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견딜 수 없는 잠의 유혹

어울령 2010. 7. 2. 08:55

 

 

견딜 수 없는 잠의 유혹, 기면병

잠 보다 더 좋은 보약은 없습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우리 몸은 잠을 통해 가장 많은 휴식을 취합니다. 그러나 때때로 잠이 우리를 공격하기도 합니다. 자도 자도 끝없이 졸음이 밀려온다면 기면병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잠에 대한 건강하고 재미난 정보를 콕 짚어보았습니다.

어느 날 사내 하나가 잠에서 깨어나 꿈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꽃밭 사이를 훨훨 날던 꿈이 너무도 생생해서 사내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아, 나비인 내가 사람의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사람인 내가 나비의 꿈을 꾸었던 것인가?” 잠은 이처럼 사람들을 상상 속으로 이끌어줍니다. 때로는 현실에서 가지 못하는 길을 꿈을 통해서 걷기도 하고 때로는 평소에 소망했던 일도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무더위로 몸은 지쳐가고 그만큼 스트레스는 늘어만 갑니다. 그래도 간밤에 멋진 꿈이라도 꾸고 난 아침에는 ‘잘 잤다’라는 인사말로 하루를 가뿐하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를 꿈 속으로 안내하는 고마운 잠, 잠이 바로 보약인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자도 자도 졸리울 때가 있습니다. 졸립기만 하면 괜찮은데 그만 아무 곳에서나 잠들어 꿈과 현실을 혼동하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을 흔히 기면병(Narcolepsy)이라고 부릅니다.

기면병의 무서운 증상들                    

기면병은 아주 끔직하고 무서운 병 가운데 하나입니다. 잠들었다가 깰 때마다 온몸의 근육이 모두 굳어지는 고통을 생각하면 어떨까요? 기면병은 만성적인 수면 질환입니다. 야간에 충분한 수면을 취했음에도 주간에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잠이 쏟아집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단기간 낮에 심하게 졸음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면병 환자들은 이보다 훨씬 심한 몇 가지 증상을 보입니다.

첫 번째는 수면 발작입니다. 기면병 환자들은 걷는 중이나 식사 중 혹은 매우 중요한 시험을 보는 중이라든가 하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잠이 들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탈력발작입니다. 탈력발작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의 여러 부위의 근육에서 힘이 갑자기 빠지는 증상을 말합니다. 흔히 웃음이나 분노 등 감정변화에 의해 유발되는 이 증상은 심할 경우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온몸 근육을 마비시키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렘(REM) 수면의 이상입니다. 렘이란 수면 중 꿈을 꾸는 단계를 말합니다. 보통 사람들에서는 잠든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한 후에 꿈을 꿉니다. 그러나 기면병 환자들은 거의 얕은 잠이 들자마자 꿈을 꾸게 되어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 자신이 잠든 상황들을 환각처럼 경험하게 됩니다.

기면병을 이기는 지혜

기면병 환자는 우리나라에 약 2만-6만명 정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기면병은 대부분 청소년기에(늦어도 30세 이전에) 처음 증상이 나타납니다. 많은 영화나 소설에서 기면병을 환상적인 병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무 곳에서 잠들어버리는 병, 그런 병은 사람들의 동정을 유발하여 새로운 사전의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이처럼 영화 속 기면병은 그 무서움 보다는 단순한 소재 정도로 등장하곤 합니다. 그러나 운전 중 갑자기 수면발작이 나타났다면 어떨까요? 이는 매우 커다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무서운 상황을 만들 것입니다. 따라서 기면증이 의심된다면 미리 예방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유전적 원인과 뇌신경전달물질의 부족 등을 그 원인으로 두고 있기는 하지만 기면병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기면병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하여 낮에 졸림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원인들이 없는지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확한 증상을 평가하기 위하여 수면다원검사 등을 받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기면병의 치료에 관해서는 아직 완치될 수 있다고 이야

기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의학의 발달로 인해 완치에 가까운 기면병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습니다.

잠이 보약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좋다고 해서 무조건 많이 자는 것이 최고는 아닙니다. 때로는 넘쳐서 탈인 것이 많은데 잠도 그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많이 자는 것보다 잘 자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면병을 예방하고 달콤하고 좋은 잠을 만들기 위해서는 낮에 15분 정도 일정한 간격으로 낮잠을 자는 것이 좋습니다. 이처럼 일정하게 낮잠을 잘 경우 기면병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 : 가톨릭의과대학 대전성모병원
정신과 우영섭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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