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숨 쉴 수 없는 고통/만성폐쇄성 폐질환

어울령 2010. 8. 16. 07:13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기침, 가래, 호흡 곤란 등의 이유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치료를 통해 나을 수 있는 병이지만 간혹 무서운 질병을 발견하기도 한다. 만성폐쇄성질환 환자의 경우에도 대부분 가벼운 감기 정도로만 생각했다가 동일 질병의 진단받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이란 담배, 대기오염 또는 독성 흡입 물질에 의해 기도에 염증이 지속되어 기도가 좁아지면서 서서히 비가역적인 기도폐쇄가 일어나는 질환을 말한다. 만성기관지염과 폐기종이 이에 속하는데, 만성기관지염은 2년 이상 1년에 3개월 이상 기침, 객담이 지속적으로 배출되는 상태를 말하며 폐기종은 만성염증으로 인한 폐포벽의 파괴로 원활한 산소공급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로 정의한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지난 2001∼2002년에 걸쳐 18세 이상의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 45세 이상 성인의 17.2%가 만성폐쇄성폐질환환자일 정도로 이 질병은 유병률이 매우 높다. 뿐만 아니라 2020년에는 사회적인 질병 부담비가 전체 질병 중에서 5번째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을 하고 있어 이 질병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또한, 2007년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사망 원인 7위로 나타날 정도로 비교적 흔한 질환이면서 암은 아니지만 위험한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초기 증상은 만성적인 기침이며, 처음에는 간헐적으로 발생하나 점점 지속적으로 변하여 심하면 수면 중에도 기침이 계속된다. 객담은 끈끈하며 양이 적고 아침에 기침과 함께 배출된다. 그런데 많은 경우 초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때가 많아 주의를 가져야할 질병이다. 만성폐쇄성질환을 진단 받은 많은 사람들이 호흡 곤란을 주소로 병원을 찾게 된다. 심할 경우 보조 호흡근을 사용하면서 숨을 몰아쉬고 입술과 손끝이 파래지는 청색증이 나타난다. 이 같은 호흡기 증상이외에도 폐동맥고혈압, 부정맥과 급성 호흡부전 등으로 사망할 수 있으며 대부분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기 때문에 노인 환자들에게 있어 우울증 · 불면증과 같은 정신과적 문제를 동반하기도 한다.
만성폐쇄성질환의 경우 비흡연자에서는 비교적 드물게 발생하며, 대부분 20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 그러나 모든 흡연자에게서 이 질환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개개인의 유전적인 요소도 어느 정도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담배 이외에도 작업장 분진, 각종 유해가스 및 실내 공기오염도 만성폐쇄성폐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간혹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천식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천식의 경우가 꽃가루나 외부 자극물질에 대한 가역적인 과민반응이라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은 기도와 폐실질, 혈관계의 자체 손상에 의한 만성염증반응으로 대부분 비가역적이라는 점에서 명백히 다른 질환이다. 천식이려니 생각하고 지내다가 병이 악화된 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40세 이상이며 흡연력이 있고 지속적인 만성기침 · 가래 · 호흡 곤란 증상이 있을 경우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 상담을 받아야 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치료 및 예방을 위해서는 담배를 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금연을 할 경우 폐기능 감소 속도를 늦출 수 있고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기관지 확장제나 스테로이드 등 약물요법이 있으나 이는 증상 악화의 빈도와 중증 정도를 감소시켜 건강 상태를 개선시키고 운동 지구력을 향상시킬 뿐 폐기능의 감소 자체를 완화시키지는 못한다. 현재로선 예방약제가 따로 없기 때문에 40세 이상의 흡연력이 있는 경우 금연과 함께 증상이 없어도 1년에 한 번은 폐기능 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에게 있어 호흡기 감염에 의한 급성 악화는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노인, 중증의 동반질환, 부정맥이 있을 경우 사망의 위험성이 커지므로 입원치료를 하도록 하고 독감예방백신을 접종하고 폐렴구균에 대한 예방접종도 5년에 한번 씩 시행해야한다.

한 번 손상된 폐는 원상대로 회복시키기 어렵다. 그러나 장기적인 호흡재활 치료 및 산소요법, 매일 적어도 5분 이상의 꾸준한 운동은 생존율을 높일 수 있고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