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인 김모 씨는 출산 전에는 생리통을 모르고 살아왔다고 한다. 그런데 출산 뒤부터는 생리통이 심해져 꼼짝달싹도 할 수 없어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을 향하기도 했을 정도다. 김모 씨는 아이를 낳을 때조차 그렇게 아프지 않았다며 생리통의 고통을 설명한다. 또한 중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은 생리통이 찾아올 때마다 죽고 싶을 정도로 아파서 양호실에 누워라도 있고 싶지만, 담임선생님은 그걸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한다. 생리통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를 대변해 주는 경우들이다.
흔한 질병이기 때문인지 많은 여성들이 생리통을 여성이 겪는 당연한 아픔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대부분은 생리통을 한 달에 한 번 치러야하는 조금은 귀찮은 일상 정도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생리통은 그 자체를 하나의 질환으로 인식해도 좋을 정도로 때로 큰 아픔을 가져온다. 또한 그 자체가 아닌 자궁의 여러 가지 병적 요인을 수반하기도 한다. 예컨대 생리통은 단순히 진통제 정도로 넘길 수 있는 가벼운 질환이 아닌, 그 통증의 근본이 되는 자궁의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중요한 신호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
우리가 흔히 생리통이라 부르는 월경통(dysmenorrhea)은 월경을 하는 여성의 약 50% 정도에서 경험하는 흔한 부인과 질환으로 일차성 월경통(primary dysmenorrhea)과 이차성 월경통(secondary dysmenorrhea)으로 나뉘어진다. 일차성 월경통은 골반 내에 월경통을 일으킬 만한 특별한 질환이 없는데도 발생되는 월경통으로 대개 초경 후 1-2년 이내에 배란 주기가 이미 형성된 다음에 생기며 좀 더 어린 나이의 여성에 흔하며 40대 후반까지 지속될 수 있다. 이차성 월경통은 골반 질환에 의하여 수반되는 월경통을 말한다.
월경통의 발생은 자궁 수축에 의하여 야기되는 것이다. 자궁이 수축하는 동안에 자궁 내에 높은 압력이 발생하고 이로 인하여 자궁 내의 혈류량이 감소하여 자궁에 허혈성 통증이 야기되어 발생한다. 이러한 허혈성 통증을 일으키는 여성의 자궁 내막에는 프로스타글란딘 (Prostaglandin) 생성이 증가되어 있는데 일차성 월경통의 원인은 바로 증가된 프로스타글란딘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일차성 월경통은 대개 월경직전이나 월경직후에 시작 되고 대개 48시간 내지 72시간 정도 지속된다. 통증의 양상은 진통과 비슷하여 치골상부의 경련통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간혹 요천추 부위의 통증을 동반하거나 대퇴부 앞쪽으로 통증이 퍼지기도 하며, 오심, 구토, 설사 드물게는 실신을 하기도 한다. 마사지를 하거나 체위를 변형시킴으로써 통증이 완화되기도 한다.
일차성 월경통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통증의 양상이 주기적인지 등을 확인하기 위하여 자세한 병력청취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혈액검사 등을 통해 골반염증에 염증으로 인한 문제인지를 확인해보고, 초음파를 사용하여 이차적 원인으로 인한 월경통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를 통하여 골반 내에 이상 소견을 찾을 수 없을 때는 잠정적으로 일차성 월경통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프로스타글란딘 합성효소억제제를 통증이 시작되기 직전이나 시작과 함께 복용한다. 프로스타글란딘의 부산물의 재형성을 막기 위해서 6~8시간마다 반복하여 복용하여야 하며, 월경 시작 후 며칠 동안 복용하는 것이 좋다. 처음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를 투여한 후 치료에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에는 약제의 종류와 용량을 바꾸어가며 다시 시도해 보고 최소한 4~6개월간은 치료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4~6개월간 종류와 용량을 바꾸어가며 투여해 보았는데도 증상의 호전이 없으면 치료 실패로 판단하고 다른 약제를 제제를 고려해 보아야 한다.
경구 피임제에 금기증이 없고 피임을 원하는 일차성 월경통 환자들에게는 저용량 경구용 피임제(low-dose oral contraceptives) 가 효과적이다. 경구용 피임제는 90%의 일차성 월경통을 가진 여성에서 통증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고혈압이나 혈전색전증 같은 부작용은 매우 낮아서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제제도 월경통이 생리와 절대적으로 연관이 있고 무월경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인 치료가 될 때 고려해 볼 수 있으며, 복합 경구피임제나 프로스타글란딘 합성효소억제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차성 월경통은 초경이 시작된 지 수 년이 지난 후에야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차성 월경통의 정의는 월경통이 언제 발생되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기적인 월경통이 골반내의 병변과 연관성이 있는 경우로 정의된다.
이차성 월경통의 통증은 월경 시작 1-2주일 전부터 시작되는 것이 보통이고 월경이 끝난 지 며칠 후까지 지속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차성 월경통의 발생기전은 다양하고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일차성 월경통과는 다르게 자궁경부 폐색이나 자궁내 종양 또는 외부 물질에 의하여 이차적으로 발생한 과도한 자궁의 수축이나 과다한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에 의해 발생한다. 이차성 월경통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자궁내막증이 있으며 그 외에 자궁선근증, 골반염, 자궁내 피임장치 등에 의하여 야기될 수 있다.
이차성 월경통의 진단은 문진 및 월경통 달력과 초음파나 복강경, 자궁경 등을 사용하여 진단하며 월경통의 치료는 그 원인질환을 치료하는 것으로 치료한다.
월경통을 줄이기 위해서는 커피와 술은 피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과 알코올은 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감정의 상태를 심화시킨다. 따라서 이것들을 멀리하는 것이 통증을 줄이는 한 방법인 것이다.
또한 미네랄인 칼슘과 마그네슘은 자궁을 안정시키고 통증을 없애는 효과가 있으므로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쑥차나 우유와 같은 것들은 배를 따뜻하게 해 주고 통증을 멎게 하는 효과가 있다.
아울러 비만은 하복부의 체지방을 증가시켜 자궁의 혈액 순환에도 악영향을 준다. 따라서 비만인 경우는 체지방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생리통을 크게 줄일 수 있다. |
|
월경통의 원인은 다양하게 존재하며 단독으로 또는 다른 원인들과 같이 존재하므로 월경통을 호소하는 환자를 치료할 때에는 자세한 문진 및 진찰로 월경통을 평가하고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월경통은 환자의 나이와 임신을 원하는 지의 여부, 그리고 다른 동반 질환의 유무 등 여러 가지 면을 고려하여 환자 개인의 특성과 여건에 맞추어 맞춤치료 방침을 정해진다. 따라서 월경통이 심할 경우 무작정 참지 말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