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수시로 마시는 커피·녹차…카페인 중독?

어울령 2011. 12. 3. 06:00

 

 

수시로 마시는 커피·녹차…카페인 중독?
매일경제|
직장인 문소영 씨(38)는 매일 아침 회사 근처 커피숍에 들러 커피를 사 들고 사무실로 출근한다.

 

문씨는 아침에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몸이 늘어져 업무에 집중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문씨는 오전 11시께 커피를 한 잔 더 마신다.

 

점심식사 후에도 커피나 음료수를 습관적으로 찾는다.

 

오후 들어 거래처 손님을 만나거나 나른함을 느낄 때면 또 커피를 마신다.

 

그는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눈을 감을 때까지 하루에 평균 5~7잔의 커피를 마신다.

↑ 커피나 음료수를 매일 여러 잔 마시게 되면 카페인 중독증에 걸리기 쉽다. 카페인 과잉 섭취는 뇌와 심장 등에 악영향을 미쳐 각종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김재훈 기자>

문씨는 전형적인 '카페인 중독증'에 빠져 있다.

 

커피전문점이 거리 곳곳에 들어서고 건물마다 커피 자동판매기가 설치돼 있어 커피는 국민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일하다가 기분 전환을 위해 한 잔,

 

식후 나른함을 쫓느라 또 한 잔,

 

회사 동료나 거래처 손님을 만나면 또 한 잔….

이처럼 하루에 5잔 이상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허다하다.

 

여기에 홍차나 녹차, 콜라, 사이다까지 포함하면 하루 카페인 섭취 권장량을 훌쩍 넘기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권고한 카페인의 하루 평균 섭취 기준량이 성인은 400㎎ 이하,

 

임신부는 300㎎ 이하, 어린이는 체중당 2.5㎎(평균 87.5㎎) 이하다.

 

일반 커피잔으로 치면 성인은 4잔을 넘기지 말라는 권고다.

식약청은 최근 카페인을 인위적으로 첨가한 음료제품의 국내 유통량이 크게 늘면서 소비자가 알고 선택할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2013년 1월부터 음료에 카페인 함량과 주의 문구를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하겠다고 1일 밝혔다.

커피나 녹차, 콜라에 많이 들어 있는 카페인을 적당히 섭취하면 졸음을 가시게 하고 덜 피로하게 느끼며,

 

이뇨작용을 촉진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이 섭취하게 되면 불면증, 신경과민, 메스꺼움, 위산 과다 분비를 유발할 수 있다.

 

심할 경우에는 두통과 환각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하루 캔커피 4잔 이상 마시면 중독증카페인(caffeine)은 원래 커피(coffee)라는 용어에서 왔다.

 

카페인은 1819년 독일 화학자 프리들리프 페르디난트 룽게가

 

처음으로 커피에 함유된 성분을 발견한 데 이어

 

프랑스 피에르 로비케 등 화학자들이 1821년 커피에서 카페인이라는 정제(精製) 요소를 확인했다고 문서로 공식화하면서

 

고유명사가 됐다.

 

카페인은 커피나무, 차, 코코아, 콜라 열매와 같은 식물계에 널리 분포하는 활성 성분인 알칼로이드의 일종이다.

 

활성 성분은 식물이 해충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뿜어내는 독(毒)인 셈이다.

 

'생활 속 독소 배출법' 저자인 일본의 신야 히로미 박사는

 

"카페인은 잘만 활용하면 해독작용을 하는 약리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하루에 몇 잔씩 습관적으로 마시면 그런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카페인은 코카인 모르핀 니코틴만큼 독성이 강하거나 의존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신경을 지속적으로 흥분시켜 각성시킨다는 점에서 다를 바 없다"며

 

"소량이라도 커피를 매일 마시면 감각이 조금씩 마비되고 자극에 둔해져 결국 카페인 중독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천연 원료에서 유래한 카페인은 규제하지 않지만 인위적으로 첨가하는 경우에는 그 사용량을 제한한다.

