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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癌을 극복하는 사람들>“1기 생존율 85%·3기는 30%… 매년 ‘CT검사’만이

어울령 2011. 4. 16. 09:00

 

 

<癌을 극복하는 사람들>“1기 생존율 85%·3기는 30%… 매년 ‘CT검사’만이 살길”

폐암수술·연구 30년 성숙환 서울성모병원 교수

문화일보 | 김충남기자 |

"국가 암 검진 사업에 폐암 지원을 추가해 국가적으로 폐암 위험을 관리해야 합니다."

↑ 성숙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가 지난 4일 서초구 반포동 병원 수술실에서 한 폐암환자를 흉강경 수술하기에 앞서 의료진에게 환자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김낙중기자 sanjoong@munhwa.com

성숙환(57)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지난 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사망률이 높은 폐암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현재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5가지만 국가 암 검진 사업에 들어간다.

 

폐암은 조기 검진 방법에 대한 학문적 증거 부족으로 아직 포함되지 못하고 있다.

 

성 교수는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로 폐암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미국에서의 연구 결과가 오는 7월 국제적으로 발표되면 암 검진 사업 적용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암 등록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기준 폐암은 전체 암의 8.8%로 발생률 4위(남성 3위, 여성 5위)이다. 남성은 감소 추세로 접어들었지만 여성은 증가 추세다.

 

65세 이상 남성에서는 폐암 발생률이 1위를 차지한다.

 

같은 해 기준 5년 상대 생존율은 17.5%(남성 15.9%, 여성 21.5%)이다.

 

여전히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성 교수는 "폐암은 우리나라에서 암으로 인한 사망자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무서운 암"이라며 "하지만 초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85% 정도에 달한다"고 말했다.

 

조기 검진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성 교수는 "장기간 흡연한 경력이 있거나 가족 중 폐암을 앓은 분이 있거나 폐암 유발 환경에 오랫동안 노출된 사람은 조기 발견을 위해 1년에 한 번 정도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받기를 권한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 1978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성 교수는 30년간 '최고의 칼잡이'라는 명예로운 별명을 얻을 정도로 폐암 수술에 진력해왔다.

 

지난해 서울성모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1992년 국내 최초로 폐암 수술에 흉강경을 도입하기도 했다.

 

인터뷰 내내 폐암 '정복'에 대한 그의 강한 열정과 환자에 대한 진한 애정이 느껴졌다.

성 교수는 "'의사는 공인이라 집안에 길흉사가 생겨도 환자와의 약속을 먼저 지키고 나서 집안일을 챙겨야 한다'는 스승의 말을 늘 마음에 새기며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지난 5년간 매년 우즈베키스탄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는 등 '인술(仁術)'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폐암 조기 발견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나.

"전 국가적인 자료를 이제 막 모으는 단계다.

 

자료가 쌓이면 조기검진으로 폐암이 얼마나 발견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폐암은 5년 상대 생존율이 매우 낮다.

 

좋아지려면 결국 초기에 발견하는 것밖에 없다. 빨리 발견해 빨리 치료하는 것이다.

 

치료 수술 성적을 보면 1기는 생존율이 85% 정도다. 2기는 50∼60%, 3기는 30% 전후고 4기는 매우 낮다."

―폐암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1년에 2만명 정도가 폐암으로 사망한다. 전체 사망자의 5%이다.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1기가 적고, 3~4기에 많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위암은 내시경 검사로 초기에 많이 발견돼 생존율이 높아진 것이다.

 

초기에 발견하면 어떤 암이든 생존율이 매우 높다."

―폐암 조기 발견 방법은.

"예전에는 엑스레이를 찍었다. 하지만 암 덩어리가 커야 알 수 있어 발견율이 매우 떨어졌다.

 

그래서 최근 CT 검사를 많이 한다.

 

특히 방사선량을 줄이는 저선량 CT를 정기검진용으로 많이 찍는다.

 

선명도는 떨어지지만 혹이 작아도 발견된다. 2~3㎜ 정도라도 발견된다.

 

저선량 CT 검사의 효용성에 대해 대단위 조사를 하고 있는데 조만간 최종 보고서가 나온다.

 

저선량 CT 검사로 폐암 사망률이 떨어진다는 것을 권고사항으로 내놓을 것이다.

 

폐암도 국가 암 검진 사업에 포함돼야 한다. 재원 논란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담배 재원을 활용한다든지 방법을 찾으면 있다."

―폐암 종류와 치료법은 어떤 게 있나.

"현미경으로 보이는 암세포 크기에 따라 작은 것은 소세포 폐암, 그렇지 않은 것은 비소세포 폐암으로 불린다.

 

전체 폐암의 80~85%는 비소세포 폐암이다.

 

소세포 폐암은 진행이 빨라 항암치료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항암이 잘 듣지만 재발도 잘 한다.

 

비소세포 폐암에는 편평상피세포암과 선암 두 종류가 있다.

 

편평상피암은 담배와 관련이 있다.

 

선암은 담배와의 관련성은 심정적으로는 확신하고 있지만, 정확하게 (근거를) 댈 수는 없다.

 

여성이 선암에 많이 걸린다.

 

비소세포 폐암은 1~2기는 수술이 가능하고, 3기도 일부는 수술한다.

 

폐암은 처음엔 남자들 암이라고 생각했지만 여성도 많이 걸린다.

 

남성 대 여성이 3대 1 정도다. 임파선 전이가 있는 경우 수술한 다음 방사선 치료를 한다.

 

환자 상태가 수술에 부적합하거나 다른 질병 등으로 폐 상태가 안 좋은 경우 방사선-항암 요법을 같이 쓴다.

 

수술보다는 조금 효과가 떨어진다. 폐암은 전이·재발하면 치료율이 확 떨어진다.

 

하지만 더 좋은 약이 더 빨리 나오고 있다."

―흉강경 수술은 개흉과 비교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나.

"개흉과 흉강경은 가슴을 크게 여느냐 작게 여느냐의 차이다.

 

흉강경은 옆구리 가슴에 3~4개의 구멍을 낸 다음 내시경과 수술도구를 집어넣어 병소 부위를 화면으로 보면서 수술하는 방법이다.

 

환자 고통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흉터가 작은 게 장점이다.

 

단점은 수술이 쉽지 않다는 것인데 우리나라 의사들은 손재주가 좋아 처음에는 어려워하지만 금방 익힌다.

 

비용은 흉강경이 조금 더 든다."

―폐암 연구의 최신 경향은.

"'맞춤치료'로 불리는 유전자 치료 연구다. 유전자 차이가 약이 잘 듣고 안 듣고에 영향을 준다.

 

폐암 유발 유전자가 발견되면 이 유전자를 억제시키는 방법을 찾으면 암을 치료할 수 있다.

 

억제 유전자는 폐암 발병 자체를 억제할 수 있다.

 

폐암 원인 규명 및 치료를 위해 유전자 조사를 많이 하고 있다.

 

또 좋은 약을 개발하고 치료 방법을 개선하면 생존율을 30~40%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본다."

―폐암 환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폐암에 걸리면 환자들이 절망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환자가 다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좋은 약이 개발되고 있으니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했으면 좋겠다.

 

또 병원을 여기저기 옮겨다니지 않았으면 한다. 돌아다니다가 1기가 2~3기로 변이될 수 있다.

 

한두 사람 의견을 듣는 것은 좋지만 '의료 쇼핑'을 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