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을 다스려야 하는 계절이다.
요즘같이 기온이 떨어지면 가장 많이 걱정되는 사람이 고혈압 환자나 그 가족이다. 평소에는 증상이 별로 없어 모르고 지내지만 날씨가
추워질 때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고혈압 환자가 뇌졸중에 걸릴 확률은 일반인보다
7배나 높고 고혈압 환자가 돌연사를 일으킬 수 있는 심근경색과 협심증에 걸릴 위험은 두 배에 달하며, 심부전증 위험은 3배 이상 높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의의 진단이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겨울철 ‘복병’인 고혈압에 대해 알아본다.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 이완기 혈압이 90㎜Hg이면 고혈압 치료 시작해야 한다
수축기 혈압이 120㎜Hg 이하, 이완기 혈압이 80㎜Hg 이하가 정상혈압으로 불린다. 고혈압은 피가 혈관벽을 너무 세게 밀어 이 수치가
건강에 위협이 될 정도로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Hg를 넘어서면 고혈압으로
본격적인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혈압이 이렇게 높게 유지되면 서서히 혈관벽에 손상이 생겨 합병증이 생긴다. 이 문제의 혈관이
뇌혈관이면 뇌경색이나 뇌출혈, 심장의 관상동맥이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을 일으키게 되고 대동맥이 터져 급사할 수도 있다.
혈압은 기온에 따라 변하게 되는데, 날씨가 추우면 혈압이 올라가고 따뜻하면 내려가게 마련이다. 정상 혈압을 보이는 사람도 기온이
1도 내려가면 수축기 혈압이 1.3㎜Hg 정도 올라가고 확장기 혈압은 0.6㎜Hg 정도 높아지게 된다. 즉, 기온이 10도만 내려가도 혈압은
13㎜Hg나 올라가게 된다. 날씨가 추워지면 피부의 혈관이 좁아져 심장은 더 큰 압력을 가해야 전신에 피를 보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렇게 혈압이 높아지면 혈관벽에 가해지는 압력도 강해지기 때문에 결국 동맥경화증으로 약해진 혈관이 쉽게 터질 수 있고
혈관벽이 손상돼 혈전이 잘 들러붙어 쉽게 혈관이 막히게 된다.
◆고혈압의 원인인 흡연·음주, 비만, 스트레스, 염분 과다 섭취 등에 유의하자
과도한 알코올 섭취가 혈압을 상승시키며 혈압약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게 된다. 따라서 고혈압으로 약물 치료를 하는 경우라고 해도
술을 계속 마신다면 치료에 별 효과를 볼 수 없다. 고혈압 환자가 술을 계속 마시면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증가, 동맥경화가 촉진된다.
일반적으로 하루 30㎖ 이상 알코올을 섭취하면 고혈압이 3∼4배 증가한다. 따라서 하루 알코올 섭취 허용량은 20㎖ 이하
(맥주 1병, 소주 2잔)로 하고 고혈압 치료 중이라면 금주는 필수다.
흡연도 고혈압 환자에게는 ‘공공의 적’이다. 니코틴 성분이 교감신경을 자극해서 혈압 상승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 혈액응고,
혈중지질의 변화를 일으켜 심혈관계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게 된다.
비만관리도 중요하다. 체중이 증가하면 심장이 혈액을 통해 온몸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할 때 더 멀리 더 많이 공급해야 하므로 혈액을
더 강한 힘으로 밀어내게 되어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 통계적으로 비만인 경우 고혈압 발생률은 3배 이상 높아진다고 한다.
과식이나 운동부족 때문에 소비되지 못한 에너지는 중성지방으로 변해 내장지방의
세포에 모여 고인슐린혈증을 유발하게 마련이다.
스트레스 역시 신경을 긴장시켜 일시적으로 혈압이 올라가게 하는 작용을 한다.
스트레스가 지속하면 계속적인 자극에 의해 고혈압이 된다. 평소 화를 잘 다스리고
혈압을 5㎜Hg만 낮춰도 뇌졸중 위험성이 40% 이상 줄어들게 된다는 게 전문의의
권고다.
짠 음식도 피해야 한다. 염분을 많이 섭취할 경우 체내의 염분 농도가 높아져 혈액
중에 수분이 많아지게 된다. 이는 결국 혈액량의 증가로 이어지고 혈압이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염분에 포함되어 있는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 혈액이 끈적끈적해지고
혈관벽이 팽창하여 혈관이 좁아지면서 혈압도 상승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6g 이하의 소금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2배 이상을
섭취하고 있는 현실이다.
통계에 따르면 부모가 모두 고혈압이면 자녀의 80% 정도가 고혈압이 되고 부모 중
한쪽이 고혈압이면 자녀의 25∼40%가 고혈압이 된다. 따라서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은 평소 혈압관리를 해야 한다. 또 나이가 들면 혈관도 함께 늙게 마련이다.
몸속 혈관들은 탄력을 잃고 딱딱해지면서 혈압 역시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젊은 시절에는 정상 혈압이었다고 해도 중년을 넘어가면서는 수시로 혈압을
검사하고 관리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 생활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추운 날씨에 혈압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잠깐 집 밖으로 나간다고 해서 반소매나
가벼운 옷차림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과일과 야채를 먹으면 혈압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으므로 김, 해파리, 미역 등의 해산물과 사과·
토마토·포도 등의 과일·부추·오이·시금치 등의 채소류를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운동요법은 고혈압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심폐지구력을 기르는 속보와 조깅,수영 등이 좋으며 하루에 30분 정도
1주일에 3일 이상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혈압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은 반드시 혈압약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 약 복용을
중단했을 경우 중풍 등 뇌손상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