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권태기 우울증에 대한 조언

어울령 2010. 7. 24. 19:38

 

 

권태기 우울증에 대한 조언
倦怠, 게으를 권(倦) 게으를 태(怠).
권태기란 이처럼 서로에게 게을러지다가는 마침내 스스로에게조차 게을러지고 마는 위험을 안고 있다. 그렇다면 권태를 날려버리고 다시 상쾌함을 찾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달의 건강테마에서 권태기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권태기란 말 그대로 게으르고 게을러지는 시기를 말한다. 빠르고 바쁜 현대 생활에서 오는 불편함일까, 어느 순간부터 ‘빨리 빨리’가 아닌 ‘슬로우’라는 말이 인기가 있는 것을 생각할 때 권태란 어쩌면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느려지는 여유와 게을러지는 권태란 분명 다른 의미를 내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권태기와 우울증

권태기라는 표현은 부부나 연인 사이에서 사용되는 단어이다. 신혼이나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하는 커플에게 적합한 표현은 아닌 것이다. 권태란 게을러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기에 또 ‘업신여기다’, ‘약해지다’, ‘위태롭다’는 뜻이 담겨있다. 따라서 권태기라는 말이 가져오는 심각성을 미루어 짐작할만하다.
무엇보다 권태기에 따른 심각한 증상 중에 하나가 바로 우울증이다. 때로는 권태기 때문에 우울증이
오기도 하고, 우울증이 와서 권태기가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우울증은 질병 개념으로
봐야하고 권태기는 관계의 문제로 봐야 한다.
즉, 권태기란 어떤 의미 있는 남녀의 관계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무감각해지는 과정을 의미한다. 권태기를 잘 극복하지 못하면 부부의 경우 평생을 서로 소 닭 보듯 쳐다보다
끝내거나 남남으로 갈라서며 연인의 경우 당연히 헤어지게 된다.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

권태기를 극복하는 처방도 다양하고 자극적이며 그럴듯하다. 우선, 우울증이 먼저 와서 부부나
연인 사이의 권태기가 왔다면 우울증부터 고쳐야 제대로 된 순서이다. 반면 권태기가 슬슬 오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져 우울증이 오고 있다면 권태기를 우선적으로 극복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무조건 예전의 감정으로 돌아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하는데 사실 이것은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연인 사이의 경우 무조건 예전의 절실한 사랑의 감정으로 다시 돌아와야 결혼도
하고 가정도 꾸리겠지만, 부부의 경우 그것이 반드시 최선 같지는 않다. 남편이나 아내나 초심으로 돌아가서 사랑의 불을 다시 지피는 연습을 할 수도 있지만 혹시라도 부적절하고 과도한 기대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능성 있는 대안으로 두 사람이 앞으로 함께 인생을 살아나가는 오랜 동반자로서 지속적인 믿음을 갖추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말로든 몸으로든 사려 깊은 대화가 필요하고 오랫동안 지루하지
않는 같은 취미도 필요하며 가족의 다른 구성원인 자녀들과의 상호 작용도 필요하다.

사랑과 믿음으로 먼저 손길을

사실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솔직한 대화와 믿음,
그리고 새로운 취미를 함께 나누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누가 먼저 다가설
용기가 있는가이다.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일시적으로 자존심에 손상을 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권태기 상태의 부부나 연인들은 최악의 상황으로 갈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계속 버틴다.
상대가 고개를 숙이고 나올 때까지 버티고 기다리는 것인 자존심이 강하고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어리석음 때문이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해보자. 상대방의 만족을 위해서라기보다 답답하고 불행한 내 자신의 탈출구를 스스로 만든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거기에 사랑과 믿음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권태기를 극복하려고 먼저 시도하는 사람이 결국에는 더 많은 것을 얻어간다.

글 : 가톨릭의과대학 성가병원 정신과 김태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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