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발, 인류문명의 꽃을 피우다

어울령 2010. 7. 11. 17:31

 

 
 
발은 보다 많은 부하를 견디면서 서있거나 움직일 때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독특한 구조로 발전하였다. 발은 몸 전체의 1/4에 해당하는 52개의 뼈와 60개의 관절, 214개의 인대, 38개의 근육과 신경, 혈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근육 힘의 방향전환, 마찰 감소, 압력 전환 등의 기능을 가진 종자골(sesamoid bone)과 발생학적 이상에 의해 생긴 다양한 악세서리뼈 부골(accessory bone)을 가지고 있다.

발은 체중을 지탱하고 자세를 유지하기 위한 안정성에 기여하며, 움직일 때는 지렛대 역할과 함께 필요한 추진력을 주고, 몸으로 전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발은 온몸을 받치는 철제빔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건물의 철제빔은 건물을 지탱할 뿐 아니라 진동이나 바람 등의 압력에 견딜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사람이 걸을 때는 체중의 3배, 뛸 때는 체중의 7배의 무게가 발에 실리게 된다.
만약 발에 아무런 장치가 없다면 우리는 스스로 자멸하게 될 것이다. 다행히도 발에는 아치(족궁)가 있어서 하중을 지탱하고 효율적으로 분산시켜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 준다.

발의 인대는 기능상 발등보다는 발바닥의 인대가 보다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고 더 튼튼하게 발달되어 있다. 발은 뼈들과 이들 사이를 연결하는 인대에 의하여 세 개의 궁(arch, 내측과 외측의 2개의 세로궁과 한 개의 가로궁)을 형성하며, 이 궁은 근육과 건들의 힘에 의하여 유지된다. 궁은 아치 천장과 같은 구조를 유지하여 발에 전달되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게 되고 궁의 오목한 부위로 혈관, 신경, 건 등의 중요구조물을 압력을 피해 지나가게 한다.
정상적인 발의 궁이 형성되지 못하여 발바닥 전체가 땅에 닿는 경우를 편평족, 일반적으로 평발이라고 한다. 평발은 원인에 따라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어린아이들의 경우 발의 인대가 유연하여 체중이 실리면서 정상적인 가로궁이 없어지는 유연성 평발로, 이는 성장하면서 저절로 호전되어 궁이 형성되는 10세경에는 정상적인 형태를 가지게 된다.

이에 반해 발의 뼈-근육-인대-신경 등의 이상이 있어서 생기는 평발은 자연 회복이 없으며 쉽게 피로하거나 통증을 갖는 병적인 평발은 강직성 평발이라고 해서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필요로 한다.

발바닥 앞쪽과 발뒤꿈치의 지방 패드는 쿠션 역할을 하는데, 특히 발뒤꿈치의 패드(heel pad)는 충격에 저항하고 흡수하는데 중요한 것으로 이 또한 과학적이다. 서 있을 때 체중에 의한 부하의 대부분은 지면과 닿고 있는 발바닥 앞쪽과 발뒤꿈치로 전달되고 특히 발뒤꿈치는 60% 부하를 버티고 있는데 바로 이 부분에 독특한 지방 패드가 발달한 것이다. 그러나 걷게 되면 발 앞쪽으로 체중이 옮겨지면서 발 뒤쪽의 약 3배의 역할을 하고 특히 엄지발가락부위로 약 50% 이상의 힘이 전달된다. 이때 작용하는 최고 압력은 발의 아치가 높은 첨족 변형이나 발목 관절의 젖히는 운동의 제한이 있는 경우, 뒷굽이 높은 신발을 신는 경우에는 더 증가하여 무리한 보행이 될 수 있다.
 
걸을 때의 발은 일련의 움직임을 가진 파도와 같다. 처음에 발뒤꿈치부터 시작하여 발바닥 전체가 닿게 되고 뒤꿈치가 들리게 되면서 발 앞쪽 특히 엄지발가락 쪽으로 힘이 더 많이 가고 이후 엄지발가락으로 차는 순서적인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 중에서 발은 몸에서 전해진 부하를 전후좌우의 움직임을 통해 충격을 분산하고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의 힘은 몸 전체로 분산되는 정밀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파도가 방해하는 구조물을 만나면 부서지듯이 발의 일정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보행 이상 및 무릎, 고관절, 척추 등에도 부담을 주어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발은 또 하나의 심장이다. 발은 걸음을 통해서 다리의 근육을 움직이게 하여 고여 있는 피를 위로 짜주는 펌프의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처럼 발은 제2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단, 심장이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움직이는 것과는 달리 제2의 심장인 발은 움직이지 않으면 펌프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 기마족인 몽골 사람들은 등자가 없는 말을 타고 오래다니기 때문에 다리로 내려오는 피가 근육의 힘에 의해 심장으로 돌아가는 역할을 하지 못하여 하지 정맥류가 많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산업의 발달에 따라 도로는 포장되었고 위험물에 노출될 기회도 많아졌다. 현대의 신발은 이러한 환경에서 발을 보호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기본적인 기능 이외에도 자신을 나타내고 장식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맞지 않는 신발은 발을 아프게 하고 항상 좁은 공간에 갇혀 있게 되어 여러 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좁고 높은 신발로 인해 엄지발가락이 휘는 무지외반증이 빈도가 나이가 들수록 높아지고 있다.
어떻게 해야 우리 몸의 소중한 발을 보다 편안하게 해 줄 수 있을까? 편하고 자기에게 맞는 기능적인 신발을 선택하고 발은 언제나 깨끗하고 마른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그리고 적절한 족욕과 발마사지를 통해 힘든 일을 담당하고 있는 발을 사랑하는 마음 자세도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