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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아파 병원 갔더니 급성 췌장염?
가장 심한 복통 일으키는 질환, 원인은 담석과 술
응급실에 있어 보면 심한 복통으로 내원하시는 환자분들이 꽤 있습니다. 한밤 중 원인 모를 통증으로 인해 응급실을 가는 것은 환자분들의 입장에서 매우 두려운 경험일 텐데요, 복통이란 것이 워낙 다양한 원인이 있기 때문에 환자나 보호자가 원하시는 것처럼 바로 원인을 알아내어 치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도 복통을 일으키는 질환(위염, 위궤양, 맹장염(충수염), 담낭염 등) 중 가장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은 췌장염이 아닐까 싶습니다. 급성 췌장염의 진단을 위해서는 피검사, 영상검사가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환자의 증상이 진단에 매우 중요합니다.
췌장염으로 인한 복통은 다양한 양상을 보일 수 있는데 가장 흔한 것은 심한 상복부 통증입니다. 명치에서 약간 아래 부위의 통증이지요. 췌장은 명치에서 약간 아래로 횡으로 길다랗게 위치하기 때문에 통증도 명치 아래를 중심으로 좌우로 발생합니다. 췌장의 머리부위의 염증인 경우 우측으로 통증이 더 심하고, 췌장의 꼬리 부위의 경우는 좌측으로 복통이 생깁니다. 췌장이 위의 뒤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등쪽에 통증도 생길 수 있지만, 대부분 복통이 더 심합니다. 또한 췌장염이 발생하면 췌장 주위 또는 기타 배 안에 염증성 액이 고일 수 있는데, 이것에 따라 상복부가 아닌 곳에도 통증이 올 수 있습니다. 췌장염의 통증은 매우 심해서 대부분 응급실로 오게 되고, 복통으로 인해 외래로 내원하여 진단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급성 췌장염에 대해 알아둬야 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첫째로 환자가 줄지 않고 꾸준하다는 것입니다. 응급실에 내원한 복통환자의 일정 부분은 급성 췌장염 환자이고 입원 환자 중에도 췌장염 환자가 항상 있습니다. 둘째로 췌장염은 사람의 생명도 빼앗아 갈 수 있는 무서운 병이라는 점입니다. 췌장염의 정도는 매우 다양해서 대부분의 환자들은 빠른 회복을 보이지만, 일부에서는 매우 심한 경과를 보여 결국에는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셋째로 췌장염은 재발할 수 있으며 만성췌장염으로 진행하거나 합병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급성 췌장염의 원인은 다양한데, 가장 흔한 것은 담석과 술입니다. 담석이 왜 췌장염을 일으키는지 궁금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 이유는 담석이 생기는 담관(담즙이 내려오는 길)이 췌장액이 나오는 췌관과 만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담석이 담관만 막는 것이 아니라 췌관도 막아서 췌장염이 생기는 것이지요. 최근 과다한 음주를 하는 분들이 줄었다는 얘기도 있지만, 환자들과 면담하다 보면 아직까지는 음주를 좋아하시는 분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분들에게 췌장염이 생길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췌장염 환자가 줄지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
췌장염에 걸리지 않으려면 다른 병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생활습관이 중요합니다. 과음은 가장 큰 적이지요. 한번 췌장염이 생겼던 환자는 재발할 확률이 높으므로 금주가 중요합니다. 또한 담석을 예방하기 위해서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기름진 음식을 피하며 정상체중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밖에 다양한 이유에서도 췌장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특정한 원인이 있는 경우(예를 들면 특정 약제)를 주의하면서 피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저는 소화기내과 전문의로서 주로 위장병 환자와 췌장, 담도질환 환자를 치료하고 있습니다. 좋은 의사 훌륭한 의사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노력하고자 합니다. 지금도 췌장염 환자와 병원에서 씨름하고 있으며, 췌장염으로 고통 받는 환자가 없어질 때까지 더 노력할 것입니다. 그것이 또한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이의 자랑스러운 남편이자 아빠가 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그러한 마음으로 환자분들을 만나러 갑니다.
글 :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장재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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