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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36.5도의 항온동물이라고 배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가 보다. 환자들이 진료실에 들어서 상담을 시작하면 꼭 빼먹지 않고 필자에게 알려주는 것이 있다. ‘저는 몸이 더운 편입니다.’ 혹은 ‘저는 몸이 찬 편입니다. 한여름에도 발이 시려요’ 이렇게 말한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사람은 항온동물이다.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면서 살아간다. 사람은 36.5도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에너지를 생산한다. 에너지 생산이 멈추는 날은 사람이 그 생을 다하는 날이다. 에너지는 주로 근육과 간에서 생성이 된다. 이렇게 생산된 열은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배포되고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게 된다. 보일러에서 생산된 뜨거운 열이 물을 덥히고 보일러 관을 통해 방을 덥히는 것과 같다. 보일러 관이 잘 매설된 곳은 뜨끈뜨끈하지만 보일러관이 없거나 깊게 매설되어 있거나 원래 보일러 물이 차갑다면 방은 더워지지 않는다. 이와 같이 가열된 혈액이 전신을 돌아다니면서 몸을 덥히게 된다. 혈액이 충분히 잘 도는 곳은 따뜻하다. 우리가 감기에 걸려 열이 나게 될 때를 생각해보자. 심장의 박동은 증가하고 입은 마르고 온 몸은 불덩이가 된다. 면역의 작용에 의해 체온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 때 온몸은 붉게 변한다. 혈액이 체표로 마구 흐르기 때문이다. 혈액이 흐르는 곳은 색깔이 붉게 변한다. 입술이 붉고, 눈이 충혈되면 혈관이 보이면서 붉게 변한다. 몽둥이에 맞은 엉덩이에도 붉은 줄이 생긴다. 손상된 엉덩이 살을 치료하기 위해 혈액이 모인 탓이다. 이때도 상처 난 부위는 후끈후끈 열이 난다. 혈액이 많이 흐르는 곳은 열이 나고 혈액이 적게 흐르는 곳은 차가워진다는 것이다. 많은 에너지가 혈액을 타고 전신을 돌고 있으므로 몸이 더워지고 추위를 모르게 된다. 얼굴은 붉은 빛이 많이 돌고 손발은 따뜻하고 땀도 많이 흘린다. 몸이 차다는 것은 에너지 생산량이 적다는 것을 말한다. 몸을 지탱하는 에너지의 양이 적고 혈액은 느리게 이동하고 체온은 약간 떨어진다. 얼굴은 창백한 빛을 띠고 손발은 차고 추위를 유난히 탄다. 선풍기 바람조차 싫어한다. ‘몸의 위쪽(가슴 위쪽)은 덥고, 아래쪽은 차갑다’, 몸의 바깥쪽은 덥고 속은 차다’, ‘몸은 차가운데 손발은 후끈 거린다’ 와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것은 자율신경의 이상에서 유래한다. 주로 긴장이나 스트레스에 의해 교감신경이 과항진됨으로써 심장의 박동이 증가하고 두면상지(머리와 뇌 감각기 근육 땀샘)의 혈액순환량이 늘어남으로써 발생한다. 머리쪽으로 혈액의 흐름이 늘어나니 몸의 상부에서만 열이 후끈 거리는 것이다. 대신 부교감신경의 영역인 내장기는 혈액의 순환량이 적어져 위장병이나 장염이 증가한다. 관절에는 혈관이 없기 때문이다. 관절은 체중을 지탱하고 힘을 쓸때 지렛대 역할을 하는 곳으로 많은 힘이 걸리고 손상이 쉬운 곳이다. 그래서 통증을 유발하는 혈관의 형성을 막고 있다. 창조주의 완벽한 설계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또 이 관절의 항맥관인자(혈관형성을 막아주는 물질)은 암치료에도 응용된다. 암은 혈관이 과형성되는 탓이다. 다시 주제로 돌아가자. 이렇게 관절에는 혈관이 없기 때문에 온도의 영향을 쉽게 받는다. 그래서 추위가 엄습해 오면 가장 먼저 시리고 아파오는 곳이 바로 관절이다. 혈액의 순환이 나빠지면 제일먼저 손과 발의 작은 관절들이 뻣뻣해진다. 스트레스와 긴장에 의하거나 화가 났을 때와 같은 ‘교감신경 항진’때 가장 많이 나타나고 여성의 호르몬 이상이나 갱년기 증후군에서도 흔하게 나타난다. 심장에서 가장 먼곳인 손과 발의 온도가 제일 먼저 떨어져 발생한다. 