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변화(농사를위해)

한반도에 무슨일이??/ 하루 259mm 비폭탄

어울령 2010. 9. 29. 09:00

 

하루 259㎜ 비폭탄…한반도에 무슨일이?


[한겨레] 예측불허 폭우·폭설에 기상청도 '두손'


"라니냐·지구온난화로 기상이변" 분석


전문가 "100년뒤 한국서 고등어 안잡혀"

기상청은 지난 1월4일
서울에 눈이 5㎝ 정도 온다는 전망을 내놓았다가
1월 강설량으로는 사상 최고인 25.8㎝가 내리자 여론의 치도곤을 당했다.
기상청은 예보관이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1월 초순에 25㎝가 넘는 눈이 온다고
예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까지 1월 초순의 최고 적설량은 1981년 새해 첫날 내린 17.8㎝였다.

기상청은 지난 21일 중부지방에 비가 평년(0~15㎜)보다 많이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그러나 이날 서울에는 9월 하루 강수량으로서는 최대치인 259.5㎜의 비가 내렸다.
김승배 기상청 대변인은 "9월 하순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것은
 2005년 9월30일에 온 104.5㎜였다"며
"경험 많은 예보관이라도 기존 최고기록을 2.5배나 넘는 강수량을 예보로 내보낼 용기를 갖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기상청에는 '하늘만 탓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기상청의 답답한 가슴을 풀 길은 없을까?
130년 전 현대적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을 맞은 러시아나,
80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난 파키스탄 기상청과 '동병상련'하는 것으로 위로를 삼아야 할까?

기상이변의 원인은 라니냐? 온난화?

올해 우리나라 주변 기상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의 강화다.
김승배 대변인은 "평년에 비해 북태평양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하면서
폭염과 집중호우 현상들이 빚어졌다"고 진단했다.

왜 북태평양고기압이 발달했는지에 대한 해답으로는
'라니냐'가 조심스럽게 언급된다.
라니냐는 열대 중·동태평양 지역에서 해수면 온도가 지속적으로 낮은 현상을 말한다.
기상학자들은 남아메리카 서안의 특정 감시구역의
5개월 이동평균한 해수면 온도 편차가 -0.4℃ 이하로
6개월 이상 지속하면 그 첫 달을 라니냐 발달의 시작으로 본다.

엘니뇨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 편차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평년보다 높은 고수온 현상을 보이다
5월 짧은 정상상태 이후 6월부터는 저수온 현상을 보이고 있다.
9월11일 현재 평년보다 1.5도가 낮은 상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24일 올해 겨울까지 약한 라니냐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진기범 기상청 예보국장은
"라니냐 조짐으로 적도 동태평양 표층의 더운물이
서태평양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인도네시아 부근의 열대 서태평양 해역과
북태평양 중위도 해역에 강한 고수온 벨트가 형성됐다"며
"인도네시아 부근 해역에서 형성된 강한 대류활동에 의한 파동 에너지가
북서태평양 지역으로 전파돼
우리나라 남동쪽에 위치한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을 강화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상학자들은 러시아의 폭염과
중국·파키스탄의 홍수 원인을 라니냐로 설명하기는 꺼린다.
라니냐 현상이 북반구 중위도 지역의 여름철 기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혀진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엘니뇨/라니냐 현상이 밝혀진 것은 1960년대에 불과해 자료도 빈약하다.
마찬가지로 라니냐와 지구온난화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학자들은 쉽게 결론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상학자들은 최근 이상기후가 지구온난화에서
비롯됐을 것이라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기상청은 올해 지구촌의 기상이변에 대해
"지구온난화가 한대 제트기류의 강한 블로킹 현상을 일으켜 기압계가 한곳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이 때문에 고기압은 계속 가열돼 폭염을 불러오고,
기압골은 더욱 깊어져 엄청난 홍수를 일으켰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100년 뒤 고등어 사라질 것"

최근 기상이변과 라니냐,
 지구 온난화의 상관관계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한반도 남부 생태계의 아열대화는 온난화가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주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조류연구팀은
지난 7월28일 제주도 조천읍 북촌에서
아열대 조류인 검은슴새를 최초로 발견했다.
또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8월 초 부산 앞바다에서
아열대성 산호류 10여종이 군락을 이루고 어랭놀래기, 자리돔, 뱅에돔 등 다양한 아열대성 어류가 살고 있음을 확인했다.

장창익 부경대 해양생산시스템관리학부 교수와 이재봉 수산과학원 연구원은
"1980~2000년대 고등어 어획지역이 10년에 42.7㎞씩 북상했다"며
"온난화 추세가 지속된다면 2108년께 고등어 어획지역은 우리나라 배타적 경제수역(EEZ) 동쪽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고등어가 사라진 자리는
아열대 어종인 참다랑어가 메울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2008년 부산공동어시장에 입하된 참다랑어 물량은 1500t에 이른다.

장대수 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센터장은
"제주시 외도동과 마라도 연안해역의 수온이 2000년 이후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며
"2050년이면 제주도 주변은 완전히 아열대 해역으로 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