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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피겨> 김연아 '13개월 공백 우려' 날렸다

어울령 2011. 4. 30. 08:59

 

<세계피겨> 김연아 '13개월 공백 우려' 날렸다

연합뉴스 | 김영현 | 입력 2011.04.29 23:19 |

(모스크바=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는 29일 2011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부문의 1인자로 재등극하면서 13개월간의 공백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단번에 불식시켰다.

지난해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한 달 뒤 열린 토리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는 이후 긴 공백기를 겪으며 갖은 변화를 겪었다.

지난해 여름 3년간 호흡을 맞췄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결별했다.

결별 과정에서 양측이 날 선 공방을 펼친 탓에 심한 마음고생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러면서 훈련장도 캐나다 토론토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옮겼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후 찾아온 허탈감까지 겹치면서 동기를 찾는 데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피겨 선수들의 '정규리그'라고 할 수 있는 그랑프리시리즈에 불참하면서 공들여 준비한 프로그램을 점검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여기에다 3월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던 세계선수권대회가 일본 동북부 지역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한 달 넘게 연기됐다.

섬세하게 컨디션을 조절하며 대회를 준비하던 김연아로서는 이래저래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김연아가 다른 경쟁 선수들보다 월등한 기량을 갖추고 있지만, 공백기가 길었다는 부담을 쉽게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김연아는 바뀐 환경 속에서도 빠르게 페이스를 찾아갔다.

올해 대회가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것으로 다시 확정되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홍보대사로서의 역할 등 외부 일정을 모두 접은 채 곧바로 맹훈련에 돌입했다.

지난 23일 모스크바에 도착한 김연아는 현지 훈련에서도 완벽한 컨디션을 자랑했다.

처음 공개한 쇼트 프로그램에서는 한 차례의 실수도 없었고 프리스케이팅 훈련에서도 한 번의 점프 실수를 빼고는 거의 완벽한 모습으로 훈련을 마쳤다.

훈련하면서 "빨리 경기에 나서고 싶다"고 말하는 등 즐거운 표정도 감추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경기 감각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던 13개월의 공백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대회에 출전하지 않으며 아껴 뒀던 체력을 바탕으로 더욱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는 분석인 셈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차근차근 컨디션을 끌어올린 김연아는 결국 29일 쇼트프로그램에서 한 차례의 점프 실수에도 경쟁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긴 공백을 깨고 빨리 링크에 서고 싶다는 의욕이 김연아에게 '약'이 된 것이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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