기온이 조금이라도 내려가면 체온을 유지해줄 뜨거운 혈액의 부족으로 손과 발부터 시려오는 것이다. 말초혈관이 약해져 그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손발의 말초혈관이 없어져 혈액순환이 약해지고, 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면 통증과 부종이 발생하면 심하면 괴사로 살이 썩어 들어가기도 하는데 이를 '레이노이드 증후군'이라고 한다. 손과 발의 말초혈관은 스트레스나 긴장에 의한 자율신경의 실조에 의해서도 흔히 나타나다. 이것은 손과 발에 동맥궁이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다. 심장에서 나온 동맥이 어깨에서 손가락까지 내려오는 동안 동맥혈관은 상지의 깊은 곳을 즉, 뼈와 가까이 붙어 내려온다. 하지만 손목을 지나면서 동맥혈관은 여러갈래로 가지를 치면서 거미줄처럼 퍼지게 된다. 그래서 에너지 생산량이 과잉되거나 혹은 ‘교감신경의 과항진’ 상태에서 심장박동이 증가하면 손과 발에서 이상 발열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치료는 자율신경실조증에 준해서 치료를 하면 된다. ‘땀’은 왜 나는 것일까? 땀의 임무는 딱 한가지이다. 바로 ‘체온조절’이다. 열을 식히기 위해 땀이 난다. 인체는 엄밀히 말해 수냉식 기관인 셈이다. 여름철 기온이 올라가면 체온이 올라가고 이 올라간 체온을 식히기 위해 땀이 난다. 열심히 운동을 하면 심장의 박동이 증가하고 몸에 열이나고 이 열을 식히기 위해 땀이 난다. 이렇게 열이 나면 땀이 나야 하는데 이 기능이 고장나면 병이 된다. 감기에 걸려 열이 펄펄 나는 데도 불구하고 땀이 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물론 이 경우는 열이 남으로서 바이러스에 저항하는 면역의 정상적인 기능이긴 하다. 여기서는 땀에 대해서만 설명해본다) 열을 식히기 위해 해열제를 투여하거나 인체의 면역세포가 싸움에서 승리하면 열을 식히기위해 땀이 난다. 땀은 체온을 내리기위한 수단인 것이다. 교감신경이 과항진되면 땀샘을 자극해 땀이 많아진다. 물론 이때에도 혈액의 흐름과 관련성을 가진다. 화가나거나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얼굴이 붉어락 푸르락 할 때 땀이 난다. ‘나는 머리에서만 땀이 나요’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교감신경항진에 의해 두면부의 혈액순환량이 늘어났음을 말한다. 혈액순환량이 늘어나 열이 생기고 이 열을 식히기 위해 땀이 나는 것이다. 다한증의 경우도 대개는 교감신경의 이상항진이 원인이다. 손발의 땀도 마찬가지인다. 교감신경의 항진에 의해 심장박동이 증가하고 체포로 동맥이 가깝게 형성된 손바닥과 발바닥에 열이나고 땀샘이 자극되면 땀이 증가한다. 이 때 주의할 것은 손발이 땀이 나면서 차가워진다는 것이다. 땀이 나면 당연히 열을 식혀버리게 되어 손발이 차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그 원인은 혈액의 과잉공급에 의한 발열이 숨어있음을 잊어서는 않된다. 더운 체질과 찬 체질속에 이렇게 많은 비밀이 숨어있다. 또, 자율신경은 혈액의 순환경로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자율신경의 이상이 관여되면 질병의 양상이 복잡해짐을 알 수 있다. 꾸준한 운동만큼 혈관을 튼튼히하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방법은 없다. 두번째는 따듯한 목욕이다. 반신욕이나 온천욕을 지속적으로 함으로서 말초혈관의 수축을 방지하고 전신에 혈액이 골고루 돌게 할 수 있다. 세번째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의 복용이다. 생강차나 인삼차 대추차 유자차 등이 이에 속한다. 반대로 몸을 차게 하는 아이스크림이나 냉음료는 삼가는 것이 좋다. 네번째는 웃음과 사랑이다. 마음이 편하고 기분이 좋으면 교감신경이 차단되고 부교감신경이 튼튼해진다. 이때 혈관이 튼튼해지고 순환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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