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한쪽 등 튀어나온 척추측만증?
매일경제 |
중학교 1학년인 박민서 양(12)은 엄마와 목욕을 하다가 오른쪽 등이 튀어나오고 왼쪽 유방이 좀 더 큰 것을 발견하고 병원에 가서 X선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박양은 제12흉추부터 제4요추까지 척추가 25도쯤 기울어져 있는 측만증이 발견됐다.
이춘성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박양 같이 각도가 20도 이상이고 성장이 2년 이상 남아 있으면 보조기 치료 대상"이라며 "보조기 치료는 하루에 22시간 차는 방법에서부터 밤에만 8시간 정도 차는 방법까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대학교 3학년인 이수진 양(21)은 42도 흉부측만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초등학교 6학년 김여진 양(12)도 42도 흉부측만증으로 진단을 받았다. 전문의들은 이수진 양과 김여진 양이 똑같이 척추가 42도로 기울어져 있지만 처방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이춘성 교수는 "의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40~45도 이상 기울어져 있으면 수술을 고려하지만 성장이 끝났을 때는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며 "초등학생 김여진 양은 성장이 많이 남아 있어 만곡이 더 커질 위험성이 높아 수술을 해야 하지만 성장이 거의 다 끝난 이수진 양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한다.
겨울방학을 맞아 자녀들 척추질환을 한번쯤 검진해 보는 것이 좋겠다. 고려대 구로병원 척추측만증연구소가 최근 서울ㆍ경기 지역 초등학생 7만47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허리가 휘어 있는 척추측만증을 지닌 여학생은 8.6%, 남학생은 3.9%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서승우 고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허리를 90도로 구부렸을 때 척추가 일자로 곧게 뻗지 않고 좌우로 S자 모양을 그리며 굽었다면 척추측만증을 의심해야 한다"며 "특히 초경 전후 청소년기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발병률이 크게 높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측만증은 척추가 C자ㆍS자로 휘는 병 =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옆으로 휘는 병으로 정면에서 봤을 때 척추가 C자 또는 S자 모양으로 휜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척추가 10도 이상 휘고 척추뼈 자체가 회전변형되고 있을 때 척추측만증으로 진단한다. 측만증 유병률은 2% 내외로 나라마다 비슷하다. 학생 1000명을 검사하면 일반적으로 약 20명이 측만증으로 진단을 받는다는 얘기다.
척추측만증은 왜 발생할까. 흔히 잘못된 자세나 체형에 맞지 않는 책걸상, 운동 부족, 무거운 가방 등이 그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의학적으로 명확하게 증명되지 않았다.
임덕채 차움 근골격센터 원장은 "척추측만증 원인은 신경근육질환, 선천성 이상 등 같은 수십 가지 질환이 있지만 85~90%는 그 원인을 알 수 없고 진단명도 '특발성(特發性)'이라는 모호한 용어를 사용한다"고 말한다.
황진호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호르몬 때문일 수 있다는 가설이 있지만 여학생 발병률이 높은 것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아직 없다"며 "좋지 않은 자세 때문에 척추측만증이 생긴다는 명확한 근거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척추측만증은 발병 원인에 대해 증명된 사항이 전혀 없기 때문에 무거운 가방을 한쪽으로 메면 척추가 휜다는 것도 근거 없는 속설이다. 황 교수는 다만 "이미 척추측만증이 발병했을 때 자세를 조심하고 무거운 가방을 피하도록 하는 것은 통념상 척추측만증이 더 심해지지 않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심하게 휘지 않았으면 걱정 안 해도 돼 = 척추측만증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 주로 우연히 발견한다. 목욕을 하다가 한쪽 어깨, 등 또는 허리가 다른 쪽보다 더 튀어나온 것을 보고 엄마가 우연히 발견하거나 학교 신체검사에서 발견된다. 여학생은 거울을 보다가 좌우 어깨높이가 다르거나 유방 크기가 서로 다른 것을 보고 발견하기도 한다.
