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설 이후 소화불량 왜 자주 발생하나

어울령 2011. 2. 6. 07:00

 

 

설 이후 소화불량 왜 자주 발생하나

매일경제 |

날씨가 추운 요즘 정희경 씨(41)는 밥만 먹으면 체한 것 같이 소화가 잘 안 되고 더부룩한 느낌이 든다.

 

특별히 잘못 먹은 음식이 없어 의아했지만 이 증상은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특히 설 연휴기간에 명절음식을 만들면서 전이나 고기와 같은 기름진 음식을 몇 점 집어먹으면서 더부룩한 느낌이 더욱 심해졌다.

↑ 추운 날씨에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먹게 되면 소화불량에 걸리기 쉽다. 소화불량을 예방하려면 식사 중 대화

이처럼 날씨가 추운 겨울철이나 명절 연휴기간에 소화불량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소화불량은 주로 위장 점막 손상, 위액 등 소화효소 분비가 잘 안 될 때 생긴다.

 

위장 운동에 이상이 있을 때도 발생한다.

 

위장 기능은 낮은 기온으로 인해 떨어질 수 있으며 신체 활동량이 너무 부족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설 연휴기간 소화불량은 지방이 많은 음식 때문에 발생한다.

 

튀김이나 전류 등 기름기가 많은 명절 음식은 소화되는 시간이 길고 위식도 역류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과식을 하게 되면 위가 비정상적으로 팽창해 제대로 음식을 분쇄하지 못하면서 소화장애가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소화불량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5년 48만4000명에서 연평균 3.5%씩 증가해 2009년 55만5000명으로 약 7만1000명 늘었다.

 

총 진료비는 2005년 118억6000만원에서 2009년 158억4000만원으로 5년간 연평균 진료비가 7.6%씩 늘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매년 10만명, 1.5배가량 많았다.

 

20세 미만에서는 남녀 차이가 없었지만 20대는 여성이 남성보다 2.2배, 30대는 1.8배, 60대 이상은 1.6배나 여성 환자가 많았다.

민영일 소화기질환전문 비에비스 나무병원 병원장은

 

"소화불량 증세를 느끼면 원인으로 생각되는 음식물과 유발 상황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며

 

"식사를 할 때도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골고루 천천히 먹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나물이나 채소를 더 많이 먹는 것도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식후 바로 눕지 말고 1시간 이내에는 운동을 피하도록 한다.

◆ 소화제 오ㆍ남용 땐 증상 더 악화 설 연휴기간에는 평소보다 지방과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먹게 된다.

 

하지만 신체활동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이는 소화불량을 비롯해 당뇨병이나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신장질환, 간장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열량이 높거나 콜레스테롤 양이 높은 떡, 전, 고기류, 튀김류 등 명절음식을 과식하면 혈당 조절에 실패할 수 있다.

노용균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음식물은 위의 수축작용에 의해 잘게 분쇄되는 과정을 거치는데,

 

과식을 하게 되면 위가 비정상적으로 팽창해 제대로 음식을 분쇄할 수 없게 되어 소화장애가 일어난다"며

 

"기름기가 많은 명절 음식은 소화되는 시간이 길고 위식도 역류를 조장할 수 있어 소화불량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송진영 희명병원 내과 진료부장은 "소화불량은 음식을 절제하면 괜찮아지지만 증상이 나타난 지 2주 후에도 나아지지 않으면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며 "적절한 처방 없이 소화제 등을 오ㆍ남용하면 증상을 악화시키고 진단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기온 떨어져도 소화기능 떨어져 소화불량은 날씨가 추운 겨울철에 잘 발생한다.

 

실제로 소화불량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을 보면 날씨가 가장 추운 12월과 1월에 가장 많다.

 

민영일 나무병원장은 "기온이 낮아지면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떨어지면서 위장 등 기능이 저하된다"며

 

"위장 기능 저하는 소화불량, 식욕감퇴, 위장장애, 변비, 설사 등 증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우리 몸이 음식물을 흡수하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심장에서 출발한 혈액은 식사량에 따라 위에 혈액을 40% 이상 공급한다. 평소에는 위에 공급되는 혈액이 약 20%이며 운동 시에는 3~5%다.

그러나 저체온이 되면 심장 혈류량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소화기능도 떨어진다.

 

이것은 음식물 흡수에 지장을 주고 장기화하면 만성질환이 된다.

만성 소화불량에 걸린 사람은 간단한 식사나 금식 등으로 장 기능을 정상으로 돌려놔야 한다.

 

또한 따뜻한 물을 마셔 위의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위액을 만드는 원재료를 공급해줘야 한다.

추위 그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해 소화를 방해하기도 한다.

 

스트레스는 위를 크게 손상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밥맛이 없어지고 음식에 별로 관심이 없어지는 것이다.

민영일 나무병원장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위나 대장 같은 장기 운동을 조절하는 우리 몸의 자율신경은 온도 변화에 특히 민감하다"며 "겨울에 유독 소화불량 증세가 잦다면 추위와 급격한 온도차를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운동량이 줄어도 소화불량에 한몫 위장운동은 음식 종류나 식사 시간 등과 함께 사람 활동량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식사 뒤에 앉아만 있거나 누워만 있으면 위장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식사 뒤 곧바로 과도한 활동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식사 후에 과도한 운동을 하면 팔다리 근육에 전달되는 혈액 양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위장으로 가는 혈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송진영 희명병원 내과 진료부장은 "소화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식사 뒤 20~30분 정도 쉬고 난 뒤 산책 등 가벼운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저녁식사 뒤에는 활동량이 더 부족해지기 쉬우므로 평소 소화불량증을 자주 겪는 사람은 가벼운 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소화불량은 운동량이 많은 10대와 20대가 각각 8.7%, 8.4%로 가장 낮았지만 다른 연령대는 11~13%에 달한다. 다시 말해 20대 이하 젊은 층은 100명 중 8~9명이 소화불량 환자라면 30대 이상은 100명 중 11~13명이라는 얘기다.

소화불량은 원인을 밝혀낼 수 있는 '기질적 소화불량증'과 원인을 알 수 없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으로 나뉜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전체 소화불량에서 60%를 차지하며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해 발병하는 사례가 많다.

 

불안이나 우울, 스트레스, 긴장과 자극 등이 자율신경계를 자극하면 위장 운동이 방해를 받아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난다.

 

여성이 남자보다 소화불량증이 많은 것도 외부 자극에 민감한 성격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병문 의료 전문기자] [ⓒ 매일경제 & 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