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쉰 목소리 지속되는데…혹시 두경부암?

어울령 2011. 2. 23. 09:00

 

 

[김지수 매경헬스 기자]

쉰 목소리 지속되는데…혹시 두경부암?

매일경제 |

처음 상대를 마주할 때 첫인상을 좌우하는 요인 중 하나인 목소리.

 

각종 면접, 프레젠테이션, 강연 등 목소리를 통한 소통과 설득의 힘은 큰 영향력을 미치는데, 목소리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나타나 몇 주 동안 지속된다면 어떤 질환의 증상이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목소리의 변화, 특히 '쉰 목소리' '거친 목소리' '잠긴 듯한 목소리'가 3주 이상 지나도 좋아지지 않는다면 우선 두경부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권택균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감기가 없는 상태에서 목소리가 쉰 듯 거칠게 나오고 높은 소리가 안 나오는 증상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이러한 목소리의 변화는 두경부암, 갑상선암, 폐암, 뇌종양, 임파선 전이암 등의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특히 "후두암, 구강암, 인두암 등 두경부암의 경우 성대신경까지 암이 퍼지면 목소리가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면서 "조기에 진단해 치료하게 되면 정상적인 목소리를 되찾을 수 있는데 '그냥 낫겠지…'하는 증상을 경시하는 사고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두경부암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목소리의 변화, 목 안쪽의 통증, 이물감이 몇 주 이상 지속되거나 목에 만져지지 않던 무통성의 혹이 자라는 것을 느낀다면 반드시 이비인후과에서 검진을 받아야 한다.

특히 두경부암은 흡연과 연관성이 높은 암이기 때문에 금연을 해서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흡연자의 경우 정기적인 이비인후과 검진이 필요하다.

또 감기와 같은 호흡기 증상이 없이 목소리 변화가 지속되거나 혹은 목에 통증이 나타나거나 한쪽 부위의 목이나 귀에 통증이 느껴지고 체중 감소가 동반되면 암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성대근육에 영향을 미치는 근육 신경계 질환이 있을 때도 목소리가 변할 수 있다. 만약 이비인후과 진단에서 이상이 없다면 신경과를 방문해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드물기는 하지만 불안이나 우울 등 감정적인 문제가 성대근육의 긴장을 증가시켜 쉰 목소리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여성암 1위로 부상한 갑상선암도 갑작스러운 목소리의 변화가 주요 증상 중 하나다. 갑상선이 기도와 성대 근처에 있기 때문에 목소리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거나 음식과 침을 삼킬 때 이물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갑상선암은 폐나 간, 뇌로 전이되는 경우가 있지만 다른 암에 비해 매우 드물고 대개는 주위 목 림프절로 전이돼 시간이 지나면 커진 림프절이 만져지기도 한다.

갑상선암은 초음파 진단 및 수술법의 발전으로 지름 2㎜ 크기의 아주 초기 단계에서도 가려내고 암이 생긴 쪽만 부분적으로 절제하기 때문에 목소리가 변하거나 잃을 위험성이 거의 없는 편이다.

하지만 목소리를 내는 반회신경에 근접한 암은 작아도 목소리를 변화시킬 수 있으므로 조기에 수술해야 한다.

갑상선암은 많이 진행돼 전이가 돼도 자각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30대부터는 3~4년에 한 번씩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김지수 매경헬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