아이가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은 부모들은 공포에 질려 "제 딸이 결혼해서 애를 낳을 수 있나요?" "척추가 휘어 심장, 폐 등 장기를 누르지 않나요?" "자기 수명대로 오래 살 수 있나요?" 같은 질문을 한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송광섭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청소년기 척추측만증은 각도가 크지 않다면 사람 얼굴 생김새가 모두 다르듯이 단지 척추 생김새가 다르다고 이해하면 좋다"고 설명한다.
청소년기 척추측만증은 키가 크면서 상태가 나빠지며 성장이 멈추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는다.
송광섭 교수는 "2차 성장속도를 보이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4~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연령대에서 척추측만증이 발견되면 치료 대상이 된다"며 "성장이 많이 남아 있을수록, 처음 발견된 측만 각도가 클수록 적극적인 치료 대상이 된다"고 조언한다.
◆ 척추 30도 이상 휘면 전문치료 받아야 = 척추측만증 치료방법은 관찰과 보조기 치료, 변형교정을 위한 수술이 있다.
송광섭 교수는 "치료 방법은 키가 앞으로 계속 성장할 수 있는지 여부와 측만증 각도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며 "측만 정도가 미미하면 정상인과 다름없으며 그 정도가 심해도 수술로 충분히 교정할 수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고 환자 본인이나 보호자들이 갑자기 당황하거나 좌절감을 느끼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관찰은 보통 3~6개월 간격으로 측만 진행 여부를 살펴보는 것이다. 관찰을 하는 이유는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의 측만증 진행 정도를 파악하고 진행 중일 때는 보조기 치료나 수술적 치료를 시작할 시기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성장기에 측만증 진행을 간과하면 보조기로 치료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게 된다.
수술은 성장기에 있는 아이 척추가 50~60도 이상 측만이 진행될 때, 보조기 치료에도 불구하고 계속 측만이 진행될 때 시행하게 된다.
교정 보조기는 이미 휜 척추를 펴주지는 않지만, 척추측만증 진행을 효과적으로 막아 준다. 보조기 치료를 시작하려면 성장이 2년 이상 남아 있어야 하며 성장이 1년도 채 남지 않았으면 효과가 떨어진다. 성장이 종료되는 시기는 개인차가 많지만 일반적으로 여학생은 16세, 남학생은 18세쯤이다.
[이병문 의료 전문기자] [ⓒ 매일경제
이춘성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박양 같이 각도가 20도 이상이고 성장이 2년 이상 남아 있으면 보조기 치료 대상"이라며 "보조기 치료는 하루에 22시간 차는 방법에서부터 밤에만 8시간 정도 차는 방법까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이춘성 교수는 "의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40~45도 이상 기울어져 있으면 수술을 고려하지만 성장이 끝났을 때는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며 "초등학생 김여진 양은 성장이 많이 남아 있어 만곡이 더 커질 위험성이 높아 수술을 해야 하지만 성장이 거의 다 끝난 이수진 양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한다.
겨울방학을 맞아 자녀들 척추질환을 한번쯤 검진해 보는 것이 좋겠다. 고려대 구로병원 척추측만증연구소가 최근 서울ㆍ경기 지역 초등학생 7만47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허리가 휘어 있는 척추측만증을 지닌 여학생은 8.6%, 남학생은 3.9%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서승우 고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허리를 90도로 구부렸을 때 척추가 일자로 곧게 뻗지 않고 좌우로 S자 모양을 그리며 굽었다면 척추측만증을 의심해야 한다"며 "특히 초경 전후 청소년기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발병률이 크게 높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측만증은 척추가 C자ㆍS자로 휘는 병 =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옆으로 휘는 병으로 정면에서 봤을 때 척추가 C자 또는 S자 모양으로 휜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척추가 10도 이상 휘고 척추뼈 자체가 회전변형되고 있을 때 척추측만증으로 진단한다. 측만증 유병률은 2% 내외로 나라마다 비슷하다. 학생 1000명을 검사하면 일반적으로 약 20명이 측만증으로 진단을 받는다는 얘기다.
