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글· 좋고 예쁜 글 [스크랩]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어울령 2011. 7. 6. 17:49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물건과 인연을 맺는다. 물건 없이 우리들의 일상생활은 이루어질 수 없다.인간을 가리켜 만물의 영장이라 하는 것도 물건과의 상관 관계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내면적인 욕구가 물건과 원만한 조화를 이룰 때 사람들은 느긋한 기지개를 켠다.동시에 우리들이 겪는 어떤 성질의 고통은이 물건으로 인해서임은 더 말할 것도 없다.그 중에도 더욱 고통스러운 것은 물건자체에서 보다도 그것에 대한 소유 관념 때문이다. 자기가 아끼던 물건을 도둑맞았거나 잃어 버렸을 때 그는 괴로워한다.소유 관념이란 게 얼마나 지독한 집착인가를 비로소 체험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개의 사람들은 물건을 잃으면마음까지 잃는 이중의 손해를 치르게 된다.이런 경우 집착의 얽힘에서 벗어나 한 생각돌이키는 회심(回心)의 작업은 정신 위생상 마땅히 있음직한 일이다. 따지고 보면,본질적으로 내 소유란 있을 수 없다.내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온 것이 아닌 바에야 내 것이란 없다.어떤 인연으로 해서 내게 왔다가 그 인연이 다하면 가 버린 것이다. 더 극단적으로 말한다면,나의 실체도 없는데 그밖에내 소유가 어디 있겠는가.그저 한동안 내가 맡아 있을 뿐이다. 울타리가 없는 산골의 절에서는 가끔 도둑을 맞는다. 어느 날 외딴 암자에 '밤손님'이 내방했다.밤잠이 없는 노스님이 정랑엘 다녀오다가 뒤꼍에서 인기척을 들었다.웬 사람이 지게에 짐을 지워놓고일어나려다 말고 일어나려다 말고 하면서끙끙거리고 있었다. 뒤주에서 쌀을 한 가마 잔뜩 퍼내긴 했지만 힘이 부쳐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노스님은 지게 뒤로 돌아가 도둑이다시 일어나려고 할 때 지그시 밀어주었다. 겨우 일어난 도둑이 힐끗 돌아보았다."아무 소리말고 지고 내려가게"노스님은 나직이 타일렀다.이튿날 아침,스님들은 간밤에 도둑이 들었다고 야단이었다. 그러나 노스님은 아무 말이 없었다.그에게는 잃어버린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본래부터 한 물건도 없다는 이 말은 선가(禪家)에서 차원을 달리해 쓰이지만물건에 대한 소유 관념을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그 후로 그 밤손님은 암자의 독실한 불자가 되었다는 후문이다. ... - 법정 스님의 '무소유' 중에서 - 출처 : bumchon글쓴이 : 범촌 원글보기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