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상식(건강상식)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

어울령 2010. 8. 19. 10:00

 

하얀 눈이 내리는 호숫가 카페에서 와인의 맛과 향기에 취하고 싶은 계절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분위기를 상상으로만 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왜냐하면 알코올에 과민 반응이 있는 집안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와인이 낯설지가 않다. 마시지는 못하지만 요리할 때 쓰기 때문에 내가 와인과 친숙한 이유다.
무엇보다도 내가 와인과 제일 많이 접하는 것은 닭 요리이다. 요리 하기 전에 손질한 닭을 레드 와인에 잠길 정도로 약 40분 정도 숙성을 시킨다. 닭의 안 좋은 냄새도 없애주고 육질을 부드럽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육류 요리나 생선 요리에도 종종 와인을 쓰게 된다. 닭에서와 마찬가지도 재료의 안 좋은 냄새도 없애고 음식 맛을 더 진하게 해주며 독특한 향을 내며 음식 색깔 또한 더 예쁘게 하기 때문에 먹는 이의 오감을 좋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과하면 좋지 않은 것처럼 와인도 너무 많이 넣으면 음식의 고유한 맛을 볼 수 없게 되고, 필요 없는 물도 많이 생기게 되어 차라리 넣지 않는 것만 못하다.

일반적으로 생선 요리에는 화이트 와인의 신 맛이 생선의 맛과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잘 어울리게 되고, 붉은 육류 요리에는 레드 와인의 탄닌 성분이 육류의 기름기와 짙은 맛을 잘 조화시켜 주기 때문에 잘 어울린다고 알려져 있다.
식사 중 와인을 마실 때는 고기를 씹으면서 적당량의 와인을 마시는 것이 보통이다. 씹던 것을 삼키고 나서 와인을 마시는 것이 안 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요리와 와인이 서로 어울려 더 이상적인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요리와 와인은 균형을 잘 이루어야 한다. 여러 가지 재료로 조리하는 복합적인 음식에는 잘 숙성된 견고하고 깊은 맛의 와인이 어우러지는 것이 좋다. 이에 비해 가볍고 부드러운 요리에는 향이 너무 강한 와인보다는 순수하고 가벼우며 신선한 와인과 함께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오랜 세월 동안 여러 사람들의 입맛에 의해서 결정된 것일 뿐이지 규칙은 아니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와인 또한 먹는 이의 입맛에 따라 그리고 때와 장소, 분위기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예컨대 자기 자신이 가장 맛있다고 느끼는 와인이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와인인 것이다.
- 생선이 들어간 전채 요리: 약간의 발포성이 있는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
- 오믈렛 또는 튀김 요리: 숙성이 잘 된 로제 와인
- 해산물 파스타: 약간의 단맛이나 드라이한 부드러운 화이트 와인
- 송아지고기 요리: 가볍고 신선한 레드 와인
- 돼지고기 요리: 2년 정도 숙성시킨 레드 와인
- 구운 붉은 살 고기 요리: 2~5년 정도 숙성시킨 풍부한 맛의 레드 와인
글 : 가톨릭의과대학 성모자애병원 비뇨기과 서홍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