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 우리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날이 있는 2월입니다. 아이들은 까치까치 설날을 부르며 행복해합니다. 그런데 왜 까치 설날은 어저께일까요? 몇몇 가지 설이 있지만 저는 이 이야기에 한 표를 던져주고 싶습니다. 까치는 예로부터 우리민족에게 길조로 여겨졌습니다. 복을 가져다주던 새였지요. 그래서 까치에게 미리 설날을 내어주어 나쁜 기운을 가져가고 복을 가져다주라는 의미에서 까치 설날이라는 표현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런데 복 가운데 가장 큰 복은 아무래도 건강하다는 복이겠죠?
우리민족의 세시 풍속 가운데 정월에 행해지는 것들은 우리 조상들이 건강을 얼마나 중시했는지를 입증해줍니다. 설날에는 어른들께 세배를 드립니다. 손님에게는 떡국을 대접하는데 떡국에 들어 있는 고기는 가난한 시절 흔치 않던 영양분을 제공했습니다. 그런 것들을 나눠먹으며 ‘덕담’을 나누는데 그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웃어른의 만수무강과 아랫사람의 건강과 재복을 빌어주는 것이었습니다.
젊은 아낙들은 이날 ‘널뛰기’를 하는데 이는 겨울철 움츠려들기 쉬운 우리 신체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보름이 되면 논두렁에 쥐불을 놓는 ‘쥐불놀이’를 하는데 이는 병충해를 예방하는 것과 더불어 우리의 몸을 자연스럽게 운동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보름에 마시는 술이 귀밝이술인 것은 뇌를 비롯한 머리를 맑게 해주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또한 ‘부럼’을 깨며 피부가 건강하기를 소원하기도 하는데, 견과류 성분은 실제로 우리 피부 건강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밝고 둥근 보름달을 바라보며 풍년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바람도 건강한 먹을거리를 풍족히 얻어 기운 잃지 않고 건강하게 오랫동안 살고 싶은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늘 건강을 소망해왔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연초의 다짐을 잊고 다시 흐트러진 생활을 하게 됩니다. 이들은 건강을 위한 습관 보다는 다른 무엇엔가 의지하고 싶어만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장수식품이니 건강의 묘약이니 하는 것들이죠. 그러나 건강이라는 것이 그렇게 인위적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규칙적으로 절제 하며 생활하는 습관에서 얻어지는 것임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것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또 우리의 현실이죠.
1973년에 미국의 의학자인 브레슬로(Breslow)와 벨록(Belloc)은 많은 사람들의 생활 습관과 건강에 관해 연구했습니다. 이 연구는 우리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인 건강을 유지하려면 몇 가지 건강습관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는데, 45세의 남자들에게서 바람직한 생활습관 6~7가지를 지키면 3가지 이하로 지키는 경우보다 평균 여명이 무려 11년이 늘어나고, 5가지를 지키는 경우보다는 5년이 늘어난다는 실증적인 데이터까지 보여주어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20세기 들어 비약적으로 발전한 제약과 의학기술은 인간의 수명을 겨우 4년 정도 연장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평소의 생활 습관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들이 주장하는 소위 바람직한 건강습관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평범하다는 것인데 바로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도록 한다.
최소한 하루 7~8시간의 숙면을 취해야 합니다. 침실에서는 수면만을 취하도록 합니다. 자리에 누워서 다른 일을 계속 한다거나 TV를 시청하거나 하는 일은 절대로 피해야 하며 오로지 숙면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이완방법(의사가 처방한 약물, 호흡조절법, 긴장이완법 등)과 가벼운 목욕 등을 취침 전에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도록 한다.
절대로 아침을 거르면 안 됩니다. 흔히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아침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체중조절을 이유로 아예 거르는 경향이 있지만 규칙적이고 정상적인 아침식사가 장수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식사습관을 갖도록 한다.
규칙적인 식사습관은 인체의 대사기능과 소화기능을 가장 효율적으로 유지시켜 줍니다. 끼니 중간에도 허기를 느낄 때는 과일이나 채소를 먹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과일과 채소의 섭취량이 증가하면 암 발생률이 5~12% 감소할 수 있습니다. 과일은 폐암, 방광암,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식도암, 위암, 대장암, 직장암 등의 발생 위험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습니다. 채소는 식도암, 유방암, 폐암, 위암, 대장암, 직장암의 위험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다.