척추측만증은 왜 발생할까. 흔히 잘못된 자세나 체형에 맞지 않는 책걸상, 운동 부족, 무거운 가방 등이 그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의학적으로 명확하게 증명되지 않았다.
임덕채 차움 근골격센터 원장은 "척추측만증 원인은 신경근육질환, 선천성 이상 등 같은 수십 가지 질환이 있지만 85~90%는 그 원인을 알 수 없고 진단명도 '특발성(特發性)'이라는 모호한 용어를 사용한다"고 말한다.
황진호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호르몬 때문일 수 있다는 가설이 있지만 여학생 발병률이 높은 것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아직 없다"며 "좋지 않은 자세 때문에 척추측만증이 생긴다는 명확한 근거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척추측만증은 발병 원인에 대해 증명된 사항이 전혀 없기 때문에 무거운 가방을 한쪽으로 메면 척추가 휜다는 것도 근거 없는 속설이다. 황 교수는 다만 "이미 척추측만증이 발병했을 때 자세를 조심하고 무거운 가방을 피하도록 하는 것은 통념상 척추측만증이 더 심해지지 않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심하게 휘지 않았으면 걱정 안 해도 돼 = 척추측만증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 주로 우연히 발견한다. 목욕을 하다가 한쪽 어깨, 등 또는 허리가 다른 쪽보다 더 튀어나온 것을 보고 엄마가 우연히 발견하거나 학교 신체검사에서 발견된다. 여학생은 거울을 보다가 좌우 어깨높이가 다르거나 유방 크기가 서로 다른 것을 보고 발견하기도 한다.
아이가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은 부모들은 공포에 질려 "제 딸이 결혼해서 애를 낳을 수 있나요?" "척추가 휘어 심장, 폐 등 장기를 누르지 않나요?" "자기 수명대로 오래 살 수 있나요?" 같은 질문을 한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송광섭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청소년기 척추측만증은 각도가 크지 않다면 사람 얼굴 생김새가 모두 다르듯이 단지 척추 생김새가 다르다고 이해하면 좋다"고 설명한다.
청소년기 척추측만증은 키가 크면서 상태가 나빠지며 성장이 멈추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는다.
송광섭 교수는 "2차 성장속도를 보이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4~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연령대에서 척추측만증이 발견되면 치료 대상이 된다"며 "성장이 많이 남아 있을수록, 처음 발견된 측만 각도가 클수록 적극적인 치료 대상이 된다"고 조언한다.
◆ 척추 30도 이상 휘면 전문치료 받아야 = 척추측만증 치료방법은 관찰과 보조기 치료, 변형교정을 위한 수술이 있다.
송광섭 교수는 "치료 방법은 키가 앞으로 계속 성장할 수 있는지 여부와 측만증 각도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며 "측만 정도가 미미하면 정상인과 다름없으며 그 정도가 심해도 수술로 충분히 교정할 수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고 환자 본인이나 보호자들이 갑자기 당황하거나 좌절감을 느끼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관찰은 보통 3~6개월 간격으로 측만 진행 여부를 살펴보는 것이다. 관찰을 하는 이유는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의 측만증 진행 정도를 파악하고 진행 중일 때는 보조기 치료나 수술적 치료를 시작할 시기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성장기에 측만증 진행을 간과하면 보조기로 치료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게 된다.
수술은 성장기에 있는 아이 척추가 50~60도 이상 측만이 진행될 때, 보조기 치료에도 불구하고 계속 측만이 진행될 때 시행하게 된다.
교정 보조기는 이미 휜 척추를 펴주지는 않지만, 척추측만증 진행을 효과적으로 막아 준다. 보조기 치료를 시작하려면 성장이 2년 이상 남아 있어야 하며 성장이 1년도 채 남지 않았으면 효과가 떨어진다. 성장이 종료되는 시기는 개인차가 많지만 일반적으로 여학생은 16세, 남학생은 18세쯤이다.
[이병문 의료 전문기자]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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