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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시 "차를 끓이는 마음" - 원성 스님

어울령 2011. 3. 24. 18:24

 노태완님이 보내왔습니다.

배경음악과함께 스님 들 환담소리가 들리는 듯한 정경입니다.

 


노고단

"차를 끓이는 마음"

** 시 / 원성 스님 **


햇살이 따사로운 정오
소나무가지에 대발 걸어 놓고
너른 잔디 돗자리삼아
다판을 벌여요

천년 샘에서 물을 길어와
솔가지를 주워 다가 찻물 끓이고
공양간에서 거둬온 누룽지 꺼내놓고
화사한 웃음으로 좀 기다리라 하지요

살랑살랑 부채질하며 물을 끓이는 동안
도반은 나를 위해 시를 읊어주고요
또 한 도반은
고개를 끄덕이며 장단을 맞춰요
하늘하늘 토끼풀꽃 코러스도
기막히네요

햇빛을 조금 섞을까요
계곡의 물소리 한큰술
솔잎 향기 두어 숟가락
맑은 바람 즙 약간
멀리 가는 진한 향기보다 오래가는
은은한 향기이고 싶어요

뚜껑 꼬옥 닫아 흔들기 전에
내 마음도 담뿍 넣어야지


 
 



출처 : 따뜻한 봄 양지녁
글쓴이 : 봄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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