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이야기·아기방

생명을 품는 소중한 장기

어울령 2010. 8. 31. 10:37

 

자궁은 일명 ‘womb’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방광과 직장 사이에 있는 여성 생식기관으로 서양배를 거꾸로 놓은 것처럼 생긴 모양을 가지고 있다. 이런 자궁의 형태는 태아가 분만될 때까지 수정란을 보호하고 영양을 제공하는 기능을 위해 만들어졌다. 자궁은 속에 공간이 있는 근육성 장기로, 자궁몸통과 자궁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자의 일생은 자궁의 일생과 비슷하여 나이에 따라 모양과 크기가 변화하는데 유아기 때 자궁의 크기는 2.5cm이었다가 성인이 되면 8cm 정도가 된다. 일반적으로 미혼인 여성에서 길이는 6~8cm, 무게는 50~70g이며, 아기를 낳은 여성에서는 길이는 9~10cm, 무게는 80g이상이다. 임신 후 자궁근육 섬유의 비대로 자궁성장이 이루어지며, 아기가 태어날 때가 되면 자궁은 무려 500배 이상 확장되는 놀라운 변화를 보인다.
자궁은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의 축을 이루는 호르몬 가운데 난소에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영향을 받는 기관이다. 배란이 되기 전까지는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아 자궁 내부의 자궁 내막이 증식한다. 일단 배란이 되고 나면 황체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증가하기 시작해 배란된 난자가 수정되었을 경우 착상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 만약 배란된 난자가 임신 상태로 가지 않으면 약 6~7일이 경과한 후에 증가되었던 프로게스테론이 점점 줄어들게 되고, 이때부터 여러 가지 분해 효소와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의 작용으로 혈류 공급이 중단된다. 혈류 공급이 중단됨에 따라 그 주기가 증식했던 조직들은 다음 주기의 증식을 위한 기본 구조만 남긴 채 떨어져 나가게 된다. 이것이 바로 생리(월경)이다.
자궁은 사춘기부터 시작되는 생리, 임신과 출산, 그리고 폐경과 직접적인 연관을 짓고 있어 여성 건강의 지표가 된다. 자궁은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 5대 자궁 관련 질환의 끊임없는 공격을 받는다. 골반 안쪽, 조롱박 모양으로 생긴 손바닥 크기의 자궁은 특별한 병변이 없는 경우에는 만져보는 것만으로는 증상 및 병의 유무를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대부분의 자궁상태의 확인은 병원에서 내진 또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시행된다. 하지만 일상에서 충분히 자궁질환을 확인할 수도 있다. 방광을 비운 상태에서 누운 자세로 배를 만져보아 특별히 만져지는 혹이나 아픈 부위가 없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다.

자궁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첫 신호는 사춘기 전후의 생리로 10대 여성의 건강한 자궁 관리는 생리 상태를 유심히 체크해보는 것이 기본이다. 만 16세가 지나도 월경이 시작되지 않는 상태를 의학적으로 무월경으로 진단하다. 특히 19세 이상이 되도록 ‘소식’이 없다면 염색체나 생식기 이상이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산부인과를 찾아야 한다. 또한 생리를 정상적으로 시작한 젊은 여성이 갑자기 6개월 이상 생리를 하지 않거나 보통 주기의 3배가 되는 기간에 역시 생리가 끊겼다면 이는 배란 이상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병원에서의 검진이 필요하다.

20대~30대는 대부분의 여성이 본격적인 성생활을 시작하는 때이다. 생리 외에 별다른 기능을 하지 않던 자궁이 가임기를 맞아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성 경험이 있는 20~30대 여성은 반드시 1년에 한 번씩 자궁검사를 받아야 한다. 자궁의 안쪽을 감싸고 있는 막인 자궁내막은 생리 전 부풀어 올라 생리혈로 배출되는 조직인데 여러 원인으로 내막세포가 난소, 나팔관 등으로 퍼져 나갔을 때 이를 자궁내막증으로 진단하며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40대~60대는 출산이라는 최대 임무를 다한 자궁을 본격적으로 잘 관리해줘야 하는 시기이다. 3대 부인암에 속하는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 환자 대부분이 40대 연령층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이들 암을 조기에 잡기 위해선 무엇보다 정기적인 검진이 우선되어야 한다. 비정상적인 자궁 및 질 출혈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도 건강한 자궁으로 평생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습관이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르 드블뢰는 어머니와 자식 관계를 “신비적인 관계”라 부르며, 그 관계야 말로 우리가 꿈꿀 수 있는 최상의 낙원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다시 말하면 세상의 모든 어머니가, 아니 세상의 모든 여성이 낙원을 자궁 안에 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궁은 이처럼 여성에게 있어 평생 동안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관리해주어야 할 중요한 장기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