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대부중에 다녀온다
그곳에 미샘과의 약속이 있어서
그냥 예전에 제주대학교 자리라 생각했는데
부중과 부고가 떨어져 있었다
그곳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나게 되었다
언니의 후배로 한 때는 교회도 같이 다녔던...
예전에 행복했던 시간들을 얘기하면서
궁금한 사람들의 근황도 물어오고
대답하면서
수줍던 개나리 마냥 예쁘기만 하던 그녀가
오늘은 너무도 달라져 있었다
학생들에게 대하는 말씨는
감히 학생이 샘에게 대답할 수 없는 무게가
그 몸에서 나오는 걸 보곤 깜짝놀라서
학생들을 보내고선 말문을 열었다
항상 가냘푼 여선생님으로만 기억되어 있는데
왜 이리 달라졌냐고............
웃는다
남녀공학을 두루 다니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배여있는 모습이 되었다 한다
세월은 어쩔 수 없나보다
우리의 겉모습도 달라져 있었지만
생각들도 많이 어른이 되어 있었다
예전엔 못보던 모습들이......
종례를 마치고 온 언니선배 미샘과 얘기 나누면서도
나의 시선은 언니후배에게 머문다
사람이 너무 좋아서
마음이 너무 어려서
아픔도 많아서 울고 웃고 했었는데
오늘에 당당한 모습을 보면서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헤어지면서 울 식구들 이름 한 사람 한 사람의 안부를 묻는다
울 딸에게 꼭 주라는 따뜻한 선물을 받아온
맘이 푸근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