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병원진료차 대기 중에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결혼한다는 소릴 듣곤 보지 못해서 궁금했지만
워낙 야무져서 잘살고 있으리라 생각만 했는데
성큼성큼 들어오는게 틀림없는 민수다
먼저 알아본 민수가 인사를 하며 다가왔다
옆에는 부인과 아들이 함께 하고 있었다
반갑게 인사하고 그동안 어떻게 살았냐고
물으며 병원 방문의 이유를 얘기하면서
웃다 보니
민수부인이 먼저 진료실로 들어가게 되었다
민수가 대학1년생 때 부터 알게 되어
거의 20년이나 되었고
가족들과도 알고 지내고
누나는 날 친언니처럼 따르던 터라
집안 얘기도 하는 그런 지인이다
스스럼 없이 대화를 하고 있는데
아들이 아빠를 때리기 시작한다
첨엔 장난 하나 싶었다
하지만 나중엔 아빠 안경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심해지기 시작하기에
유심히 살펴보니.................ㅎㅎ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너 아줌마가 아빠랑 얘기해서 그렇지" 하고 묻자
그때야 의자 뒤로가서 얼굴을 감춘다
주변사람들 조차 웃었다
아들의 행동이 왜 그랬는지 몰랐었는데......
진료받고 나온 엄마에게
아들이 아빠를 잘 지키니 걱정할 염려 없다고 했더니
엄마도 웃는다
민수가 자기 누나가 아프다 한다
서울대학 병원에 진료 신청해놓고 대기 중이라고 한다
아주 소박하고 심성이 고운 가족이다
내가 가장 힘든 시간에
옆에서 함께해준 고마운 사람들이기도 하다
학생 때 울 가게에 와서
늘 진로를 걱정하던.........꼭 공무원이 되겠다고 하더니
7급 공무원이 되어 어느날에가 짠 하고 웃던 일이
생각난다
오늘도 자기 아들에게 밥벌이만 하면 된다고
울 딸도 빨리 직장으로 보내란다
농사가 싫어서 공무원만 고집하더니
잘 되어 기쁘다
맘이 아픈게 있다면 내가 신앙이 아주 어릴 때 만남으로 인해
본이 되지 못한게 지금도
부끄럽고 미안하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 손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 (0) | 2010.04.21 |
---|---|
오늘 (0) | 2010.04.21 |
하나님의 응답 (0) | 2010.04.18 |
2010.04.16 (0) | 2010.04.18 |
바벨탑 (0) | 2010.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