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하이힐과 발 건강

어울령 2010. 7. 5. 07:51

 

하이힐과 발 건강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이힐은 발 건강을 위해 신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보다 멋있게 보이고 싶어하는 여성들에게 하이힐의 유혹은 쉽게 물리치기 어려운 듯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이힐을 신고도 건강을 지킬 수 있을까요? 그 해답을 <이달의 건강 포인트>에서 알려드립니다.

16세기 초 유럽의 남성 귀족들은 키가 커 보이고 위엄을 갖추기 위해 굽 높은 신발을 신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문에 르네상스 시대에는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굽 높은 신발을 더 많이 신어서 발 건강의 문제가 많았다는 학문적 보고들이 있습니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하이힐에서 킬힐까지

최초의 하이힐은 이처럼 여성보다 남성이 먼저 신었었습니다. 이런 하이힐이 이탈이아의 카트린느 드 메디치(Catherine de medici)에 의해서 프랑스에 전파됩니다. 그녀는 1533년 프랑스 황제 앙리 2세(Henry II)와 결혼하면서 포크의 사용, 향수의 제조, 마카롱과 같은 과자 등 여러 문화들을 프랑스에 전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하이힐입니다. 이후에 차츰 여성들이 신게 되었으며, 요즘과 같이 여성 패션의 일부가 된 시기는 1800년대 후반부터입니다. 이처럼 하이힐은 신는 이의 신분과 지위를 나타내었고 이후 패션과 함께 시대상을 반영해 왔습니다.

이처럼 역사 속의 하이힐은 남성에게서 여성에게로 그 주권을 넘겨줍니다. 그리하여 주로 모임이나 파티에서 매력을 강조하기 위하여 신었던 하이힐이 이제는 일상 속으로 파고들었죠. 이제 하이힐은 나이와 무관하게 여성의 열정을 표현하는 주된 쇼핑의 대상이 된지 오래이입니다.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서 하이힐은 더 높이 더 뾰족하게 변하여 킬힐(kill heel)로까지 변합니다. 서양 기준에 의하면 6cm(2.5 inch) 이하는 “low heel”이라고 하며, 8.5cm(3.5 inch) 이상은 “high heel”로, 그 사이는 “mid heel”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더욱 크고 날씨해보이려는 욕구는 마침내 굽 높이가 10cm 이상의 하이힐을 탄생하게 만듭니다. 이처럼 까치발을 해야 신을 수 있는 극단적인 높이의 하이힐을 사람들은 죽음의 힐이라 하여 킬힐(kill heel)이라고 부릅니다.

하이힐이 발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하이힐을 신습니다. 젊은 여성들은 하이힐로 인한 통증이 견딜 만하다면 괜찮다는 생각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그러고는 중년이 넘어서는 신지 말아야지 다짐을 합니다. 그러나 젊은 시기에 시작된 발의 변형이 중년 이후에 지속이 되어 증상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하이힐로 야기된 발이나 신체의 변형과 질환은 거의 수술에 의하지 않고는 치료될 수 없는 심각한 상태를 유발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름다움에는 그만큼의 비용이 따르는 법입니다.

하이힐을 신고 걸으면 보폭이 짧아지고 걸음이 불안정하게 됩니다. 또한, 정상적으로 체중이 실리는 부위가 아닌 곳에 체중이 실리게 되어, 발의 통증과 기형을 유발합니다. 발뿐만 아니라 무릎과 허리에 나쁜 영향을 줍니다. 그러므로 굽이 높고 볼이 좁은 하이힐은 자연적인 발의 기능에 나쁜 영향을 주는 중요한 문제임은 분명합니다.

