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일이

사람을 치료하는 물고기, 닥터피쉬

어울령 2010. 8. 19. 10:44

 

닥터피쉬(Doctorfish)는 잉어과(Cyprinidae)에 속하는 물고기로 최대 14cm까지 자라며 중국 하이난(Hainan)의 친친어
(Chinchin, Cyprinion macrostomus)와 터키의 가라루파(Garra rufa) 2가지 종류가 알려져 있다. 가라루파는 캉갈지방에서
자란다고해서 캉갈닥터피쉬(Doctorfish of Kangal)라고도 하며 우리나라에 소개된 닥터피쉬는 터키의 가라루파를 말한다.
닥터피쉬는 열대어로 섭씨 35~50도의 pH 7.2의 약산성을 띠고 있는 탄산 온천수에서 서식한다. 플랑크톤이 부족한 온천수에서
섭생하기 때문에 부족한 플랑크톤을 대신 사람의 각질층을 먹이로 삼기 시작했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여러 온천과
수영장에 닥터피쉬 체험장이 생겨나서 이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닥터피쉬를 경험한 사람들은 물에 몸을
담는 순간 물고기들이 온몸을 둘러싸며 피부를 마사지하며 치유되는 듯한 좋은 느낌을 받는다고 이야기한다.

닥터피쉬의 먹이가 되는 각질층이란 무엇이며 닥터피쉬가 정말로 피부병을 치료해주는 것일까?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각질층은 피부를 구성하는 세포인 각질형성세포로부터 만들어지며 일정한 주기로 탈락되고 생성되기를
반복한다. 각질층은 외부의 해로운 자극 등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각질층의 주기를 조절하는 생체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각질층에 병변이 발생하면 정상적으로 탈락되지 않고 남아 여러 가지 피부병의 형태를 보일 수 있다. 보통 비늘증(Ichthyosis), 건선, 아토피 피부염 등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피부 질환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닥터피쉬는 비늘증, 건선,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비정상적인 각질층을 쪼아 먹을 뿐만 아니라 닥터피쉬가 군집을 지어 다닐 때
세물결이 일어 마사지 효과도 있어 주기적으로 꾸준히 온천을 할 경우 환자들의 건조한 피부 증상의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터키 현지에서는 닥터피쉬를 이용한 대체요법이 여러가지 피부질환에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아직까지 문헌 보고는 많지 않고
제한적이긴 하지만 유럽에서 건선환자를 대상으로 각질치료법(Ichthyotherapy with Doctorfish of Kangal, Garra rufa)으로 단독 또는
보조치료로 효과가 있었다는 보고가 있다. 무좀은 진균에 의한 피부 각질층의 감염질환으로 닥터피쉬가 각질층과 함께 진균을 같이
제거하는 역할을 하여 무좀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닥터피쉬는 분명 피부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닥터피쉬가 좋다고 하여
모든 피부병을 치료하려 한다면 문제가 많다. 우선 무좀을 가지고 예를 들어보자. 경미한 무좀을 제외하면 무좀의 진균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닥터피쉬에 의해 호전을 보였다면 그것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비늘증, 건선,
아토피 등의 만성 피부질환은 내인적 요인과 다양한 외인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여
치료하는 것이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 그러므로 만성적인 피부질환은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이 먼저
필요하고 닥터피쉬를 이용한 치료법(각질치료법)은 심신의 안정을 위한 보조 요법으로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로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이 온천이나 목욕을 할 때 불어난 각질층을 떼어내기 위해 심하게 때밀이를 하는 경우는 오히려
피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