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천식 있으면 폐암 걸릴 확률 두배 높아진다

어울령 2010. 11. 17. 09:00

천식있으면 폐암 걸릴 확률 두배 높아진다

최근 미국 보건당국이 흡연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내려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폐암 주범으로 꼽히는 흡연의 해로움을 부각시키기 위해

 

2012년부터 담뱃갑과 담배광고에 시신을 그려 넣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국내외에서 폐암 진단과 발생에 대한 새로운 연구들이 발표되면서

 

'폐암'에 대한 일반인 관심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천식과 폐암 발생이 연관이 있고,

 

흡연자와 비흡연자 폐암 종류가 다르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 폐암진단을 위해 저선량 CT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매경DB>

◆ 천식이 폐암과 관련있다

 

이달 초 캐나다에서 열린 미국흉부의학회 학술대회(CHEST 2010)에서는

 

천식이 폐암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미주리의과대학 연구팀이 폐암 환자 759명과 폐암이 없는 환자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천식환자 중 46.2%가 폐암 진단을 받은 반면 천식이 없는 환자가 폐암 진단을 받은 비율은 22.5%에 그쳤다.

또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암연구소 연구팀이 발표한

 

'흡연자와 비흡연자 폐암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도 주목을 받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흡연자 폐암과 비흡연자 폐암은 분자적으로 발병 메커니즘이 다른 암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현재 담배를 피우는 폐암 환자 39명,

 

과거 담배를 피우다 끊은 폐암 환자 14명,

 

담배를 피운 경험이 없는 폐암 환자 30명에게서 채취한 폐암조직과 정상조직 DNA를 분석했다.

 

그 결과 공통적인 유전자 변이를 포함해 전체적인 DNA 변이가

 

비흡연자 폐암이 흡연자 폐암보다 두 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CT가 폐암 사망률 20% 낮춰 =

 

이에 앞서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통해 조기진단으로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20%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2002년부터 8년간 55세 이상 담배를 하루 한 갑씩 30년

 

또는 하루 2갑씩 15년 이상 피우거나 피우다가 끊은 사람 5만3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대상자들을 무작위로 반반씩 나눠 1년에 3회,

 

흉부 X선 검사와 저선량 CT 검사를 각각 받게 했다.

 

그 결과 흉부 X선 검사를 받은 사람들 사망률은 5년 동안 1.7%,

 

저선량 CT 검사를 받은 사람들은 1.3%였다.

 

CT 검사를 받은 사람들이 흉부 X선 검사를 받은 사람보다 사망할 가능성이 20.3% 낮았다는 설명이다.

◆ 저선량 CT 사용 폐암 검진 권장은 아직 일러 =

 

하지만 폐암 조기 검진을 통해 생존율을 높이는 데 CT 검사를 권장하는 것이 옳다는 과학적 증거는 아직 없다는 주장도 있다.

국립암센터 폐암센터 영상의학과 김혜영 박사는

 

최근 대한내과학회지에 발표한 '폐암의 조기 검진' 논문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김혜영 박사는 "폐암을 조기 발견해 치료를 할 수 있다면 생존율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폐암은 질병 자체 특성과 검진 방법상 한계 등 매우 복잡한 문제로

 

폐암 검진이 폐암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올지,

 

현재 검진 대상을 어떻게 해야 비용 효과가 있을지 아직까지 밝혀진 바 없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현재 저선량 CT가 폐암 검진에 유용한지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 중이지만

 

연구 결과 CT검사에서 발견되는 비석회화 결절들 중에 폐암으로 발견되는 사례는 매우 적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러한 결절이 암인지 평가하는 데 있어 필요한 조직검사 등

 

침습적인 검사들은 비용과 함께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고,

 

암 확진을 위한 폐 조직검사는 갈비뼈를 절개하는 방식으로 그 자체가 대수술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결국 무분별한 CT 검사로 환자가 무작정 두려움에 떨게 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정신적ㆍ시간적ㆍ경제적 비용이 양산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능한가라고 질문한다면

 

아마도 그 대답은 '예'일 것"이라며

 

"그러나 폐암 검진으로 폐암에 의한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는가 혹은 폐암 검진이 효과가 있을까라고 질문한다면

 

아직까지는 밝혀진 바 없다고 하는 것이 적절한 대답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움말=국립암센터 국가암정보센터 [송병기 매경헬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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