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코를 찌르는 몸낸새...다 이유가 있었네

어울령 2010. 9. 11. 10:00

 

[Health] 코를 찌르는 몸냄새…다 이유가 있었네

매일경제 | 입력 2010.08.31 13:57


평소 냄새가 심한 사람이 있다.
입뿐만 아니라 몸 전체에서 악취가 풍겨 옆에 다가가기가 역겨운 사람이 적지 않다.
말쑥하게 차려입었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말과 함께 솔솔 나는 악취는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준다.

의학적으로 보면 몸 냄새는 이유가 있다.
의사들은 입 냄새가 나면 우선 충치나 치조농루(고름)가 있는지 살핀다.
그 다음으로 위 검사를 통해 위염이나 위궤양 등이 없는지 원인을 찾게 된다.

구강과 위에도 이상이 없는데, 냄새가 나는 이유는 뭘까.
일본 명의 이시하라 유미 박사는
"혈액과 함께 몸 곳곳을 돌아다니는 노폐물과 유독물질 가운데
물에 녹는 것은 소변으로 나오지만
물에 녹지 않는 유성이나 휘발성 물질은 폐를 통해 숨으로 나온다"고 말한다.
이시하라 박사는 술을 마신 다음날 내쉬는 숨에
술냄새가 많이 나는 까닭도 이와 같은 원리라고 설명한다.

이런 측면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 폐암에 걸린 것도
혈액이 오염되어 발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의들은 분석한다.

폐는 혈액 속에 오염된 물질을 집적하고 정화하는 장기로
구강과 위에 이상이 없는데도 입냄새가 난다면
원인은 대부분 혈액오염이나 폐질환에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 아침에 유독 입 냄새가 심할까

= 평소 입 냄새가 나지 않는 사람도 아침 잠에서 깨어날 때 구취가 날 때가 많다.

이는 타액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입 냄새가 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설태다.
설태는 혀 점막이나 구강 안에 잘 발생하며 이 속에는 혐기성 세균이 증식하는데,
타액 분비가 줄어들면 이 혐기성 세균이 증가해 입 냄새가 심해진다.

김영수 고려대 구로병원 치과센터 교수는
"아침뿐만 아니라 긴장을 하거나 심한 피로감을 느끼고
운동을 심하게 했을 때도 타액 분비가 줄어 입 냄새가 심해진다"며
"특히 마라톤처럼 입으로 숨 쉬는 운동을 장시간 했을 때
입안이 건조해져 입 냄새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구취, 특히 아침 입 냄새를 줄이기 위해서는
아침식사를 통해 입속 타액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타액이 원활하게 분비되도록 하기 위해
한식과 같이 잘 씹어서 먹을 수 있는 슬로 푸드가 좋고,
채소 종류를 많이 먹으면 구강 내 중성화에 도움을 줘
혐기성 세균 증식을 억제해 입 냄새를 줄여 준다"고 조언한다.

물을 적절히 보충해 입안에 수분을 공급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혀를 닦는 행위는 입 냄새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일반적으로 상처가 생기기 쉽기 때문에
혀에 뭔가를 바른다는 느낌으로 한 번 정도 훑고 물로 헹구는 방법이 좋다.

입 냄새 80%는 설태를 비롯한 충치, 치석, 치주염 등과 같은 이유로 발생한다.
입안에 서식하는 세균이 쓸데없는 세포나 백혈구와 같은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발생하는 휘발성 유화물이 입 냄새의 기본 성분이다.

축농증, 만성비염, 감기를 동반하는 급성비염에 걸렸을 때는
세균 감염에 의해 생긴 콧물이 '썩은 고름' 같은 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이 밖에 호흡장기나 소화장기에서 발생하는 악취가 입을 통해 나오기도 한다.

장에서 간장으로 원활하게 순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영양 흡수에 지장이 생기고 냄새를 발생시키는 성분이
혈액으로 흡수되면서 구취나 체취를 발생시킨다.
간장 기능이 떨어지면 이 분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냄새 원인 물질이 그대로 혈류를 타고 온몸을 돌아다닌다.
주로 노인이나 질환자들에게서 냄새가 많이 나는 것도
간장 기능이 떨어져 분별 기능을 잘 못하기 때문이다.

◆ 냄새 보면 문제 있는 장기 알 수 있다

= 매일 배변을 보는 사람이라도 장내에 정체해 있는 음식물의 가스가 약 2~5㎏이라고 한다.
그 음식물의 가스가 늘 37도 전후의 장 안에서 하루 이상 머물면
한여름의 음식물 쓰레기장처럼 부패하고 악취가 발생한다.

일본 아카사카 위장클리닉 무라타 히로시 원장은
'장이 살아야 내 몸이 산다'라는 저서에서
"몸안에서 부패한 음식물이 뿜어내는 가스가 폐로 보내지면
호흡, 즉 숨을 내쉴 때 냄새가 섞여서 악취를 발생시키고,
피부 표면으로 보내지면 땀과 함께 배설되어 체취가 된다"고 설명했다.

위 기능이 원활하지 않거나 과식을 할 경우에도
썩은 냄새나 시큼털털한 산취(酸臭)가 난다.
또한 위염이 생겨 위벽 일부가 괴사하면 날고기 썩는 냄새와 비슷한 악취가 난다.

화농균으로 폐 조직이 급속하게 파괴되면,
 생선 내장이나 야채가 썩는 냄새와 같은 것이 난다.
폐렴이나 폐암, 뇌졸중 등으로 음식물이 폐에 잘못 흘러들어간 경우에 나타난다.

요독증이나 투석을 받는 사람들이 내쉬는 숨은 암모니아 냄새나 지린내가 난다.
이는 혈액 속에 있는 노폐물인 암모니아가
소변을 통해 배설되지 못하고 숨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가
심한 산혈증(혈액 속의 산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거나 알칼리가 비정상적으로 줄어드는 상태) 상태에 빠지면
내쉬는 숨에서 약간 달콤한 과일향이 난다.
간경변증이나 간암 등 중증 간질환이 말기에 다다르면
쥐 사육실 안의 냄새와 같은 입냄새가 난다.
이를 '간성(肝性)구취'라고 하며 예후가 좋지 않음을 암시하는 신호다.

[이병문 의료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