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작품

하늘, 靑

어울령 2010. 2. 14. 22:25

하늘, 靑  / 김현미




소낙비
한바탕 쓸고 간 자리
하늘은 오로지
靑!

누구를 위한 것인가
먹장구름 겹겹
깊숙이 감추어 두었던
저 해양심층수는

은행나무 푸르륵
오체를 털어 물냄새
훅 끼치면, 호르륵
떼지어 날아오르는
초록물고기들

물 밑 속속들이
그 오글거리는 마음이
끌려 나온다.

물색을 가르며
일곱빛깔 꿈이
긋는 일필휘지까지,
아이야 보는가?

이백李白의 낚싯대
드리우지 않아도
한 세월
거뜬 집어 들겠네.