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치질이라 부르는 치핵(痔核)은 항문에 생기는 모든 질환을 통칭합니다. 배변 시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 항문 주위 농양, 만성적으로 고름이 나오는 치루, 항문 점막이 부어올라 늘어지는 치핵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치질의 증상은 여러 가지로 나타납니다. 단순히 치핵이 돌출하여 생기는 치질은 통증이 동반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치열과 치루 등은 심각한 통증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또한 혈전증(고인 피가 굳어지는 것)이 동반되거나 치핵이 항문 밖으로 빠져나와 들어가지 않을 때에는 매우 심한 통증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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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질은 인구의 절반가량이 한 번쯤은 겪게 되는 아주 흔한 질병입니다. 생활 방식이 서구화되면서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치질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치질은 항문혈관을 확장시키는 자세나 생활태도가 주된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치핵은 일종의 정맥류로서 오래 서있거나 앉아 있게 되면 항문 혈관 내에 피가 고이게 되고 혈관이 늘어나게 되는데 현대의 생활 방식이란 그 자체로 치질의 위험 요소가 되는 셈입니다.
그럼에도 0~2점이라는 낮은 점수가 나온 분이라면 치질로부터 안전한 사람입니다. 이분들은 대게 올바른 생활습관,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있는 분들일 것입니다. 다만, 치질은 기타 여러 이유로도 발생할 가능성이 많으므로 평소 예방하는 자세를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 3점 이상인 분들은 이미 치질의 소인이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특히 5점 이상인 분들은 심각하게 치질을 의심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치질은 주로 변비로 인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단단한 변이나 과다한 힘주기, 복압의 증가 등이 원인이 되어 항문 점막 아래에 있는 혈관이 확장되면서 항문조직이 부어오르거나 출혈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더욱 많은 요소들이 치질의 원인이 됩니다. 임신 중,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힘을 줄 때, 쪼그리고 앉을 때 등 복압의 증가로 생길 수 있으며 관장이나 변비약을 남용할 때, 과음할 때 등 다양합니다. 특히 과음 시 알코올 성분은 혈관을 확장시켜 치핵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치핵은 항문관의 중간 지점(치상선)을 기준으로 외치핵과 내치핵으로 나눠집니다. 외치핵은 항문연에서 생기는 치핵으로 점막 밑의 늘어난 혈관에 의해 생겨나므로, 단순히 항문피부가 늘어진 췌피와는 다릅니다. 외치핵이 발생하면 부어오른 항문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튀어나온 항문점막에서 나오는 분비물로 인해 소양감을 느끼게 되며, 내부에 보라색의 혈전이 생기는 경우 극심한 통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는 외치핵을 덮고 있는 피부에는 신경이 많이 발달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 내치핵은 항문 안쪽에 생겨 평소에는 관찰되지 않으며, 감각신경이 없는 점막으로 덮여있어 통증이 없습니다. 그러나 질환이 진행됨에 따라 출혈하거나, 항문 밖으로 늘어져 나오거나, 드물게는 혈전이나 괴사를 동반하여 통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내치핵은 그 정도에 따라 가끔 피만 비치는 경우를 1단계, 항문을 통해 치핵이 나왔다가 들어가는 2단계, 손가락으로 밀어 넣어야만 들어가는 3단계, 밀어 넣어도 들어가지 않고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4단계로 구분합니다.
도표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모든 치핵 환자들이 수술을 받아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치핵 절제술은 치핵의 크기가 크고, 동반된 증상이 있고, 내치핵과 외치핵이 동반되어있는 경우에 시행하게 됩니다.
정도가 가벼운 1 . 2 단계의 치질은 수술적 치료가 아닌 약물 요법, 행동 요법만으로도 충분히 치유 가능합니다. 즉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식이 섬유를 많이 섭취하며, 배변완화제등 약물의 도움을 받고, 화장실에 오래 앉아 과도한 힘주기를 하는 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증상을 조절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분들은 이미 3, 4 단계까지 병을 키워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환자 분들의 과반수 정도는 외치핵과 내치핵이 동반되어 있습니다. 이때는 수술을 통한 절제술이 필요합니다.
수술은 대개 허리 아랫부분만 마취하는 부위 마취 하에 시행하게 되는데, 환자분마다 치핵의 정도에 따라 절제 범위가 다르며 수술 후 입원기간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퇴원은 보통 첫 대변을 보고 문제가 없으면 하게 됩니다. 수술 후 붓기가 가라앉고 새살이 차오를 때까지는 대략 2-4 주 소요되며 이 기간 동안은 통증과 진물이 조금씩 나올 수 있습니다. 수술 직후의 항문은 부종으로 보기 싫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붓기가 가라앉으면서 점차 매끈한 모양을 찾게 됩니다.
치핵은 암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다만 항문으로 출혈이 있을 때 치핵이려니 생각하고 무심히 지내오던 분 중에 대장, 직장암이 동반되어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치질 관리 행동 요법을 시행하고도 별다른 효과가 없으며, 대장암의 가족력이 있으신 분들은 가까운 대장항문 외과를 방문해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