우리나라는 가공식품에 인위적으로 첨가할 수 있는 카페인은

 

콜라형 음료에 한해 0.015% 이하(원료 유래 함량 제외)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콜라형 음료에 한해 0.02% 이하로 사용량을 정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과 일본은 별도의 사용량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는 개인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하루 300㎎ 이상(캔커피 4개 이상)의 카페인을 지속적으로 섭취할 때 카페인 중독증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돼 있다.

◆대학생 절반이 카페인 금단증상 호소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여러 음료에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

 

캔커피(카페인 함유량 74㎎) 커피믹스(69㎎) 콜라(23㎎) 녹차(15㎎ㆍ티백 1개 기준) 박카스(30㎎ 1병 기준) 등에 카페인이 들어 있으며,

 

에너지음료 중 일부 제품의 카페인 함량은 1캔당 164㎎이나 된다.

 

임신부가 이런 에너지음료를 2캔 이상 마시면 하루 섭취 권장량을 초과하게 된다.

무의식적으로 커피, 탄산음료와 같은 카페인 음식을 찾는 사람이 많다.

 

어려서는 음료와 식품, 어른이 돼서는 커피와 녹차를 즐겨 마시게 된다.

 

의료계는 과도한 카페인 섭취에 따른 가장 큰 문제점으로 카페인 중독에 따른 금단증상을 지적한다.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교수가 대학생 810명을 대상으로 카페인 섭취량에 따른 변화를 연구한 결과

 

46.3%가 금단증상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단증상은 카페인 섭취량이 많을수록 더했다.

 

유 교수는 "집중력 감소가 있었고 불안 초조 우울 등의 증상도 높게 측정됐다"며

 

"카페인 과다 섭취가 위험한 것은 섭취량이 금단증상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청 조사에서도 서울, 경기 지역 초등학생 중 23.4%가 하루 허용량을 넘겼고,

 

그 가운데 2.3%는 허용량을 두 배 이상 초과했다.

 

콜라나 초콜릿 등 카페인이 숨어 있는 음식을 많이 섭취하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카페인 자체가 해롭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허용량을 초과하면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탄산음료, 커피가 생각난다면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거나 카페인이 없는 차를 마시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현재 카페인이 액체 1㎖당 0.15㎎ 이상 함유된 음료에는 고(高)카페인 함유 제품이라는 문구와 어린이,

 

임신부처럼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의 경우 섭취를 자제하도록 한 문구를 제품에 자율적으로 표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임신부 과다 섭취 땐 태아에 악영향 카페인은 동전의 양면처럼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

카페인은 각성 효과와 함께 집중력을 높이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과다하게 섭취하면 건강을 해치게 된다.

커피를 매일 마시는 사람은 부정맥(심장박동이 불규칙한 증상)이 자주 일어나거나

 

혈압 또는 안압이 오르기도 한다.

 

또 식욕 부진이나 속쓰림 같은 증상이 나타날 때도 있다.

 

커피는 장내 유익균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어린이는 숙면도 방해돼 잠자는 동안 가장 활발하게 이뤄져야 하는 성장호르몬 분비를 가로막아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카페인은 임신부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

 

몸 안에 빠르게 흡수되는 카페인은 신체 내 모든 기관으로 들어가며 난소, 자궁, 난관으로도 흡수된다.

 

카페인 성분은 심지어 수정란과 배아에까지 이르게 되고

 

태반을 통과해 태아에게도 카페인 성분의 영향이 나타나 태아의 심박동이 빨라지고 운동 패턴이 달라지는 게 관찰된다고 알려져 있다.

아직 확실한 근거가 되지 못하고 있지만 매일 카페인을 과잉 섭취할 경우

 

유산, 조산, 저체중아 출생 등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따라서 카페인은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카페인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하루 커피 3잔 정도에 해당하는 카페인 섭취가 적당하다.

 

자신이 하루에 섭취하는 카페인 양을 가늠하기 쉽지 않지만 대개 230g 정도 들어가는 커피 한 잔에 포함된 카페인 양은 80~120㎎이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