운동이 건강유지의 첩경이 된다는 것은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루에 20~30분씩 1주일에 3~5회 정도의 가벼운 운동으로도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의 권고안에 의하면 거의 매일 30분 이상의 규칙적인 운동은 대장암, 유방암 뿐 아니라 심혈관계질환과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당장 시작하도록 합시다.
정상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비만은 만병의 근원입니다. 장수의 비결은 다름 아닌 정상체중의 유지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상체중이란 체질량지수를 기준으로 18.5~23.0 사이를 말합니다.
※ WHO 비만 구분 기준(아시아-태평양 지역)
※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 몸무게(Kg)/[신장(m)]2
※ 저체중: BMI <18.5, 정상체중: 18.5-22.99, 과체중: 23.0-24.99, 비만: ≥25
과도한 칼로리의 섭취는 체중 증가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비정상적 체중의 증가는 비만으로 연계되어 다양한 만성질환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며 암 발생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대장암, 유방암, 자궁내막암, 신장암, 식도암 등 주요암 발생의 25~30%는 비만과 신체활동량 부족에 기인합니다.
음주는 적당히 하거나 전혀 하지 않는다.
술은 하루 두잔 이내로만 마시거나 전혀 마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한잔이란‘표준잔(standard drink)’한잔을 의미하며, 순알코올 함량 12g을 의미합니다.
※ 알코올 함량(gram) 산출 방법: 부피(ml) * 도수(Vol %) * 알코올비중(0.785)
※ 표준잔 2잔(예) : 소주 약 1/2병(150ml), 맥주 약 2캔(680ml), 막걸리 약 1/2통(510ml),
※ 표준잔 2잔(예) : 포도주 약 1/3병(255ml), 위스키 약 1/5병(76ml)
음주와의 연관성이 밝혀져 있는 암은 구순암, 인두암, 후두암, 식도암, 간암이며, 여성에서의 유방암도 음주와 유관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담배가 폐암을 비롯한 여러 암의 원인이 된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후두암, 구강암, 위암, 식도암, 췌장암, 신장암, 방광암, 자궁경부암, 백혈병 등이 흡연과 연관이 있습니다. 암 발생 이외에도 만성 호흡기 질환, 동맥경화증, 위장질환, 심장질환의 원인이 됩니다. 간접흡연 역시 암 발생과 연관되어 있어 실제 비흡연자에서 간접흡연으로 인한 폐암 발생 위험은 20-30% 더 증가된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당장 담배를 끊도록 합시다.
이밖에도 이런 것들을 실천한다.
추가로 지켜야 할 건강 규칙으로 약물 오남용에 주의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합니다. 최근에 우리나라도 마약문제가 주요 관심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히로뽕, 대마초, 마리화나, 아편 등 마약이 인간의 마음과 몸에 미치는 영향은 말할 수 없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단 마약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너무나 쉽게 복용하는 많은 약들이 마약 못지않게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협할 수가 있습니다. 평소 복용하는 진통제 한 알도 꼭 의사의 처방을 받고 복용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정기 건강검진은 개별적으로 건강 위험요인을 고려하여 적합한 검진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자신에게 해당되는 검진 항목을 미리 알아보고 적절한 시간을 이용하여 여유 있게 검진을 받도록 합니다. 국가(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일반건강검진, 암검진, 생애전환기건강진단 등을 이용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입니다. 생애전환기건강진단은 만 40세와 66세에 검진을 받을 수 있는데, 2010년도에는 1970년(40세) 출생과 1944년(66세) 출생자가 해당이 됩니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건강을 유지하는데 무슨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평소 규칙적이고 절제 있는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바로 건강의 지름길인 것입니다. 이는 마치 작은 실천과 생활 방식을 통해 건강을 지켜나갔던 우리 선조들의 모습과도 닮아 있습니다. 웰빙은 큰 것을 실천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지킬 수 있는 작은 것들을 지키고 실천하는 것, 그것이 바로 가장 보람 있고 가장 행복한 웰빙입니다.
'건강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철 피부를 보호하라 (0) | 2010.06.21 |
---|---|
사람을 가장 사람답게 만드는 장기 뼈 (0) | 2010.06.18 |
[스크랩] 새치 공포증? (0) | 2010.06.10 |
아이들의 오복 지켜라 (0) | 2010.06.10 |
아마존의 눈물과 면역력 (0) | 2010.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