하이힐을 신을 때 발에 나타나는 증상

  • 1) 굳은 살 : 발바닥과 발등 쪽에 피부가 두꺼워지는 굳은 못이 발생됩니다. 많은 경우 여성 본인이 굳은 살을 깎아내거나 로션을 바르고, 심지어는 피부과에서 레이저로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본적 원인인 압력을 감소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즉 신발의 재질이 부드러운 것으로 선택하고 발바닥의 굳은 살의 경우는 신발에 패드를 대어 압력을 회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2) 발톱 문제 : 하이힐은 신발의 볼이 좁아 발가락들이 좁은 공간에 서로 눌리게 됩니다. 특히, 엄지발가락의 경우 신발 내측에 눌리게 되어 발톱이 두꺼워지고 염증이 생깁니다. 또한 발톱이 안으로 휘어져서 자라게 되어 살을 파고드는 내향성 발톱을 만들기도 합니다.
  • 3) 무지 외반증 : 엄지발가락이 한쪽으로 밀려 발가락 기형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런 기형을 무지외반증이라고 합니다. 일단 무지외반증이 시작되면 하이힐이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심해진다면 절골술 등의 수술적 치료를 않고서는 회복이 불가능합니다.
  • 4) 아킬레스건 단축 : 계속적으로 하이힐만 신을 경우 뒤꿈치가 항상 높아져 있으므로 아킬레스건이 수축되고 탄력성이 없어지므로 만성 종아리 통증의 원인이 됩니다. 또한 이 상태로 갑작스럽게 운동을 할 경우 아킬레스건이 파열되기도 합니다.
  • 5) 지간 신경종 : 발가락 사이의 신경이 눌리게 되어 발생하며 발의 이상 감각과 통증을 유발합니다.
  • 6) 발목 염좌 : 발목이 아래로 향하게 되면서 족저굴곡 상태가 됩니다. 이 상태의 걸음걸이는 불안정하므로 겹질리기 쉬우며, 이는 발목 외측의 인대 파열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 7) 몸 전체에 미치는 영향 : 하이힐은 발의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이동을 하여 한 곳으로 집중되므로 몸 전체의 균형에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허리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허리를 과도하게 뒤로 젖히게 되어 요추부에 전만증을 유발하며 이는 디스크 증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무릎에 약 25% 정도의 하중을 증가시킴으로써 관절염이 노년에 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 때 중요한 점은, 관절염이 오기 전까지는 증상이 별로 없으나 이미 시작되면 관절염의 진행을 늦추기는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건강하게 하이힐을 신는 법, 그리고 신발 고르는 요령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하이힐은 신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러나 아름다움을 포기할 수 없다면 일주일에 이틀을 넘지 않는 선에서 신어야 한다는 사실을 꼭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많은 여성들이 통굽과 같이 굽이 넓은 구두는 심리적으로는 안정감을 주므로 비교적 오랜 시간동안 신는 경향이 있으나, 실제로는 굽이 좁은 구두(stiletto)와 비교하여 그리 차이가 없다는 사실도 알아야겠습니다.

꼭 하이힐을 신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는 굽의 높이는 가능한 5센티미터를 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적당한 높이는 3센티미터 정도입니다. 하이힐을 신을 때는 굽이 높고 낮은 신발을 교대로 신는 것이 좋습니다. 출퇴근 시에 하이힐을 신더라도 회사 내에서는 굽이 낮은 신발로 갈아 신는 것이 좋습니다.

저녁에는 가벼운 물건을 발가락으로 집어 오리거나 발가락을 오므렸다 펴기와 같은 운동을 꾸준히 하고, 족욕 등 따뜻한 물에서 발바닥이나 종아리를 마사지 하여 근육의 피로를 푸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신발을 고를 때는 볼이 좁은 신발보다는 넓은 신발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모양 때문에 볼이 좁은 신발을 고르더라도 신발 끝과 발가락 끝이 서로 닿지 않고 손가락 하나 두께 정도의 여유가 있는 것이 좋으며, 뒤꿈치 부분의 쿠션이 부드러운 신발을 고르는 것도

발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발등의 재질 또한 부드러운 것이 발에 가해지는 자극을 줄일 수 있습니다. 신발을 살 때는 가능한 많이 걷고 난 후인 오후에 발이 붓고 불편할 때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신발을 살 때 하이힐을 신어보니 좀 불편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된다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결국에는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젊은 여성들에게 아름다움을 포기하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더욱 더 아름답고 특별한 때를 위하여 하이힐을 아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글 : 가톨릭의과대학 성모병원
정형외과 정진화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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