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로 고생하는 아이, 이렇게 도와주세요! 만성화되면 조절 쉽지 않아...
식이조절 및 배변훈련이 도움
“아이가 변비로 몇 번 고생하더니 이제는 화장실 가기조차 두려워해요.” “낑낑대며 우는 아이를 볼 때 부모 속이 더 타요.” “잦은 변비로 항문에 상처가 나니 악순환이 되는 거 같아요.”
만만하게 봤던 아이의 변비로 결국은 병원을 찾아오게 된 부모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들은 이렇다.
소아에서 변비는 설사 다음으로 흔한 소화기 증상이다. 발생 빈도의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대략 소아청소년과 외래 환아의 3%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에 전통적인 한식 위주의 음식보다는 서구화된 식단과 각종 인스턴트식품의 섭취 증가와 모유 수유율의 저하 그리고 맞벌이 부모가 늘어나면서 소아변비가 더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소아변비는 ① 배변횟수가 주 3회 이하 ② 변실금 주 1회 이상 ③ 직장에 변이 차 있거나 복부 진찰에서 만져지는 변 ④ 변기가 막힐 정도의 대량배변 ⑤ 변을 참는 자세나 행동 ⑥ 배변 시 통증 등의 6가지 항목 중에서 적어도 2가지 이상이 8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소아 만성 변비라고 정의하고 있다. 특히 직장에 차 있는 변이 흘러 넘치는 것을 통제 못하여서 변을 팬티에 묻히는 유분증이나 변실금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 증상은 간혹 설사로 오인되기도 한다.
소아변비는 특별한 병적인 원인이 없는 기능성 변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태변이 생후 24시간 후에 나온 경우, 복부 팽만, 구토, 체중이 늘지 않는 경우에는 선천성 거대결장증, 갑상선 기능저하증과 같은 기질적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성인은 변비가 있으면 어떻게든 변을 보기 위해서 스스로 많은 노력을 하지만 소아는 변을 참기 때문에 변비가 악화되고 만성화된다. 변을 참게 되는 이유는 변이 굵거나 단단하여 배변시에 통증이 있거나 불편하기 때문이다. 대개 급성 변비가 반복되면서 만성으로 진행하는데, 1세 미만의 영유아는 모유에서 분유로의 식이 변화, 급성 질환으로 음식 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 하는 상황, 항문 열상 등이 유발요인이고, 1세 이상의 유소아는 지나치거나 부적절하게 이른 시기에 배변 훈련의 강요, 동생의 출생, 장기간의 외출 또는 유치원이나 학교 등의 환경 변화로 불편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화장실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 항문 열상 등으로 변을 참게 된다.
변을 참는다는 의미는 변의를 느끼는 순간에 정상적인 배변반응을 보이지 않고 외항문괄약근과 대퇴 및 엉덩이 근육을 수의적으로 강하게 수축시켜서 배변 반사를 억제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 영유아는 소리를 지르고 울거나 양다리를 붙이고 상체를 뻣뻣하게 세우고 힘을 주면서 얼굴이 벌겋게 되기도 한다. 소아는 다리를 꼬고 힘을 준다든지, 경직된 상태로 서 있는 자세를 취하기도 하고, 발끝으로 걸으면서 쩔쩔매는 모습 등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을 보호자들은 변을 보기 위한 노력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이러한 식으로 배변을 참아서 직장에 정체된 변은 수분이 흡수되면서 점점 더 굳어지고 덩어리가 커져서 배변이 더 어렵게 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
대부분의 변비 환자들은 검사가 필요 없고 문진과 진찰 소견만으로 충분히 진단이 가능하지만, 기질적 원인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혈액검사, X-선검사, 바륨 관장, 항문직장 내압검사 등을 할 수 있다.
일단 변비가 발생되면 방치하지 말고 즉각적인 개별 치료를 하여 만성화되지 않도록 한다. 단순 급성 변비는 식이조절과 적절한 배변훈련으로 대부분 해결된다. 반면에 만성 변비는 조절이 간단하지 않다. 교육, 정체 변 제거, 재 축적 방지를 위한 유지 요법과 배변훈련, 식이조절을 하면서 장기간의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영아의 단순 급성 변비는 수분과 탄수화물의 섭취를 증가시키면 대개 해결된다. 그래도 변이 단단하면 한 두 스푼(5-10 mL)의 엿기름이나 설탕을 물이나 쥬스에 타서 먹인다. 항문열상이 있는 경우에는 바셀린을 발라주면 배변 시에 윤활역할을 하므로 통증완화에 도움이 된다. 1세 이상의 유소아는 솔비톨(Sorbitol, Sorbit)이 많이 들어 있는 사과, 배, 복숭아, 프룬(서양자두) 쥬스 등을 섭취시키고, 유제품과 바나나의 섭취를 줄인다.
정체 변 제거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져야 유지 요법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난다. 정체 변 제거 없이 완화제를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변실금, 복통, 복부팽만이 유발될 수 있다. 물론 변 정체가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완화제를 바로 사용해도 효과가 있다. 경구약, 관장, 좌약을 단독 또는 병행한다. 자극성 하제, 글리세린 관장 등을 단기간 사용한다. 또한 손으로 파내야 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삼투성 완화제인 Lactulose, Lactitol, Magnesium hydroxide(MGO) 등이 효과적이고 장기간 사용해도 의존성이 없는 안전한 약물이다. 하루 1-2회 부드러운 변이 충분하게 나오도록 전문의의 조언에 따라 허용 범위 내에서 용량을 조절한다. 조절이 되면 효과적인 최소한의 용량으로 3개월 정도 유지한 후에 3-6개월에 걸쳐서 서서히 중단한다. Lactulose와 lactitol은 이당류 유도체로 소장에서 흡수가 되지 않고 대장에서 발효되어 지방산이 되어 대장운동을 자극하며 동시에 삼투작용으로 변이 부드러워진다. 장기간 사용할 경우에는 정상 장내 세균총이 적응이 되어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
배변훈련이 또한 중요하며, 방법은 하루에 2-3회, 식후 10-20분 사이에 5분 정도 변기에 앉도록 한다. 변기에 앉을 때는 양발바닥이 바닥에 닿아야 한다.
섬유질의 만성 변비에 대한 효과는 확실치는 않으나, 규칙적인 직장 비우기가 되고, 늘어난 직장이 정상 크기로 회복되고 난 후에는 규칙적인 배변습관 유지와 급성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과일 및 종실류(프룬 쥬스, 배, 사과, 키위, 복숭아, 건포도, 호두), 채소류(배추, 시금치, 부추, 양상추, 우엉, 고추, 브로콜리, 샐러리, 고구마), 곡류(현미, 보리, 율무), 콩류(콩, 팥, 청국장, 비지), 해조류 및 버섯류(김, 미역, 다시마, 한천, 톳, 표고버섯), 기타(카레가루, 된장) 등이 있다. 야쿠르트는 유산균이 풍부해서 장내 환경을 유익하게 하므로 도움이 되나, 과량 섭취는 다른 고형음식의 섭취에 영향을 주므로 도움이 안 된다. 변비를 악화시키는 식품으로는 유제품(우유, 치즈, 아이스크림), 과일(바나나, 연시감), 인스턴트 식품 등이 있다.
글 :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임정우 교수 진료시간표 진료상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