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문제가 전부 가족 구성원 자신의 문제 때문에 생겨나는 것만은 아니다. 개개인의 타고난 기질, 사회적 환경 등 개인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상황들도 가족에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족 관계의 문제를 수치스럽게 여기고 이를 감추려고만 할 필요는 없다. 가족의 문제는 운명적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가족 안에서의 경험이 자신을
있게 한 힘이 되어주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가족 관계의 문제는 가족 구성원들이 ‘우리 가족은 이러해야 한다’는 가족의 이상적인 모형에만 얽매여 규칙을 강요할 때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가족 구성원은 남편, 부인, 자녀, 부모의 실제 모습을 보지 못하고,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에 도달하지 못한 자신과 다른 가족 구성원을 비난하게 된다. 또한 가족의 이상적 형태에 대한 믿음은 시간이 감에 따라 도전을 받게 된다. 자녀들은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부부간에는 권태기가 찾아온다. 이러한 관계의 변화가 있을 때 가족관계는 고비를 맞게 되는 것이다. 건강한 사람들은 그들이 믿어온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에 집착하지 않고 변화를 받아들이며 이에 슬기롭게 대처한다. 즉 가족 관계 위기의 극복은 오랫동안 가족들이 믿어온 가족의 이상적 모습이 위기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하느냐에 달렸다. |
이런 위기가 닥쳤을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진부한 이야기 일지 모르지만 가족 관계 회복의 답은 가족 구성원간의 믿음과 사랑이다. 여기서 믿음과 사랑이란 가족 구성원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 행동이 사회적 규범 안에 들어 있기만 하다면, 그 선택이 기껍지도 않을뿐더러 인정해 줄 수 없는 일이라
할지라도 그를 믿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가족이 어떤 경우에 처해 있을지라도 경멸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더 따스하게 보듬어 줄 수 있는 믿음과 너그러움이 필요한 것이다. 가족 관계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가족 관계의 변화를 인식하고 대처하여야 하며, 가족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또한 가족은 이러해야 한다는 믿음을 살펴보고 남은 감정들을 삭히지 말고 적당한 시기에 표현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여 다른 가족 구성원에 대한 서운함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가족 구성원으로서가 아니라 나름의 생각과 인격을 가진 개별적 인격체로서 서로 존중하여야 한다.
하나하나의 가족이 모여 사회를 이루고 그 사회가 나라와 민족, 나아가서 이 세계를 이룬다는 것은 굳이 다시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기에 가족이란 이 세상 모든 것의 중심이 된다는 사실 또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