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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서는 무언가를 하면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이어폰을 꽂고 운동을 하기도 하고, 라디오를 들으면서 운전을 하기도 하고, 공부를 하면서 음악을 듣는 사람을 보기도 합니다. 이럴 때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까요? 대부분은 들려오는 소리보다 자신이 보고 있는 것들에 집중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요.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음악이 나오거나, 관심 있는 대화내용이 들리면 비로소 "나(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하지만 만약 "나"를 기울여도 아무런 소리를 들을 수 없다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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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들의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의 일차적인 역할을 합니다. 바로 "언어소통" 이랍니다. 외국어를 공부하면서 가장 먼저 필요한 부분이 외국인이 말하는 내용을 알아듣는 것이지만, 내용을 알아듣기 위해선 우선 들려야 합니다. 사람들이 대화를 하고, 뒤에서 달려오는 자동차를 피하는 것은 모두 "내"가 소리를 제대로 전달해 줘야만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면 소리는 어떻게 전달될까요? 사람의 얼굴 양쪽에 커다랗게 매달린 귓바퀴는 이개라고 불리며 소리를 수집하는 레이더의 역할을 합니다. 서로 반대쪽에 위치함으로써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알게 해주죠. 사람들이 돌아보지 않고도 뒤에서 오는 자동차를 피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여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귓바퀴에서 모아져 귓구멍으로 들어온 소리는 외이도라는 좁고 긴 관을 통과하게 됩니다. 외이도는 자체가 공명현상이 일어나는 공간 역할을 합니다. 지나치게 큰 압력에 의해 고막이 손상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S자형의 완만한 곡선 모양이고 중간부위에 좁아지는 부위가 있어 이물이 내부로 쉽게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방어 기능이 있지요. 또한 귀지를 생성하는데, 귀지는 지방성분이 많기 때문에 물기가 스며들지 못하게 하고 약산성이기 때문에 병원균들이 잘 증식할 수 없으며 항균성을 지니고 있어 방어역할을 합니다. 사람들은 이를 잘 모르고 귀지를 마구 긁어내기도 하는데, 한번 습관이 돼서 방어체계가 파괴되면 쉽게 고치기 어렵기 때문에 면봉을 자주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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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이도를 통과한 소리는 안쪽 끝에 위치한 고막을 진동시켜 고막 안쪽의 중이로 들어가게 됩니다. 중이는 공기로 채워진 육면체 공간이며 이소골과 이관이 위치해 있습니다. 고막을 포함한 중이 공간은 전달된 소리 에너지가 좀 더 효율적으로 내이로 전달되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고막의 진동은 안쪽에 위치한 이소골 이라는 우리 몸에서 가장 작은 뼈들로 전해지게 되는데, 이소골은 망치골, 모루골, 등자골의 세 개의 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변의 인대 및 근육과 함께 너무 큰 소리는 막아주고 작은 소리는 크게 증폭시켜서 소리를 내이로 전해주는 중계 역할을 합니다. 중이염이라는 것은 고막을 포함한 중이 공간의 염증으로 인해 소리의 전달 체계에 이상이 생긴 것을 말합니다. 이관은 고막을 경계로 한 양쪽 공간의 공기 압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며 삼키는 운동이나 하품을 할 때 열려서 중이의 압력을 바깥과 같아지게 합니다. 비행기를 타거나 높은 산에 올라갔을 때 느끼는 감각, 즉 귀가 멍한 것은 외부의 대기압과 중이의 기압에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지요.
내이는 아주 복잡한 구조와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로라고도 하며 크게 달팽이관, 세 개의 반규관, 전정의 3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달팽이관은 가지런히 배열된 유모세포들이 중이에서 전달된 소리를 받아들이는 기능을 하는데, 소리의 높이에 따라 반응하는 위치가 달라 바깥쪽일수록 높은음, 안쪽일수록 낮은 음에 의해 수천 개의 작은 유모세포들이 움직이게 되고, 이에 의해 발생되는 전기 신호가 청각신경섬유에 의해 대뇌의 청각피질로 전달되어 비로소 소리의 내용을 판단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들 유모세포가 손상을 입거나 파괴되면 전기 신호가 발생되지 않으며, 최근에 급증하고 있는 감각신경성 난청의 중요한 원인이 됩니다. 사람들이 음악을 너무 크게 오랫동안 듣는다든지, 시끄러운 기계소리를 아무 생각 없이 참고 지낸다면 중요한 유모세포들이 점점 손상을 받게 되고, 손상된 세포는 되살릴 수 없기 때문에 "나"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아끼고 보호해 줘야만 하는 것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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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역할은 소리만 전달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내이에는 달팽이관 외에도 3개의 반규관과 전정이 있지요. 이들은 머리의 회전이나 움직임을 감지하여 전정신경을 통해 대뇌로 신호를 보냅니다. 이들을 전정기관이라 하며, 한쪽이나 양쪽 전정기관에 문제가 생길 때 사람들은 심한 어지럼증을 느끼게 됩니다. 사실 어지럼증의 수많은 원인들 중 전정기관의 이상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이제 나의 이야기는 끝나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평소에 “나”의 중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지만, “내”가 문제를 일으켰을 때 사람들은 평소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에 비해 훨씬 힘든 시련을 겪게 됩니다. 특히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아프다면(유아기나 소아기의 난청은) 말을 배우는 시기에 언어와 지능발달을 방해하고 정상적인 학습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어느 시기보다도 많은 관심을 가져줘야 합니다. 아 참. 그거 알고 있나요? 베토벤도 좀 더 어렸을 때 소리를 잃었다면 그와 같은 명곡들을 남기지 못했을 것이라는 사실!! 이제 ‘내’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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