면으로 중요하게 이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게 들리겠으나 ‘의학분야에서 임상사진의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진단 시스템을 통해서 환자는 자신의 진료 상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어 병원에 대한 만족도 및 신뢰도를 향상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임상사진의 독특한 전문성에 대해 그저 메스나 주사기와 같은 도구의 한 가지 정도로 인식했던 것이지요. 이런 척박한 환경 속에서 우리나라 임상사진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환자에게 한 발 다가서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 병원이 있습니다. 바로 가톨릭의과대학 성가병원입니다.
원창덕 작가는 지금 네 아이의 아빠입니다. 처음에는 그도 초보 아빠였을 것입니다. 침대에서 떨어진 아이를 들처업고 병원으로 달려가던 그, 열이 오른 아이를 어쩌지 못해 안절부절 발을 동동 구르던 그, 그런 그는 이제 막내가 커가는 모습을 보며 뜨거운 전율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습니다. 병원이라는 특수성이 사진작가인 저를 묶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저는 여러 가지로 미흡했고, 심적인 여유없이 많은 양의 업무에 시달리면서 젊은 혈기에 때로는 의사들과 갈등을 빚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신앙을 알게 되고, 또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아 기르면서 조금씩 조금씩 성숙해졌지요. 이제는 아이들을 통해서 세상과 호흡하는 법을 아주 조금 알았다고나 할까요.” 아이들을 통해서 세상의 고마움을 느낀다는 원창덕 작가. 그래서 원창덕 작가는 요즘 자신만의 봉사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부천시민 및 청소년을 위한 사진예술 문화교실을 벌써 3년이 넘게 꾸려오는 것도 바로 그런 봉사의 한 방법입니다. 예컨대 원창덕 작가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진’이라는 예술의 향기를 남들과 더불어 나누고 있는 것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더 많은 곳에서 원창덕 작가는 사진강좌를 열고 있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원창덕 작가와 지역 사회의 소통 만은 아닙니다. 원창덕 작가가 강좌를 열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조용히 그를 도와주는 성가병원과 지역사회의 소통이기도 합니다.
임상사진이란 이미 살펴본 것처럼 진료과정에서 축적되어진 환자들의 사진정보를 의미합니다. 수술실의 모습이 담기기도 합니다. 협진진료를 위한 자료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특히 응급환자의 사례들은 다음 환자를 위한 중요한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자료 매체로서의 임상사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원창덕 작가가 생각하는 더 큰 의미의 임상사진이란 무엇일까요? 원 작가는 이 물음에 대해서 이렇게 대답합니다.
“휴머니즘이 담긴 사진, 사람을 살리는 사진이 바로 임상사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창덕 작가의 대답은 단호합니다. 그것이 바로 사진작가 원창덕 씨가 임상사진작가라는 직업을 선택한 동기가 아닐까요. 원창덕 작가의 목적은 그처럼 사진을 통한 인간 사랑에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세계 속의 오지를 돌며 순수하고 소박한 삶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넘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오고 있습니다. 이제 곧 그의 사진들은 “오지 속의 사람들”(가제)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선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성가병원 사진제작실의 원창덕 작가의 가장 큰 소망은 더 큰 곳에 있습니다.
“히포크라테스와 나이팅 게일이라는 이름으로 사진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특히 가톨릭중앙의료원에는 참으로 훌륭한 의료진들이 많습니다. 자신들의 생활을 제쳐두고 환자와 더 많은 날들을 보내는 의사들, 전염병을 걱정하지 않고 스스로 그들 곁으로 다가가는 간호사들, 질병 퇴치를 위해서 하루 24시간을 온통 연구실에서 보내는 분들, 그들의 숭고함을 사진으로 담고 싶다는 생각에 한 장 두 장 찍어온 사진이 이제는 제법 많은 양이 되었네요. 앞으로도 이런 사진을 더 많이 찍고 사람들에게 알려 이 시대가 진정 사랑이 가득한 시대임을 알리는 것, 생각만 해도 행복하지 않나요.” 단호한 말 뒤에 흘러나오는 웃음, 그것은 어떤 대상을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흘릴 수 있는 웃음이었습니다. 정성을 다하여 고운 마음으로 피사체에 대한 끝없는 애정을 다할 때, 거기에서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을 수 있다고 말하는 원창덕 작가. 그는 삶에 대한 의미를, 자연에 대한 진리를, 의학에 대한 소중함을 사진으로 느낀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원창덕 작가의 그런 마음 뒤에는 성가병원이 큰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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